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SUV XM3 출시, "셀토스·아반떼 함께 잡겠다"
르노삼성이 9일 출시하는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XM3의 출시 행사를 갖고 제품을 공개했다.
르노삼성은 XM3에 대해 기아자동차(000270)의 SUV 셀토스보다 제품 성능이 뛰어나면서, 동시에 현대자동차(005380)의 준중형 세단에 부족함을 느끼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엔진 등 구동 성능과 내부 용적 등 편의성은 높고 디자인은 일반 승용차 같은, 그러면서 경제적인 제품이라는 것이다. SM 3·5·7 시리즈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세단 제품군을 축소하면서 SUV 차량 비중을 높이겠다는 전략이기도 하다.

르노삼성은 3일 서울 잠원동 서울웨이브아트센터에서 10여 곳의 언론사를 초청해 XM3 공개 행사를 가졌다. 원래 3월 초 대규모 출시행사를 가질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소규모 공개 행사를 여러 번 진행하게 됐다.
XM3는 르노삼성이 쌍용자동차 티볼리를 시작으로 기아차 셀토스, 한국GM 트레일블레이저 등이 잇따라 출시된 소형 SUV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만든 모델이다. 예전 같다면 준중형 차량을 구매했을 소비자들을 겨냥한 제품이기도 하다.
◇벤츠 A200에 쓰는 엔진·소형 SUV 중 가장 넓은 공간
르노삼성은 크게 두 가지를 강조했다. 먼저 세단과 큰 차이가 없는 외관 디자인이다. 라파엘 리나리 디자인 담당 상무는 "세단의 라인(외관 형태)를 계승한 유려한 디자인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소형 SUV로써의 편의성이다. 리나리 상무는 "내부 디자인의 정교함과 소재 품질을 끌어올렸고, 실용적인 공간 활용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준중형 세단과 소형 SUV 제품군에서 가장 좋은 대체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높이는 1570㎜로 다른 소형 SUV 모델보다 20~50㎜ 낮다.

이어 르노삼성은 기아 셀토스 뿐만 아니라 현대 아반떼와 비교하면서 이용자 편의성을 강조했다. 르노삼성은 "K사(기아차)의 S모델(셀토스)와 H사(현대차)의 A모델(아반떼) 준중형 세단을 고려하는 고객에게 가장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르노삼성은 기아 셀토스, 쌍용차 티볼리, GM 트레일블레이저와 비교해 XM3가 내부 공간이 여유롭다고 주장했다. 특히 뒷좌석에 앉았을 때 탑승자의 무릎과 앞좌석과의 거리, 그리고 탑승자의 간의 어깨 간격이 경쟁 모델보다 훨씬 넓다는 게 르노삼성의 설명이다. 트렁크도 513ℓ로 넓고 뒷좌석을 조정해 자전거 등도 여유 있게 넣을 수 있다고 르노삼성을 덧붙였다. 길이는 4570㎜로 셀토스나 트레일블레이저뿐만 아니라 한 단계 위 모델인 현대차 투싼, 기아차 스포티지보다도 길다.
XM3는 엔진, 변속기 등 구동계에서도 고급 제품을 사용했다. 먼저 르노와 메르세데스-벤츠가 공동 개발한 터보 직분사 방식의 배기량 1330cc TCe260 엔진을 탑재했다. 이 엔진은 벤츠에는 M282 엔진으로 부르는 데, 벤츠의 소형·준중형 모델인 A200과 CLA200 등에 쓰인다. 르노에서는 미니밴 시닉, 준중형차 메간 등에 사용한다. 변속기는 독일 게트락의 듀얼클러치(DCT) 방식 7단 습식 변속기를 썼다. 염가형 모델에서는 MPi(간접분사) 가솔린 방식의 배기량 1600cc 1.6GTe 엔진과 전통적으로 르노삼성이 많이 사용해왔던 CVT(무단변속기)가 탑재됐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소형 SUV 구매자들이 주행 성능을 체감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구동계"라며 "4륜 구동 기능을 탑재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가격을 억제하면서도 주행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선택이라 TCe 260 엔진과 DCT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양평서 서울 올 때 연비 17.2㎞/h 나와
행사장에서 경기도 양평의 한 식당까지 58㎞를 왕복으로 주행해보았다. 올림픽대로, 미사대로를 타고나서 팔당대교를 건넌 뒤 경강로를 따라가는 경로다.
먼저 주행 성능은 흠잡을 데가 없었다. 가속이 매끄럽게 되었으며, 저속이나 언덕을 올라갈 때 성능도 만족스러웠다. 다만 정지 상태에서 출발할 때 약간 시간이 걸리긴 했다. 저속으로 주행중인 옆 차선 차량이 끼어드는 등의 상황에서 빠르게 감속하는 상황에서도 부드럽게 주행이 이뤄지는 느낌이었다.

