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사모펀드 운용사 줄줄이 '퇴출 위기'

문승관 2020. 6. 25.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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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사모투자회사 10곳 중 7곳 '적자'
자기자본 최소유지 조건 미달 20여 곳
잇단 사고, 시장 냉랭..규제 강화 겹쳐
당국 "사모펀드 전수조사 후 즉각 퇴출"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금융당국이 사모펀드에 대한 전수조사를 시사한 가운데 올해 적자 성적표를 받은 전문사모투자운용사의 퇴출 위기가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등록한 자산운용사 중 10%가량은 금융당국이 정해놓은 자기자본 최소 기준에 미달해 폐업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라임자산운용과 옵티머스자산운용 등 대규모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잇따르자 금융당국은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 강화의 한 방안으로 부실 사모운용사를 퇴출하기로 했다. 사모펀드 전수조사를 마무리하는 올 하반기 이후 그 결과를 바탕으로 시장에서 실제 퇴출하는 자산운용사가 속출할 전망이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285개사 중 23개사, 기준 미달

24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금투협에 등록한 자산운용사 285개사 중 23개사가 자기자본 최소 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W자산운용과 S자산운용, B자산운용, J자산운용, K자산운용 등 5개사는 자기자본이 3억원 이하였다.

23개사 이외에 곧 자기자본 최소 기준 미달을 앞둔 자기자본 10억원 미만 자산운용사도 13개사에 이르렀다. 1분기말 현재 금감원의 관리감독을 받는 자산운용사는 300개이지만 금투협에 15개사가 미등록 상황이다. 등록 요건에 미달해 등록 요건에 해당하지 못하거나 등록을 미루는 자산운용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과 금투협은 나머지 미등록 자산운용사에 대해 적극적으로 등록을 독려하기로 했다.

금감원의 전수조사가 끝나는 올 하반기까지 적자상태를 면하지 못하면 13개 자산운용사 이외에 15개 금투협 미등록 자산운용사 중 상당수가 퇴출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지난달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사모펀드 제도 개선안을 보면 자기자본 최소 유지 조건 7억원 미만인 자산운용사가 6개월간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당국의 패스트 트랙을 통해 즉각 등록말소된다. 등록말소 시 5년간 재진입할 수 없다.

현재까진 부실 운용사 라이선스를 말소시키는 절차가 까다로워 기준 미달 운용사라 하더라도 즉시 퇴출하지 않았다. 올 하반기에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패스트트랙 제도 도입과 함께 금감원의 사모펀드 전수조사가 이뤄지면 내년부터 즉각적인 등록말소를 할 수 있다. 이익을 못 내거나 자본잠식에 처해있는 자산운용사와 헤지펀드 운용사는 생존할 수 없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이미 1분기 실적에서 나타났듯 부실 운용사가 살아남을 수 없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자기자본 기준에 미달해 퇴출하거나 매물로 나오는 전문사모운용사가 속출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자기자본 기준요건을 맞추기 위해 주주가 증자해 요건을 맞출 순 있겠지만 라임 사태에 이어 최근 옵티머스까지 이어지면서 전문사모시장 전망이 부정적인데다 규제도 대폭 강화하고 있어 영업 환경 자체가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시장 위축 여파 적자 늘 것”…당국 규제강화도 한 몫

지난해 파생결합증권(DLF) 문제와 라임자산운용 사태 등에 따른 사모펀드 시장의 위축이 올 들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조사한 올해 1분기 전문사모집합투자업자 225개사 중 적자인 곳은 158개사로 70.2%에 달했다. 전문사모집합투자업자 10개사 중 7개사는 적자를 기록했다는 의미다. 지난해 같은 기간 176개사 가운데 77개로 43.8%의 적자회사비율을 나타낸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최근 옵티머스자산운용의 문제까지 발생해 하반기 사모펀드 시장은 더 꽁꽁 얼어붙을 전망이다. 당장 내년부터 이들 위험군을 중심으로 사모운용사 폐업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무실 임대료, 직원 급여 등을 더하면 1년 영업 비용만 적게 잡아도 2억~3억원을 훌쩍 넘을 것”이라며 “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 몇 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서는 건 현 시장 상황에서 거의 불가능해 문 닫는 건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사모펀드 규제강화까지 겹쳐 퇴출 속도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위원장이 사모펀드 전수조사를 지시했고 이미 구체적인 방안을 두고 금감원과 협의 중”이라며 “전수조사 결과를 토대로 퇴출 대상을 가려내고 위험군에 놓여 있는 운용사를 솎아내 집중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승관 (ms7306@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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