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청년 경찰' 속 조선족 묘사, 법정 책임 묻는다

MBC라디오 2020. 6. 18.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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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심 '화해 권고', 혐오 표현에 대해 책임 인정한 첫 사례
- 영상물 심의 과정, 혐오 표현 '가이드라인' 필요하다
- 표현의 자유는 인정하지만 '불편함' 없어야
- "중국 사람들은 출입 금지?" 차별은 공동체 전체 위험하게 할 뿐


■ 프로그램 : 이승원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 평일저녁 6시5분~8시)

■ 출연자 : 조영관 변호사

☏ 진행자 > 관객 500만을 넘긴 흥행 영화 <청년경찰>이란 영화가 있었습니다. 여기서 나오는 동네 중에 한 곳이 바로 서울 구로에 있는 대림동입니다. 영화에서 그려지는 모습이 다양했죠. 강도, 납치부터 장기 밀매 난자적출까지 온갖 강력범죄의 소굴로 그려졌는데요. 영화에 등장하는 이런 혐오표현에 대해서 처음으로 법적 책임을 인정한 법원 결정이 나왔다고 합니다. 그 전에 잠시 일부를 들어보겠습니다.

- 이 동네 조선족들만 사는데 밤에 칼부림도 많이 나요. 여권 없는 범죄자들도 많아서 경찰도 잘 안 들어와요. 웬만해선 길거리 다니지 마세요.

☏ 진행자 > 원고 측 대리를 맡았던 조영관 변호사를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조영관 > 네, 안녕하세요?

☏ 진행자 > 네, 변호사님 중국 동포들이 영화 제작사 상대로 소송을 낸 거였죠.

☏ 조영관 > 네, 그렇습니다.

☏ 진행자 > 어떻게 시작됐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 조영관 > 영화가 처음에 개봉되고 나서 굉장히 흥행이 됐습니다. 조선족 동포들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봤는데 영화 내용 중에 대림동의 모습들이 그대로 영화 제작됐던 시점에 대림동 모습들이 CG가 된다거나 이런 게 아니라 그 모습이 그대로 묘사되는데 거기 있는 사람들을 모두 범죄자로 묘사하거나 앞서 들려주셨던 것처럼 사실과 다른 정보들, 사실 대림동 지역에 칼부림이 많이 나거나 경찰도 포기한 그런 지역이 아니거든요. 이렇게 부정적인 묘사가 되는 것들에 대해서 대림동 주민이나 조선족 동포 분들이 잘못된 묘사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이 아니다, 이렇게 항의하는 일들이 있었고 이런 마음들이 모아져서 기자회견도 하고 하는 과정에서 법적으로 영화사를 상대로 해서 이 문제를 제기해보자 라고 해서 소송을 제기하게 됐습니다.

☏ 진행자 > 그래서 소송에 들어갔고 1심에서는 법원이 영화사의 손을 들어줬다면서요.

☏ 조영관 > 네, 그렇습니다. 1심에서는 패소했습니다.

☏ 진행자 > 당시 판결의 근거가 뭐였을까요?

☏ 조영관 > 1심에서는 원고들의 주장에 대해서 어느 정도 확인하고 인정한 부분도 있지만 가장 크게는 다소 불쾌하거나 좀 부정적 묘사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영화라는 매체의 표현의 자유에 포함된다, 이런 주장이 가장 컸습니다. 그래서 원고들은 이런 영화를 만들고 제작하고 배포하는 것이 불법적인 행동이다 라고 주장했지만 1심 법원은 다소 불쾌한 부분은 있지만 이걸 불법행위다 라고까지 보긴 어렵다, 영화를 만드는 표현의 자유 범위 내에 있는 행위다, 이렇게 판단해서 원고들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 진행자 > 그런데 2심에서는 달라진 거죠?

☏ 조영관 > 네, 조금 달라졌습니다.

