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나는 닭날개..부분육 전성시대
프랜차이즈·가공품 수요증가 영향
가슴살 등 잔여부위 소진은 고심

치킨 한마리를 시키면 좋아하는 부위를 두고 은근한 신경전이 벌어지곤 한다. 이제는 치킨업계에 닭날개, 닭다리 만을 따로 먹을 수 있는 부분육 메뉴가 확대되면서 눈치보지 않고 원하는 부위를 골라먹을 수 있게 됐다. 이 중에서도 닭날개는 외식 뿐 아니라 가공식품 시장에서도 수요가 늘면서 그야말로 ‘없어 못파는’ 부위가 됐다.
13일 하림에 따르면 2019년 말 전체 육계 매출에서 부분육 매출 비중은 24.5%로, 이는 올해 1분기 26.4% 수준으로 늘었다. 또 닭고기를 부위별로 영하 35도 이하로 개별 급속 동결하는 IFF(Individual Fresh Frozen) 라인 매출은 전년 대비 84.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육가공업계는 치킨 프랜차이즈 등을 중심으로 밀려드는 주문량을 다 소화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주문이 들어오는대로 닭 해체 작업에 들어갈 경우 다른 부위 재고 부담이 커질 수 있기에, 업체들은 이를 계산해 적정량을 공급하고 있다.
이에 닭날개 수입량도 늘고있는 추세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냉동 닭날개 수입량은 449만4000㎏으로 직전해 381만1000㎏에 비해 17.9% 늘었다. 냉동 닭다리 수입량도 7.4%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냉동 닭가슴살 수입량은 126만6000㎏에서 96만㎏으로 24.2% 급감했다. 닭날개 등 특정 부위 인기에 국산 닭고기 시장에서도 닭가슴살 물량이 넉넉해진 데 따른 것이다.
이처럼 닭날개를 중심으로 부분육 수요가 늘어난 것은 최근 치킨 프랜차이즈업계에서 부분육 메뉴가 인기를 끌고 있는 영향이 크다. 그 선두주자는 교촌치킨이다. 교촌치킨의 부분육 메뉴 매출 비중은 전체의 60%가 넘는다. 닭다리와 닭날개로 구성된 ‘교촌허니콤보’ 메뉴가 부동의 판매량 1위를 지키고 있다. 업체 대부분 후라이드 치킨이 베스트셀러인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다른 프랜차이즈 브랜드들도 부분육 메뉴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bhc치킨은 지난해 12월 날개 부위로만 구성된 ‘윙스타 시리즈’를 선보였고, 올해 3월 닭다리로만 구성된 ‘오스틱 시리즈’와 날개·닭다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콤보 시리즈’를 잇달아 내놨다. 윙스타 시리즈 출시 이후 현재까지 이들 부분육 메뉴 누적 판매량은 300만개를 넘어섰다.
네네치킨과 또래오래도 올해 3월 ‘소이크런치윙봉’과 ‘고추단짠윙봉’을 각각 신메뉴로 내놨다.
가정에 에어프라이어 보급이 확대된 가운데, 에어프라이어로 간편하게 조리 가능한 닭날개와 닭봉 상품이 많아진 것도 부분육 수요를 늘린 요인 중 하나다. 특히 ‘홈술’ 문화가 확산하면서 치킨 한마리에 비해 비교적 가볍게 술안주로 즐기기에 좋은 부분육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닭날개 등에 인기가 쏠리면서 계육 가공업체들은 남는 부위를 소진하는 데 고심이 크다. 한 업체는 닭가슴살을 체중관리 수요를 겨냥한 가공상품으로 활용하기 위해 계열사를 통해 관련 상품을 개발 중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프랜차이즈들이 부분육 쪽으로 라인업 확대하면서 지난해부터 닭날개 수요가 많이 늘었다”며 “최근엔 시장 전체적으로 닭날개가 부족해 난리”라고 말했다.
닭다리는 프랜차이즈 외에도 급식시장으로 많이 나가는데, 코로나19 영향으로 개학 연기 사태가 빚어지며 예년보다 덜 나가는 상황이다. 다만 닭 껍질, 목살 등 특수부위는 최근 이색적인 미식을 즐기는 수요 늘면서 외식시장에서 소비량이 늘고 있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날개나 다리 등 자신이 선호하는 부위를 선택해 즐기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지고 있다며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부분육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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