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타임머신 ⑰] 아스널 이전에 아약스 전설, 베르캄프
(베스트 일레븐)
코로나19바이러스로 세계의 축구 시계가 멈춰 섰다. <베스트 일레븐(b11)>이 축구가 고픈 이들을 위해 새로운 연재물을 준비했다. 해외 클럽을 대표하는 최고의 레전드들을 소개하는 기획, 이름 하여 <레전드 타임머신>이다. 매주 화·목요일에 연재되는 <레전드 타임머신>을 통해 클럽을 이끌고 지탱해 온 여러 전설들의 이야기를 만끽하시라. 그 열일곱 번째 주자는 아스널 이전에 아약스에서 꽃을 피웠던 데니스 베르캄프다. / 편집자 주


히스토리(‘He’Story)
베르캄프 하면 아스널에서 10년 이상을 뛴 탓에 아스널 레전드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데 베르캄프는 아스널 이전에 아약스 레전드였다. 어릴 적 아약스에서 축구를 배웠고 아약스에서 이미 월드 클래스를 자랑했다. 1969년생인 베르캄프는 1981년 아약스에 입단해 5년 동안 유소년 팀에서 축구를 익혔다. 스무 살도 한참 전인 1986년에 아약스 성인 팀에 데뷔해 1993년 인터 밀란으로 이적하기 전까지 활약했다. 베르캄프는 아약스에서 185경기에 출전해 103골을 터트렸다. 유럽 대항전 등 다른 대회까지 합치면 237경기에서 122골을 기록했다.
아약스에서 일곱 시즌을 뛰는 동안 다섯 개의 우승 트로피를 수집했다. 네덜란드 1부리그인 에레디비지 한 번, UEFA(유럽축구연맹)컵 한 번, 유러피언 컵 위너스컵 1번, KNVB(네덜란드 축구협회 컵) 한 번씩이다. 아약스야 자국에서 최강 팀이라 리그 우승은 언제고 할 수 있는 레벨에 있지만 UEFA컵과 유러피언 컵 위너스컵 우승은 그런 아약스에게도 특별한 트로피다. 베르캄프는 짧다고도 길다고도 할 수 없는 기간 동안 매년 한 개꼴로 트로피를 모으며 아약스의 명성을 드높이는 데 핵심적 역할을 수행해 냈다.



왜 최고인가
이미 아약스에서는 유소년 시절부터 명성이 익히 알려져 있던 베르캄프는 다재다능한 능력의 소유자였다. 아약스 시절부터 부드러운 볼 컨트롤, 뛰어난 시야, 슈팅력을 자랑했다. 그때부터 골 결정력이 뛰어났다. 타깃형 스코어러와 오른 측면 윙어로 활약했던 배경이다. 세 시즌 연속으로 에레디비지 득점왕을 차지할 정도로 득점력이 훌륭했다. 베르캄프는 1992년에 득점왕을 차지했고, 1991-1992시즌 UEFA컵 결승 1차전에서 풀타임 출장하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세컨드 스트라이커의 교과서’라 불리는 베르캄프는 아약스 시절 이미 완성된 선수였다. 아약스 소속이었던 1992년에 FIFA(국제축구연맹) 발롱도르 3위에 선정되었고, 네덜란드 올해의 선수로 2년 연속(1991·1992년) 꼽힐 만큼 대단했다. 스무 살일 갓 넘긴 나이에 네덜란드 리그는 물론 세계적 수준을 선보였던 것이다. 이런 베르캄프가 최고가 아니라면, 그 당시 전 세계적으로 최고라 할 만한 선수는 몇 되지 않는다.



영광의 순간
베르캄프의 아약스 역사에서 가장 빛난 순간은 1990년부터 1993년까지다. 이중 첫 시즌부터 짚어 보겠다. 1990-1991시즌 베르캄프는 리그 33경기에서 무려 25골을 터트렸다. 이 시즌 아약스가 무관에 그친 게 신기할 정도로 베르캄프의 골 결정력은 대단했다. 프로 커리어에서 처음으로 20골 고지를 넘어선 시즌이기도 했다. 베르캄프는 이듬 시즌 한 단계 더 진화했다. 서른 경기에서 24골을 터트려 경기당 득점율을 끌어 올렸다. 이 시즌 베르캄프 덕에 아약스는 UEFA컵 트로피를 하늘 높이 들어 올릴 수 있었다.
아약스 마지막 시즌의 베르캄프는 그야말로 전설이었다. 베르캄프는 리그 28경기에서 26골을 퍼부으며 ‘경기당 한 골 공격수’의 경지에 올라섰다. 모든 대회 도합 40경기에서 33골을 넣으며 커리어 최초로 서른 골 고지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 시즌에도 베르캄프는 리그를 놓쳤지만 자국 컵 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무관에서 벗어났다. 베르캄프는 개인적 활약에도 불구하고 리그 우승이 드문 선수로도 유명한데, 25경기 8골에 그쳤던(?) 1989-1990시즌에 오히려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영혼의 파트너
베르캄프의 영혼의 파트너 중 한 명으로는 네덜란드 국가대표팀 동료이기도 한 아론 윈터를 들 수 있다. 윈터는 1986년부터 1992년까지 아약스에서 활약해 대다수의 기간을 베르캄프와 함께 했다. 윈터는 베르캄프를 지근에서 돕는 포지션은 아니었다. 그는 수비형 미드필더와 중앙 미드필더 역을 주로 소화했다. 신장은 176cm로 네덜란드 선수치고 대단히 작았지만 대신 체형과 플레이만큼은 다부져 수비형 미드필더 역을 곧잘 수행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치고는 득점력도 대단히 준수해 아약스에서 머문 5년 남짓의 기간 동안 187경기에 출전해 46골을 터트렸다. 4경기에 1골씩은 넣은 셈이다. 이처럼 수비력과 공격력을 모두 갖춘 윈터의 존재 덕분에 베르캄프는 최전방과 2선으로 처진 위치를 넘나들며 자유롭게 골 사냥에 임할 수 있었다.
두 선수는 네덜란드 대표팀 동료이기도 한데, 윈터는 아약스 소속이었던 1987년부터 2000년까지 네덜란드 대표팀에서 활약했다. 네덜란드 소속으로 A매치 84경기 6골을 기록했다. 베르캄프가 1990년부터 2000년까지 대표팀에서 활동했으니, 아약스와 대표팀 공히 베르캄프의 선배인 셈이다. 베르캄프는 A매치 79경기(37골) 출전에 그쳤기 때문에 대표팀 경험도 윈터가 우위에 있다.


글=임기환 기자(lkh3234@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래픽=박꽃송이·김주희(www.bestelev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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