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세 독자가 100세 저자에게 친필 독후감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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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위정편에는 사람의 나이에 대한 공자 말씀이 담겨 있다.
쉰은 '하늘의 명을 두려워할 줄 알게 됐다'며 지천명(知天命)이라 했고, 예순은 '남의 말을 듣기만 해도 그 이치를 이해한다'며 이순(耳順)이라 했다.
그 기념으로 매일 소중히 기록한 일기 70편을 모아 에세이집 '백세 일기(김영사 펴냄)'를 냈다.
■구순 앞둔 독자 "선생님처럼 떳떳하게···" 류 선생은 독후감에서 "오래전부터 선생님의 에세이집을 많이 읽었으며 그래서 마음속으로 존경하고 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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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지 독후감 출판사에 보내와
"선생님처럼 떳떳하게 살고 싶다"
김영사 "감동적 사연"..내용 공유

그리고 일흔은 종심(從心)이라 했다. 마음 가는 대로 해도 법도를 넘어서거나 어긋나지 않는 나이라는 뜻이다. 공자는 여든, 아흔, 백의 나이는 달리 정의하지 않았다. 이미 일흔에 ‘종심’에 이르렀거니와 과거엔 여든, 아흔까지 산다는 자체가 드문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법적으로 ‘고령자’로 분류되는 일흔을 ‘한창 좋을 젊은이’로 대하는 어른이 흔한 세상이 됐다. 게다가 일흔을 훌쩍 넘어 여든, 아흔, 백을 바라보는, 아니 백을 넘어서더라도 종심을 쉽게 선언하지 않는다.

책을 보면 김 교수는 여전히 매일 밤, 지난 2년간의 일기를 다시 읽고, 오늘의 일기를 쓴다. 여전히 자신의 삶을 꾸준히 성찰하고 기록하며, 늘 주변에서 감사의 흔적을 찾으려 한다.
그렇게 충만한 삶의 시간을 새기고, 과거에 머무르기보다는 새로운 내일을 꿈꾼다. 그는 ‘일기는 나를 사랑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책에 적었다.
■이메일 시대, 원고지 독후감 이런 김 교수의 책을 읽은 한 독자가 ‘백세 일기’를 출판한 김영사 측에 편지를 보냈다. 아니 ‘서신’이란 단어가 더 어울리겠다. 독자의 나이는 여든아홉. 게다가 요즘 흔한 이메일이 아닌 직접 펜으로 정성껏 썼고, 서신에는 김 교수에게 전해달라는 친필 원고지 독후감이 동봉돼 있었기 때문이다. 충남 부여에 사는 류희열 선생은 김영사 사장 앞으로 보낸 서신에서 “김형석 교수님의 주소를 몰라 출판사 김영사 주소로 보내드리니 전해주시기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류 선생은 책 발간을 축하하는 글씨도 화선지에 직접 써서 동봉했다. 춘풍화기(春風和氣). 봄바람을 타고 화기가 넘쳐흐르라는 뜻이다.
이에 김영사 측은 이를 다른 독자들에게도 공개했다. ‘백세일기’처럼 구순을 바라보는 독자가 백세 저자에게 독후감을 보낸 일 자체는 물론이거니와 독후감 내용도 다른 이들과 공유해도 될 만큼 감동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류 선생은 “저도 고희, 산수, 미수를 넘겨 구수를 눈앞에 두고 있다”며 “인명은 재천이라 했으니 운명은 하늘에 맡기는 도리밖에 없으나 만약 90을 넘기게 된다면 선생님처럼 고고한 자태로 살고 싶다”고도 했다.
류 선생은 전직 교사였다고 밝히면서 “일기를 쓴다는 것,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일기는 즉 실록이요, 역사”라고 일기의 중요성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마지막으로 류 선생은 이렇게 글을 마무리했다. “제가 백세를 산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나 사는 동안이라도 선생님처럼 떳떳하게 살 수 있을까요? 그것은 하나의 욕심이겠지요.”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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