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수광↔이태양' 트레이드..SK 손해? 기준은 명확했다

[문학(인천)=뉴스엔 홍지수 기자]
SK가 한화와 트레이드를 단행한 기준은 명확했다.
SK 와이번스는 6월 18일 "한화 이글스 투수 이태양을 받고 외야수 노수광을 내주는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트레이드 발표 후 'SK 손해 아닌가?'라는 이야기가 적지 않게 나왔다.
2014년 한화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뛰어든 후 KIA 타이거즈를 거쳐 지난 2017년 SK로 넘어온 노수광이 그해 131경기에서 타율 0.295 6홈런에 39타점 16도루, 2018년에는135경기 출장해 타율 0.313 8홈런 53타점 25도루를 기록하며 SK의 공격 첨병 노릇을 톡톡히 한 선수를 내준 게 아깝다는 것이다.
지난해 117경기에서 타율 0250 28타점으로 부진했고, 올 시즌에도 타격 부진을 겪고 있었지만 해마다 20개 이상 도루를 기대할 수 있는 주루 센스와 좋은 외야 수비력을 갖춘 선수라는 평가가 있기 때문이다.
노수광을 내준 대신 받은 이태양은 2010년 순천 효천고를 졸업하고 당해년도 한국 프로 야구 신인 지명회의에서 5라운드(전체 36순위)로 한화 이글스에 지명된 선수다.
2013년부터 1군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활약했는데 프로 통산 232경기에 출전해 20승 35패 2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5.30을 기록했다. 지난 2018년 63경기 4승 2패 12홀드 평균자책점 2.84로 중간 계투로 수준급 활약을 펼쳤으나 SK 구단이 만족할 수 없을 것이라는 시선이 있다.
올 시즌에는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27을 기록 중이었고 지난 8일 한화 1군에서 제외된 후 2군에 머물고 있었다. SK 마운드에 큰 보탬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SK 구단은 "경험 많은 불펜 투수 영입으로 불펜 뎁스 강화를 통한 투수진 안정화를 위해 이번 트레이드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SK 전력을 살펴보면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다. 방망이도 약하고 불펜진도 불안하다. SK는 16일 17일 KT와 대결하면서 불펜진 고민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 경기 후반 1~2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고민 끝에 내린 트레이드 결정이다. 염경엽 감독은 1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홈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단장끼리 협의를 먼저 했다. 프런트도 고민 끝에 나에게 (트레이드를) 제시했다.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와이번스의 5년, 길게 보고 투수 쪽 뎁스를 만들어 놓는 게 더 낫다는 평가가 나왔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염 감독은 "좌타 외야수 중 고종욱, 최지훈, 정진기와 겹쳤고 한동민까지 돌아온다면 한 명이 빠져야 한다. 지훈이와 진기에게 기회를 좀 더 주기로 했다"며 "수광이 자리는 채울 수 있는 자원이 있지만, 투수진은 한 명이라도 뎁스를 넓혀 두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외야수 중 좌타 라인에 경쟁력을 갖춘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여유를 두고 마운드 보강을 결정하게 된 것이다. 노수광이 더 나은가, 이태양이 더 나은가에 대한 답을 내놓는 것보다 팀 현실에 더 필요한 선수를 찾은 것이다.
염 감독은 일단 이태양을 '추격조'로 활용할 계획이다. 그는 "이태양은 추격조로 보면 될 듯 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올해는 중간 계투 요원으로 쓸 계획을 하고 있지만 향후 선발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1990년생 이태양의 가능성도 봤다.
염 감독은 이태양을 두고 "아직 떨어질 때가 아니다. 한용덕 감독(전 한화 감독) 부임 후 첫해 좋았다. 많이 던졌고 그다음 시즌 안 좋았는데 팔 상태를 봤을 때 한 번 더 전성기가 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금보다 더 좋아지면, 이태양은 선발도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또 염 감독은 "미래를 봤을 때 이 카드가 좀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사실 SK는 지난 5월 29일 두산 베어스와 이미 한차례 트레이드를 단행했는데, 당시에도 필요한 결정이었다. 주전 포수 이재원이 부상으로 빠진 사이 팀은 긴 연패에 빠졌고 믿을만한 포수가 없었다. 이흥련을 데려왔고 즉시 효과를 봤다.
이번 한화와 트레이드를 단행한 배경도 외야진에 여유가 있다면 올 시즌 불안한 불펜진을 보강하는 게 맞다고 결정을 내린 것이다.
SK는 추격조가 필요했다. 이원준, 김주온은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고 판단했고, 정영일 정도 있을 뿐이었다. 반복되는 접전 승부에 필승조를 계속 올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4점 차 이상으로 끌려가는 경우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수는 있다. 하지만 1~3점 차로 뒤진 상황에서도 추가 실점 없이 승부를 해볼 수 있는 카드가 필요했고, 그 카드는 이태양이었다.(사진=이태양/SK 제공)
뉴스엔 홍지수 kji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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