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글러 오너 필독! 상황에 맞는 사륜구동 선택방법 총정리

버튼 하나로 주행모드 바꾸는 게 ‘대세’인 요즘, 지프 랭글러는 ‘손맛’을 뾰족이 앞세운 정통 SUV다. 이 차엔 오른손으로 주무를 수 있는 두 개의 기어레버가 자리했다. 변속기 왼쪽 사륜구동 조작레버가 오늘의 주인공이다. 2H, 4H 오토, 4H, 4L 등 4가지 주행모드로 나누며, 여기에 락 디퍼렌셜과 스웨이 바 등을 더하면 조합할 수 있는 가짓수가 다양하다.

글 강준기 기자
사진 강동희 기자
디자인 신지우

다소 투박해 보이지만, 랭글러는 그 어떤 SUV도 흉내 낼 수 없는 험로주파 실력을 품었다. 파트타임과 상시 사륜구동 방식을 아우른 락-트랙® 4×4 시스템이 비결이다. 메뉴가 많아 빗길, 눈길, 진흙길 등 각 노면에 따라 어떤 모드를 골라야 하는 지 헷갈릴 수 있다. 그렇다면 걱정 마시라. <로드테스트>가 준비한 ‘랭글러 사륜 사용설명서’, 지금부터 만나보자!

① 마른노면은 2H, 눈‧빗길은 4H 오토

랭글러는 기본적으로 뒷바퀴를 굴린다(FR). 2H는 ‘투 휠 – 하이’(이륜 – 고속)의 줄임말이다. 일반적인 주행 환경에선 엔진 힘을 오롯이 뒷바퀴로 보내 연료효율을 높인다. 만약 눈비로 인해 도로가 미끄럽다면, 레버를 아래로 당겨 ‘4H 오토’에 놓으면 된다. 도심형 SUV에 주로 들어가는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과 같다. 생각보다 큰 힘으로 있는 힘껏 당겨야 한다.

4H 오토 모드도 기본적으로 뒷바퀴에 동력을 보낸다. 미끄러짐을 감지하면 앞바퀴로 순간 최대 50%까지 힘을 나눈다. 2H→4H 오토 변환은 속도 상관없이 가능한데, 시속 100㎞ 이상 고속에서도 문제없다. 따라서 본격적인 험로주행보단 포장도로에서 안정감을 높이는 용도로 제격이다. 노면이 차가운 영상 7°C 이하에서도 요긴하다. 단, 이땐 연료를 꽤 들이마신다.

② 가벼운 임도주행은 4H가 제격

험로에선 4H에 놓자. ‘사륜-하이(High)’의 약자로, 엔진 힘을 네 바퀴에 25%씩 사이 좋게 나눈다. 단, 일반도로에서 4H로 달리는 건 절대 금물이다. 가령 자동차는 선회 시 안쪽보다 바깥쪽 바퀴가 더 많이 회전한다. 그런데 4H 모드에선 네 바퀴로 보내는 힘이 같다. 그래서 4H 모드로 코너를 빠른 속도로 돌면 구동력 차이 때문에 위험할 수 있다.

4H는 시속 70㎞ 이하에서만 작동시킬 수 있다. 험로 주행을 염두에 둔 설정이다. 간혹 일반도로에서 4H로 달리면 실내에 타는 듯한 냄새가 들어오는데, 트랜스퍼 케이스에 무리가 가고 있다는 증거다. 모랫길이나 가벼운 자갈길 등 비교적 빠른 속도로 통과할 수 있는 코스에서 4H에 두면 좋다. 머드 타이어 덕분에 어지간한 임도는 하품 하면서 달린다.

③ 가파른 언덕길을 만났다면 4L

만약 4H로 극복할 수 없는 언덕길이나 장애물이 있다면, 궁극의 4L 모드에 놓자. ‘사륜-로우(Low)’의 약자로, 엔진 힘을 네 바퀴에 25%씩 나누는 건 4H와 같다. 대신 저단 기어로 견인‧등판능력을 극대화한다. 자전거로 가파른 언덕 올라가는 상황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낮은 기어를 물수록 허벅지 힘이 적게 들어가는데, 4L 모드가 같은 역할을 한다.

