반도건설 "한진칼 경영 참여".. 경영권 분쟁 복병됐다

신은진 기자 2020. 1. 11.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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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지주회사 한진칼의 3대 주주인 건설사 '반도건설'이 지분을 추가 매수하며 경영 참여를 전격적으로 선언했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현재 지분이 8%를 넘어선 상황이라, 주요 주주로서의 역할을 고민해야겠다는 판단에 따라 '경영권 참여'로 공식 입장을 정한 것"이라며 "다만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서는 별도의 입장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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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2% 추가해 8.28%로 늘어 "앞으로 필요하다면 더 살 계획"
3월 주총 앞두고 캐스팅보트로 몸값 높이기 위한 전략인 듯.. 주요 주주간 합종연횡 본격화
한진그룹 지주회사 한진칼의 3대 주주인 건설사 '반도건설'이 지분을 추가 매수하며 경영 참여를 전격적으로 선언했다. 10일 반도건설의 계열사인 대호개발은 지난해 말 한진칼 지분을 6.28%에서 8.28%로 늘리고,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가'로 바꾼다고 공시했다. 최근 조원태 회장과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등 오너 가족 간 갈등이 불거진 상황에서 주요 주주가 경영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한진그룹의 경영권 향방이 더 짙은 안갯속으로 들어가게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진칼 지분 늘린 반도건설, "경영 참여"

자본시장법상 경영 참여 활동은 임원의 선임, 해임, 직무정지뿐 아니라 회사 정관 변경, 합병 등 범위가 포괄적이다. 대호개발은 "세부적인 계획은 없지만 앞으로 회사의 업무집행과 관련한 사항이 발생할 경우 회사와 주주,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고려해 관련 행위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진칼 지분 확대는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회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한진칼 주식을 최근에 샀고 앞으로 필요하다면 더 살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현재 지분이 8%를 넘어선 상황이라, 주요 주주로서의 역할을 고민해야겠다는 판단에 따라 '경영권 참여'로 공식 입장을 정한 것"이라며 "다만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서는 별도의 입장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반도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에서 13위를 차지한 중견 건설사다. 1980년 부산에서 설립됐고 아파트 브랜드 '반도 유보라'를 공급하며 사세를 키웠다.

◇반도건설은 누구 편?

그동안 반도건설 측은 "한진칼이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하고 단순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매입했다"고 설명해왔다. 재계에서는 반도건설이 한진칼 지분율을 꾸준히 올리고, 지분 보유 목적을 바꾼 것은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몸값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특히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이 걸려 있는 한진칼의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요 주주 간의 합종연횡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조 회장은 주총에서 출석 주주 과반수 찬성을 얻지 못할 경우 연임에 실패, 그룹 경영권을 잃을 수도 있다.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은 6.52%에 불과하다.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 누나 조 전 부사장(6.49%), 여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치면 총 28.94%이지만, 최근 집안 싸움 등을 보면 가족이 조 회장 편을 들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조 회장 일가의 경영권을 위협해 온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 펀드)가 꾸준히 한진칼의 지분을 매입해 현재 17.29%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4.11%를 보유한 국민연금 역시 최근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 라인'을 의결했기 때문에 조 회장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이런 상황에서 반도건설까지 경영에 참여하겠다고 가세한 것이다. 과거 건설사들의 모임인 대한건설협회 회장(2005~2010년)을 지낸 권 회장은 승마협회 등 스포츠업계에서 함께 일하면서 알게 된 고(故) 조양호 회장과의 친분으로 처음 한진칼 주식을 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계에서는 처음에는 총수 일가의 우호 세력으로 지분 매입에 뛰어들었지만, 이후 입장이 바뀌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권 회장은 최근 조 회장을 비롯해 이 고문, 조 전 부사장 등 총수 가족들과 여러 차례 개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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