☏ 진행자 > 2심에서는 화해를 권고했던데 먼저 화해권고라는 게 어떤 뜻인가요?

☏ 조영관 > 법원의 민사소송에서 양쪽 당사자들의 주장을 100% 받아들이거나 거부하거나 이런 판단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양쪽의 주장을 어느 정도 가운데에서 절충하고 조정하는 절차도 있습니다. 재판부에서 양쪽 주장을 다 들어보았더니 이런 정도로 서로 화해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 라는 권고를 쌍방에게 하는 절차입니다. 그래서 만약에 양 당사자가 이런 법원 화해권고에 대해서 서로 이의하지 않으면 그 결정은 실제 판결의 효력과 동일하게 인정되는 것이고 그렇게 분쟁은 끝나는 절차입니다.

☏ 진행자 > 그러면 화해권고를 했는데, 그러면 양쪽에서 다 받아들여야 되는 것 아닌가요. 어떻습니까?

☏ 조영관 > 네, 그렇습니다. 이번에 법원에서 화해권고 결정의 요지는 영화를 제작했던 피고 영화사가 이 영화 내용에 허위사실이 있었고 또 영화를 보는 조선족 동포들 원고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불쾌한 감정을 느끼게 한 부분이 있으니 공식적으로 사과를 하는 것이 첫 번째였고요. 두 번째는 이런 영화를 만드는데 있어서 특정 외국인 집단이나 이런 사람들이 앞으로는 이런 불편한 감정을 느끼지 않도록 재발방지대책을 약속해라, 두 가지를 피고에게 제안했고요. 원고들에게는 금전상 손해배상 부분은 포기하자, 이렇게 제안했었고 이 법원의 제안에 대해서 쌍방 모두 이제 수긍을 해서 확정이 되었습니다.

☏ 진행자 > 양쪽 다 받아들이기로 했군요. 일단.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1심과 2심의 판결이 달라졌다고 볼 수 있는데 2심은 어떤 설명을 하고 있나요?

☏ 조영관 > 2심에서는 이 사건 영화에 대한 원고 주장에 대해서 영화가 잘못된 정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부분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고요. 두 번째로는 원고들이 주장했던 여러 내용들 중에서 이 사건에 대해 앞으로 이런 영화를 만드는데 있어서 국내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이라든가 사회적 소수자에 대해서 혐오적인 표현이 들어가지 않아야 한다, 그러한 책임이 있다, 이런 부분을 법원이라는 공적 기관에서 인정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2심하고 차이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저희가 조영관 변호사님 연결한 대화하는 이유도 이른바 혐오 표현에 대해서 법률적 책임을 인정한 첫 사례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어서 조금 더 설명을 듣기 위해서 연결했는데 그렇다면 영화나 다른 예술작품에도 영향을 많이 줄까요. 어떻습니까?

☏ 조영관 > 사실 그동안 특히 중국 동포들에 대한 부정적 묘사나 폭력적 묘사라는 것이 우리 영화나 개그프로그램이나 드라마나 손쉽게 무비판적으로 사용된 부분이 있습니다. 사실과 좀 다른 지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요. 그런데 이번 판결이 의미가 있는 것은 법원에서 이런 표현행위에 대해서 영화를 제작하거나 영상을 제작하는 사람들이 좀더 신중해야 한다 라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판결이나 화해권고 결정이란 이름으로 권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결국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영화제작사나 혹은 방송을 만드는 방송국에서도 이런 판결이 있었구나 라는 부분들을 인지하게 된다면 앞으로 영화를 만들거나 영상을 제작할 때 이런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 표현이 없는 지 세부적으로 살피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고요. 조금 더 필요한 부분은 이런 부분들이 법적인 부분에서 보완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영상물 심의과정이나 혹은 방송 가이드라인이라든가 이런 부분에 있어서 외국인이나 혹은 소수집단에 대한 혐오 표현을 이런 정도는 지켜야 된다는 가이드라인들이 아직은 없는 상태거든요 이번 판결을 계기로 이런 부분들이 만들어지고 서로 지켜나갈 수 있도록 하는 그런 출발점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 진행자 >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으시는 분들도 여전히 계실 거예요. 예를 들어 문자가 오고 있는데 2***번님, 1심과 비슷한 맥락이었겠죠. ‘영화와 현실은 구분을 해야 되는 것 아닌가요. 엄연한 픽션인데’ 이런 문자 주셨고 6***번님은 ‘영화에서 정치인이나 검사가 좋게 나오는 걸 본적이 없는데요. 그럼 앞으로 정치인이나 검사들도 줄소송 할 수 있겠어요’ 이렇게 문자 주셨는데 어떻게 답변하시겠습니까?