작동방법은 조금 까다롭다. 우선 차를 정차시킨 뒤 기어레버를 중립(N)에 놓고 사륜구동 레버를 아래로 힘껏 당겨 4L을 선택해야 한다. 등판이 끝난 뒤 다시 4H로 ‘원상복구’ 할 때에도 정차→중립→변속 순서를 지켜야 한다. 4L 모드에선 34.8°의 가파른 경사면도 극복할 수 있다. 내려올 땐 내리막 주행보조 장치(HDC)를 통해 설정한 속도대로 움직인다.

④4L에 곁들이는 락 디퍼렌셜(LD)

장애물 통과할 때 바퀴 하나가 허공에 떴다고 가정해보자. 대부분 사륜구동 시스템은 헛도는 바퀴로만 동력을 보내 탈출이 쉽지 않다. ‘락 디퍼렌셜(Lock Differential)’ 기능을 갖춘 랭글러는 걱정 없다. 바퀴가 같은 속도로 회전하도록 강제 ‘고정’하는 기능인데, 좌우는 물론 앞뒤 바퀴 모두 같은 속도로 잠글 수 있다. 그 결과 지면에 바퀴 하나만 붙어 있어도 쉽게 통과할 수 있다.

작동방법은 무척 간단하다. 사륜 기어레버 앞을 보면, ‘빨간’ 패널을 배경 삼은 스위치가 있다. ‘FRONT + REAR’는 앞뒤 차축 모두 걸어 잠그는 기능, ‘REAR ONLY’는 좌우 뒷바퀴만 고정하는 모드다. 4L 모드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랭글러만의 장비로, 왼쪽 ‘OFF’ 버튼을 통해 간단하게 끌 수 있다. 순정 상태로 험난한 루비콘 트레일을 극복한 비결도 여기에 있다.

⑤랭글러 ‘루비콘’의 비장의 카드…스웨이 바!

무게중심이 높은 SUV는 전복사고에 취약하다. 차가 기울어질 수 있는 범피 코스에선 더더욱. 반면 루비콘은 걱정 없다. 스웨이 바 연결을 해제할 수 있다. 스웨이 바는 좌우 요동을 막도록 양쪽 서스펜션을 잇는 막대. 오히려 오프로드에선 스웨이 바를 끊어 네 바퀴를 풀어놓는 편이 낫다. 덕분에 좌우 타이어가 노면 따라 각각 오르내려도, 실내는 가급적 수평을 유지한다.

바로 이런 각도가 나온다. 펜더와 타이어 사이 거리를 극단적으로 키운다. 차 한 쪽이 ‘푹’ 꺼질 수 있는 노면도 자신 있게 들이댈 수 있다. 오직 루비콘 모델에만 들어간 기능으로, 오버랜드와 스포츠 트림은 경험할 수 없다. 참고로 루비콘의 ‘크롤비(Crawl Ratio)’는 77.2:1에 달한다. 참고로 랭글러처럼 군용차에 뿌리를 둔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도 41.0:1에 불과하다.

⑥오프로드 전용 디스플레이로 보는 즐거움까지 갖추다

최신 JL 랭글러는 시원스런 8.4인치 터치 디스플레이를 품었다. 가운데 ‘APP(앱)’ 버튼을 눌러 오프로드 전용 페이지를 띄울 수 있다. 내 차의 앞뒤좌우 기울임 각도는 물론 오일 온도뿐 아니라 냉각수 및 변속기 온도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차에 부하가 쉽게 올 수 있는 오프로드에서, 내 차의 상태를 확인하며 달릴 수 있으니 걱정 ‘뚝’이다.

※번외

지프 랭글러가 감성 빼면 시체라고? JL 랭글러가 패밀리카로 제격인 이유는 뒷좌석에서 발견할 수 있다. USB 포트만 총 4개에 달하는데, 최신 C타입 USB 포트도 두 개나 챙겼다. 더욱이 150W(와트) 충전 소켓을 마련해, 빠른 속도로 전자기기를 충전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