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의 기타신공] 한양대 정효림..'슈퍼루키' 새내기 베이시스트




▶ 2020년 한양대 실용음악과(베이스) 합격
▶ 작은 체구에도 고난도 테크닉에 특화
▶ 빅터 우튼, 자코 패스토리우스에게 영향 받아
▶ 정규과정 아닌 검정고시로 합격한 소신파
▶ 빅터 우튼 같은 엄지 모양도 주목돼
▶ 서영도 “향후, 연주 기대된다”
▶ 웨더리포트+잔나비 밴드 스타일 추구하고파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정효림(19)은 2020년 한양대 실용음악과(베이스 전공)에 입학한 새내기다.
작은 체구임에도, 악기 사이즈부터 범상치 않은 5현 베이스를 각종 고난도 테크닉으로 연주해 주변을 놀라게 한다. 5현 베이스로 유명한 세계적인 거장들만 봐도 장신에 우람한 체격이 대다수다.
그런데도 정효림은 5현 베이스의 외관에 압도당하지 않고 “이 기타는 원래부터 내 것”이란 생각으로, 한치의 거리낌 없이 5현을 파고들었다. 이젠 자신의 장기인 슬랩만큼은 그 어떤 5현 베이스 전공자보다 돋보일 만큼.
평소엔 작은 체구이지만 5현 베이스를 연주할 때만큼은 ‘작은거인’으로 변신하는 정효림은, 신체적인 면을 비롯한 몇몇 한계로 고민하는 입시·전공생에겐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사례라 여겨 ‘실용음악루키’라는 특별코너의 첫 대상자로 선정했다. 인터뷰 내내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와 절약정신이 몸에 밴, 그리고 때묻지 않은 세계관/음악관을 엿볼 수 있었다.
정효림은 2000년 서울에서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현재 성남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전문 미용사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오빠에게 물려받은 데임(Dame) 베이스 기타로 연습하기 시작했고 중2 때 처음으로 자신의 악기(스콰이어 베이스)를 장만할 수 있었다. 1년 후엔 펜더 스탠더드 베이스로 바꿨고, 고교에 들어간 후인 17세 때 현재의 메인기타 라크랜드(Lakland) DJ-5를 구입했다.
베이스를 시작하자마자 그 매력에 흠뻑 빠진 정효림은 자신의 길이 베이시스트라 여겼고 그래서 중학교 졸업하자마자 실용음악대학에 빨리 입학하기위해 고교 과정을 포기하고 검정고시를 택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고 결국 낙방에 또 낙방한 끝에 4수 만에 합격했다. 빠른 길을 택하고자 선택한 검정고시였지만 결과적으론 정규 교육과정을 거치는 것보다도 늦어지게 된 셈이다.
“4년이나 되는 입시 준비 동안 참 많이 힘들었는데 친구들이 있어서 위안이 됐고, 항상 제 결정을 믿고 존중해주는 부모님 또한 많은 힘이 돼 주셨습니다.”
정규 과정과는 다른 길을 걷겠다고 선언한 딸에 대해 부모는 깊은 신뢰감으로 정효림의 생각과 결정을 존중해 줬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한 번도 딴지를 걸지 않고 존중해 준 부모가 있었기에 정효림 역시 베이스 기타에 몰두할 수 있었던 것. 그래서 그런지 인터뷰 내내 “'부모님께 항상 감사하는 마음'이란 표현을 아끼지 않았다.
잼 실용음악학원에서 한승규, 오원석을 사사한 정효림은 이 두 선생으로부터 연주와 마인드적인 측면 등을 고루 배웠다.
정효림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준 베이시스트는 빅터 우튼(Victor Wooten)과 자코 패스토리우스(Jaco Pastorius)다. 빅터 우튼에게선 슬랩 등 현란한 고난도 테크닉 전반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고 자코에겐 특유의 톤(음색)을 물려 받았다.
“이분들은 베이스를 마치 몸의 일부인 양 자연스럽게 노래하듯 연주하는 면이 정말 너무 대단한 것 같아요.”
그런데 정효림과 빅터 우튼은 선천적으로 닮은 데가 있다. 정효림의 오른손 엄지가 빅터 우튼처럼 생긴 것이다. (사진 참조)
얼마 전에 있던 한양대 실용음악과 신입생 환영 회식에서 베이스과 지도교수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명 베이시스트 서영도가 정효림의 이 엄지 모양을 보고 “오, 네 연주 정말 기대하게 만드는 손가락”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사실 정효림은 최근 몇 년 동안 거의 빅터 우튼에 올인할 만큼 화려한 슬랩을 비롯한 그의 연주 전반을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최근에 인상적으로 들은 연주와 음악이 뭐냐고 물었을 때도 곧바로 빅터 우튼이라고 말할 정도로.
“요즈음 빅터 우튼의 ‘Hormones in the Headphones’와 ‘Ari’s Eyes’를 감명 깊게 들었어요. 전자는 슬랩 테크닉의 진수성찬, 에너지 넘치는 명연을 대표하는 열연입니다. 후자는 베이스 하나로 정말 모든 걸 보여주고 거기에 서정성과 소리의 따뜻함이 일품입니다. 새삼 빅터 우튼이란 존재의 위대함이 다시 느껴지는 작품이죠.”
“자코가 연주하는 프렛리스 베이스에 감동해 언젠가는 저렇게 멋진 프렛리스도 연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 왔고 포데라 등도 경험해보고 싶어요.”
“대단히 여유로운 환경이 아니다 보니 금전적 제약이 있어 이펙터까지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는데, 이후 여러 이펙터들도 사용해보고 싶어요.”
“앞으로 밴드 활동 및 세션 등을 같이 하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웨더리포트(Weather Report) 같은 스타일 또는 잔나비 밴드같이 기분 좋게 하는 에너지를 음악에 담고 싶어요. 홍대 등 클럽 공연도 많이 하고 싶고요.”
음악 외에 그림그리기, 사진찍기도 취미이자 특기 영역이다. 음악이 잘 안 풀릴 때 그림을 그리며 마음을 가다듬는다고.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그림 실력도 수준급이다. 사진찍기 또한 남다른 감각이 있으며, 디카보다 필름카메라(미놀타)를 선호한다. 한강의 풍경이나 공연 사진 찍는 걸 특히 좋아하며 향후 스튜디오를 빌려 가족사진을 제대로 찍어보고 싶다고.
“다른 여성 베이시스트들에게 제가 롤모델이 될 수 있다면 좋겠고 그럼으로써 여성 베이스의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싶어요.”
정효림에게 베이스란
“마누라, 남편같이 평생 함께할 당연하고 익숙한 존재.”
조성진 기자 corvette-zr-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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