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칼럼함께하는세상] 우측통행과 좌측통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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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의 자동차 주행 방향을 살펴보면, 한국·미국·프랑스·독일처럼 우측통행을 하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영국·일본·호주·뉴질랜드·인도네시아처럼 좌측통행을 하는 나라도 있다.
이를 두고, 대륙에서는 우측통행, 섬나라에서는 좌측통행을 하는 것으로 짐작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것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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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말 자동차가 등장한 이후, 영국 자동차 회사는 운전석을 마차에서 마부 위치와 똑같이 오른쪽에 배치하였다. 영국을 통해 선진문물을 받아들인 일본이나 영국 식민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칼 벤츠 등 독일의 기술자는 자동차 운전석 위치를 왼쪽으로 바꿨다. 사람들은 오른손잡이가 대다수이므로, 변속기를 오른손으로 조작하는 것이 더 편리하다는 점을 고려하였다. 헨리 포드 등 미국의 자동차 제작자도 이 방식을 따랐다. 그 결과, 전 세계의 자동차는 기술 도입 원천에 따라 미국·프랑스·독일 방식인 좌측핸들-우측통행, 또는 영국·일본과 같은 형태의 우측핸들-좌측통행으로 나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903년 대한제국 시절 황제 전용 어차(御車) ‘포드 A형 리무진’을 들여오면서 보행자와 차마가 우측통행하도록 하였고, 1905년 ‘통행법’으로 제도화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인 1921년 조선총독부는 일본과 같은 방식, 즉 보행자와 차마 모두 좌측통행으로 제도를 바꾸었다. 1945년 광복 후 미 군정기인 1946년에는 ‘차량 우측통행’으로 제도를 변경하였다. 차량 주행 방향은 미국과 같이 우측통행으로 바꾸면서도, 보행자의 통행 방향은 그대로 두었다. 그 때문에 한동안 한국 사회에서는 ‘차들은 오른쪽 길, 사람들은 왼쪽 길’이라는 어색한 모습을 견지하였다. 그러다 2009년 ‘도로교통법’을 개정하여 2010년 7월 1일부터 보행자와 차마 모두 우측통행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지금도 좌측통행을 하는 보행자는 드물지 않다.
한편, 기차의 주행 방향도 때로는 달라진다. 일반철도는 일제강점기 이래 좌측통행을 유지하였으나, 도시철도에서는 우측통행 제도를 도입하였다. 그 결과, 두 종류의 철도가 만나는 지점에는 통행 방식을 바꾸는 ‘입체 교차로’를 설치할 수밖에 없었다. 예컨대, 1985년 개통한 서울지하철 4호선의 연장인 과천선의 남태령-선바위 구간에는 일명 ‘꽈배기 굴’을 설치했다. 그 후에는 한국철도공사와 서울메트로가 협상을 통해 기차 통행 방향을 하나로 정했으므로, 더는 그런 일이 없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과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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