☏ 조영관 > 그러니까 이런 혐오 표현이 문제인 것은 그 대상이 권력 없는 소수집단인 경우에 더 큰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사회 문제를 비판하거나 권력자들 비판하는 도구로써 영화나 이런 것들이 사용되는 것에 대해서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소수자, 힘 없는 사람들에 대한 혐오 표현은 결국 그 사람들에게 좀 더 열악하거나 구체적인 차별을 가지고 올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인 것이거든요.

저 역시도 영화를 표현하는 방송이나 이런 것에 있어서 표현의 자유가 넓게 인정돼야 되는 부분은 원칙적으로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우리가 그동안 인종차별이나 최근 미국에서도 보여지고 있는 이런 인종차별에 대해서 전 세계적으로 좀 반대하는 흐름들이 있지 않습니까? 이런 차별에 대한 부분이라든가 우리가 미처 그동안 성찰하지 못했던 그런 표현들에 대해서 한번 되짚어보고 그래야 영화를 보는 모든 사람들이 더 즐겁고 더 불편하지 않게 그런 것이 진정한 의미의 표현의 자유 범위인 것이지 누군가 불편한 사람들을 계속 만드는 건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포인트는 사회적 약자 보호다, 변호사님께서는 대림동에서 이주민들 법률자문을 돕는 활동하고 계신 걸로 들었습니다. 맞습니까?

☏ 조영관 > 네, 맞습니다.

☏ 진행자 > 현실적으로 피부로 와닿는 위치에 계실 텐데 실제 느끼는 이주민에 대한 혐오, 이런 것들은 어떻습니까?

☏ 조영관 > 아직까지 한국사회에서 이주민에 대한 차별이나 인종차별이 문제다 혹은 이걸 개선해보자 이런 움직임이 부족한 것은 사실입니다. 물론 코로나 이때도 대림동 지역에 갔더니 사람들이 전부 위생 관념이 없더라 라는 언론보도가 있기도 하고 그것이 사회적으로 비판받기도하고 그랬었는데 조금 씩은 나아지는 것 같습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코로나정국에서 유럽이나 미국에서 아시아인들에 대한 인종차별, 우리나라 한국 사람에 대한 인종차별에 대해서 우리가 저건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하는 어떤 성찰도 있었던 것 같고 우리 사회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들이 굉장히 많아지기 때문에 현장에서 마주하고 마주치다 보니 이런 것들이 불편할 수 있겠구나라는 부분들이 조금 개선되고 있는 건 같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이번에 코로나 때도 중국 사람들은 출입금지 라는 것을 붙이는 카페들이 있었다거나 이런 것들이 차별적인 익숙하지 않은 이런 부분들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는 것 같은데요. 어쨌든 이 코로나 때도 그렇지만 어떤 사람들을 배제하거나 차별하는 것이 결국 공동체 전체를 위험하게 할 뿐이지 안전하게 만들진 않는다는 걸 경험했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에 성찰이 앞으로 더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진행자 > 영화에 등장하는 혐오 표현에 대해서 처음으로 법적 책임을 인정한 법원의 결정이 나와서 관련된 이야기 조영관 변호사님께 들어봤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조영관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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