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안 살거면 돈 내라".. 온라인 중고거래 판 치는 불법 '거파금'

김송이 기자 2020. 5. 16.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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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이모(35)씨는 최근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좋아하는 가수의 '굿즈(상품)'를 사려다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이씨가 구매 의사를 밝혔다가 번복하자 판매자가 갑자기 '거파금(거래 파기 방지금)'을 요구한 것이다.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물건을 판 경험이 있다는 민모(26)씨는 "거래 성공을 위해 시간과 돈을 쓰며 구매하려는 사람과 연락했는데 거래가 실패하면 판매자는 손해를 보는 꼴"이라며 "거파금은 일종의 '손해보상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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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이모(35)씨는 최근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좋아하는 가수의 ‘굿즈(상품)’를 사려다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이씨가 구매 의사를 밝혔다가 번복하자 판매자가 갑자기 ‘거파금(거래 파기 방지금)’을 요구한 것이다. 요구를 거절하자, 이씨는 결국 험한 말까지 들어야 했다.

이씨는 "판매자가 요구하는 특정 간편결제시스템이 송금 도중 계속 오류가 떠 거래 취소 의사를 밝혔더니, 대뜸 돈을 요구하더라"며 "상품 가격이 2만원인데 거파금을 5000원이나 내라고 했다"고 말했다.

최근 중고거래 사이트 이용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판매자로부터 거파금과 ‘지각비’ 등의 명목으로 돈을 달라고 강요받는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판매자에게 계좌 정보를 받은 후 입금을 하지 않거나 약속 시간보다 입금이 늦어졌다는 이유로 상품 가격의 일부분을 추가로 낼 것을 요구받는 것이다.

실제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거파금을 요구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고양이 관련 물품을 판매하는 A씨는 "계좌받고 거파시 거파금 5천원이다. 구매의사 번복하려면 계좌달라고 하지 말라"며 상품 가격의 약 30프로를 거파금으로 명시했다.

또 다른 판매자 B씨도 브랜드 팔찌를 판매하는 글을 올리며 "직거래를 원하는 사람은 거파금 1만원을 우선 받고 진행하며 파기시 이유 불문 돌려주지 않겠다"고 했다. "지각비 3일에 500원입니다" 식으로 입금이 늦는 매수자에게 지각비를 요구하는 글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판매자들은 거래 파기 방지를 위해 ‘보증금’을 요구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물건을 판 경험이 있다는 민모(26)씨는 "거래 성공을 위해 시간과 돈을 쓰며 구매하려는 사람과 연락했는데 거래가 실패하면 판매자는 손해를 보는 꼴"이라며 "거파금은 일종의 ‘손해보상금’"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상에는 피해사례를 고발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네이버의 지식 공유 서비스 ‘지식인(iN)’ 등에는 "중고로 물건을 샀는데 거파금을 (물건 값의) 50%로 내는데 합법적 행위에 해당되는가", "거래 금액의 80%인 24만원을 거파금으로 내라는데 부당하다"는 등의 불만글이 올라왔다.

업체들은 개인간 거래에서 발생하는 문제인 만큼 당장 막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내 최대 온라인 중고품 거래 사이트인 중고나라 관계자는 "거파금 관련 문제를 파악하고는 있지만, 개인 간의 거래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아직까지는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며 "거파금이 중고 거래를 위협할 수준이 되는 경우 회사 차원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중고품 거래 사이트인 번개장터의 관계자도 "거파금은 법적 근거가 없어 지불할 필요가 없다고 안내만 하고 있다"며 "고객들이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거파금 관련 공지를 늘리고 대응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거파금이나 지각비를 강제로 요구한다면 법적 처벌도 받을 수 있다. 하희봉 로피드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금액과 관계 없이 험악한 분위기 등을 조성해 돈을 받아낼 경우 협박죄나 공갈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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