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플 공부하는 프로게이머 지망생 .. 게임·학업 두 토끼 잡기

e스포츠 사상 최대 시장 규모를 자랑하는 ‘리그오브레전드’(LoL·롤)의 역대 최고 프로게이머로 불리는 ‘페이커’(이상혁·25)는 지난달 1일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흔히 프로게이머를 떠올릴 때면 억대 연봉,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 등 화려한 삶이 키워드로 부각되지만, 그 이면엔 10년 이상 전력을 쏟은 직업을 30대 전에 잃는 어두운 현실이 자리한다. 등용문도 극히 좁고, 프로 진출이 좌절돼도 연계해 나아갈 직업이 부족해 그간의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가 ‘게임 낭인’이 되기 일쑤다.

미국에서 10여년간 ‘대안 교육 사업’을 벌여온 백 디렉터는 GEEA에 합류하게 된 이유를 묻자 “기존의 교육시스템은 다양한 산업 혁신을 반영하지 못했다. 한정적인 학생들에게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모든 학생이 그들이 열정을 갖는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e스포츠 산업 중심지인 한국에 프로게이머로서 재능을 지닌 인재가 많지만, 정규 교육 내에선 재능을 꽃피울 수 없다는 아쉬움이 그를 GEEA로 이끌었다.
GEEA가 한국이 아닌 미국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학생을 모집하는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미 대학은 국내 대학과 달리 e스포츠 우수 선수 영입에 적극적이다. 엘리트 교육그룹에 따르면 현재 200곳이 넘는 미국 대학이 연간 1500만달러(약 178억원)의 e스포츠 장학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고 아이비리그 대학들도 ‘아이비 게임리그’를 만들기 위해 협의 중이다.
스티븐 박 엘리트 교육그룹 부사장은 “GEEA의 출발점은 미 명문대로 꼽히는 얼바인 캘리포니아 주립대에서 한국의 실력 있는 게이머들에게 e스포츠 장학금을 제공하고 선발하고 싶다는 요청이었다”며 “학업을 소홀히 하지 않으며 프로게이머의 꿈을 추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GEEA의 교과과정은 ‘스포츠’ 전문학교로서 전미대학체육협회(National Collegiate Athletic Association, NCAA)의 규정을 따르고 있다. 하루 8시간 수업 중 4시간씩 게임, 교과 수업을 진행한다.
게임 수업은 오버워치, 롤 두 종목으로 나눠 이론과 실습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교과 수업은 미국 상위 4년제 대학 진학을 위해 영어로 진행되고, 수학·미술·생물·체육 등 일반 고교와 같은 과목 외에도 역사·문학 등 다양한 과목을 추가할 수 있다. 학생 영어 수준에 따라 영어 실력 향상 프로그램도 운영하며 대입에 필요한 SAT, TOEFL 등도 대비한다.
GEEA는 이달 초 2기 수강생을 모집하는 등 규모를 확장하고 있다. e스포츠 시장 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추세를 반영한 투자로 읽힌다.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 ‘뉴주’에 따르면 2018년 세계 e스포츠 시장 매출 규모는 9억600만달러(약 9821억원)에 달하고, 전년(6억5500만달러) 대비 38.3%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2021년에는 매출 규모가 16억5000만달러(약 1조7886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한다.
프로게이머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점차 높아지는 점 또한 사업 확장의 배경이 됐다. 지난해 12월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발표한 ‘2019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생 희망직업 6위엔 프로게이머가 자리했다. 지난해(9위)보다 순위가 3계단 상승했다.
백 디렉터는 “GEEA가 교육기관인 만큼 인성교육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학생들에게 팀워크, 게임 태도 등 e스포츠 관련 교육뿐 아니라 자신의 일과를 정하고 관리하게 해 자립심과 성실함을 길러주고 있다”며 “향후 프로게이머로 데뷔하면 준공인으로서 갖춰야 할 바른 인성, 언행 등도 교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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