양평까지 갈 때는 기본 모드를, 서울로 돌아올 때는 스포츠모드로 주행을 했는데 두 경우 모두 매끄럽게 가속할 수 있었고 주행 경로를 바꿀 때 핸들링도 만족스러웠다. 시트가 약간 딱딱한 느낌이 있었지만, 편안하게 편도 1시간 정도 주행을 할 수 있었다.
연비는 처음 운전석에 앉아 일반 모드로 주행할 때는 15.0㎞/h, 스포츠 모드로 돌아올 때 17.2㎞/h였다. 양평에 갈 때 다소 정체 구간이 있어 브레이크를 여러 차례 밟아야 했던 영향으로 보였다. XM3의 복합연비는 13.2㎞/h이고 도심 주행에서는 11.8㎞/h, 고속도로에서는 15.3㎞/h이다. 잘 닦인 자동차전용도로에서 주행이라 연비가 높게 나올 상황이었지만, 자동차 회사의 공인연비 수준으로 경제적인 주행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내부 편의성 측면에서도 뛰어났다. 일등 공신은 9.3인치 디스플레이와 10.25인치 클러스터였다. 디스플레이는 정사각형에 가까울 정도로 높이가 있어, 실제 면적은 가로 폭이 긴 다른 디스플레이보다 넓다. 세로가 길기 때문에 내비게이션을 확인하고 구동하기 편리하며, 디스플레이 위아래에 있는 버튼을 통해 음악 등 다른 기능을 조작하기 좋다. 클러스터에서는 앞 차량과의 거리, 다음 교차로에서 움직임 등을 가독성 좋게 표시한다.

공간 측면에서 뒷좌석의 공간이 넓다는 걸 바로 체감할 수 있었다. 운전을 마치고 운전석 바로 뒷좌석에 앉아보았다. 180cm가 약간 넘는 키에 다소 살집이 있는 체형이었는 데, 편하게 앉을 수 있었다. 운전석 몸을 눕혀서 다리를 쭉 뻗지 않는 일반적인 자세에서 주먹 하나 정도 공간이 났다.
소음 측면에서는 시속 90㎞에 가까워지자 외부 소음이 느껴졌다. 하지만 차체가 바람을 가르는 느낌이었지, 귀에 거슬리는 풍절음이 아니었고 소리도 크지 않았다. 포장 상태가 좋지 않은 구간을 지날 때 노면에서 오는 소음도 적었다.
보스 스피커를 통해 듣는 음악은 만족스러웠다. 중고음부가 포인트인 나얼의 ‘기억의 빈자리’, 미국 리듬앤블루스(R&B) 가수 어셔의 ‘예(Yeah)’ 등 르노삼성이 미리 넣어준 음악을 들었는 데 매끄럽게 음악을 감상할 수 있었다. 다만 저음부 재생은 약간 아쉬었다. FM 라디오를 통해 베토벤의 교향곡 3번 1악장을 재생했을 때, 중저음부에서 힘이 부친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전계약 5500대 돌파
르노삼성은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3일까지 진행한 사전 계약 물량이 5500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로 소비자들이 바깥 활동을 크게 줄인 상황에서 고무적인 성적이라는 게 르노삼성 측의 반응이다. "자동차 판매에서 흔치 않게 온라인 계약 비율도 21.3%를 차지했다"고 르노삼성 관계자는 말했다.
최고급 모델인 ‘RE 시그너처’ 비중이 71.0%로 가장 높았다. 또 바로 그 다음 모델인 ‘RE 모델’이 10.2%였다. 엔진도 TCe 260을 선택한 소비자가 전체의 85.8%에 달했다. 20~30대가 43.0%였다.

XM3의 가격은 GTe 엔진 모델은 1719만~2140만원, TCe260 엔진 모델은 2083만~2532만원이다. 김태준 르노삼성 영업본부장은 "XM3에 대한 고객들의 기대를 반영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소형 SUV 시장의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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