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로라하는 기업도 벼랑끝..자본시장 활용 타이밍 놓쳐선 안돼"

20대 국회에서 사모펀드 활성화법안, 데이터3법 등 처리에 주도적 역할을 한 김 의원은 재선 성공으로 21대 국회에서 경제 분야에 더 큰 활약이 기대된다. 카카오뱅크를 성공시킨 이 당선인은 혁신 DNA를 국가 경제에 심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고 2019년 정진기언론문화상 '경제부문' 수상작 '수축사회'의 저자이기도 한 홍 당선인은 '저성장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정책적 비전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긴급재난지원금 문제 해결이 필요한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나.
▷김병욱(이하 '김 당선인')=이번 긴급재난지원금은 보편적으로 가는 게 맞는다고 본다. 매년 꾸준히 주는 성격의 자금이라면 보다 깊은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말 그대로 긴급재난지원금이니 일회성이고, 긴급하게 줘야 효과가 있는 것 아니겠는가. 재난지원금은 재난이 왔을 때 지원해주는 성격이어야 한다. 가구당 100만원씩 지원하자. 6조원 정도가 소요된다고 하는데 우리 재정으로 대응하는 데 충분하다. 시장에 돈이 확 돌게 하는 계기로 삼으면 되지 않을까 싶다.
▷홍성국(이하 '홍 당선인')=현재는 경제의 연속성이 떨어진 상황이다. 비유를 하자면 자동차의 헤드라이트가 깨진 게 아니라 차체 자체가 부서졌다. 초유의 사태이기 때문에 지금 지원을 해서 살려두면, 나중에 세수로 걷히게 돼 있다. 그게 승수효과다.
▷이용우(이하 '이 당선인')=70%에게 주느냐 마느냐 하는 이야기가 있는데 발상이 틀렸다. 일단 불부터 꺼야 한다. 재난지원금 대상을 헤아리기 시작하는 순간 의견이 갈린다. 소득으로 간주해 연말정산할 때 과표로 잡아주면 차이를 줄일 수 있다. 이 문제는 긴급성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하기 전에 계산을 촘촘히 할 게 아니라 사후적으로 보완하는 메커니즘으로 접근하는 게 맞는다.
―지난주 발표된 3월 고용통계를 보면 전년 동기보다 20만개 정도 줄었다. 일자리 쇼크가 본격화한 것 같은데.
▷홍 당선인=이제 시작이다. 2차 충격은 아직 시작도 안 됐는데 이 정도다. 겁이 안 날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가 사다리를 놔줘야 한다.
▷이 당선인=항공사·여행사 같은 업종은 이 상태로는 버틸 수 없기 때문에 정부지원금이 시급하다. 어려워지는 기업들에 고용 유지를 전제로 한 고용유지지원금 지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김 당선인=고용유지지원금 대상을 어떻게 산정하느냐가 조금 애매하긴 한데, '매출이 급감한 기업'을 대상으로 하면 매끄러워 보인다.
▷홍 당선인=기업들의 사회적 책임과 의무가 있다. 지금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구성의 오류'라고 본다. 구성의 오류는 어렵다고 개개인이 소비를 줄이고 긴축을 하면 전체 경제가 망가진다는 뜻인데, 일본이 장기 침체에 접어든 것도 같은 이유다. 많은 사람이 구성의 오류에 빠지지 않도록 국가 차원에서 다양한 지원을 뒷받침해 줘야 한다.
―IMF 외환위기를 되돌아보면 위기 극복 과정에서 산업구조가 재편됐다.
▷홍 당선인=강화되는 보호주의가 코로나19를 계기로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수입하던 많은 상품을 국산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대표적인 게 소재·부품·장비이고 코로나19 진단키트 사례에서도 느꼈지만 전략 물자가 있어야 한다. 국가 간 장벽이 평평했다면 지금은 울퉁불퉁하다는 표현이 맞지 싶다. 이런 시대에 맞는 산업구조를 갖춰나가야 한다. 이데올로기의 변화를 넘어 세계 시스템, 산업 시스템의 변화다.
▷김 당선인=해외에 나가 있는 공장 중 노동집약적인 분야는 어렵겠지만 기술집약적인 분야는 연구개발(R&D)이나 스마트팩토리 등을 지원해주면 유턴시키는 방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19 대응으로 높아진 코리아 브랜드가 한국 바이오 산업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가 지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이 당선인='made in korea'의 차별화가 가능해진 듯하다. 제조업 분야에서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 기회가 될 것이다.
―'1호 법안'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김 당선인=아직 당론화는 못 시켰는데, 국가 전체적으로 연금을 관리하는 '연금청'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 연금을 국가가 챙긴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고, 연금저축 습관을 만드는 데 도와드리고 싶다. 국민의 노후 설계를 탄탄하게 하려면 그런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정부부처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이 당선인= 금융 쪽 규제와 관련해 모두 다루기는 어려울 것 같고, 성공 모델을 두 개 정도는 만들고 싶다. '안 돼' '어렵다'는 분위기를 깨고 새로운 일이 조금씩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카카오은행도 처음엔 의구심을 많이 받았지만 잘 정착하지 않았나.
■ 규제는 시장 위축시킬 뿐, 제2의 DLF·라임사태 못막아
필요한건 제도 아닌 투자문화
무턱대고 문턱 높일게 아니라
처벌수위를 높여 경각심 줘야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자본시장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홍 당선인=자본시장은 기업에 자금을 제공하고 회수하는 중개 역할을 하는 곳이다. 기업이 어려우면 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자본시장의 본성인데 지금은 기업들이 자신들 실력과 무관하게 위기를 겪고 있다. 이럴 때에는 이런 기업들이 버틸 수 있도록 자본시장을 통해 공적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
▷김 당선인=자산이 하락했을 때 제대로 분석하고 예측한다면 금융기관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전 세계에서 개인투자자 비중이 가장 높은 게 한국인데, 이는 국민이 그만큼 금융기관을 믿지 못한다는 증거다. 부동산으로 가 있는 유동자금을 금융시장으로 돌리기 위해서는 금융기관 나름의 예측과 실력이 필요한데, 전반적으로 차별화가 안 돼 있고 투자자 보호 마인드도 떨어지는 것 같다. 선진국에 비해 돈이 한쪽으로 쏠려 있으니 우리나라 자본시장이 성장해서 자본이 생산적인 부분으로 흘러 들어가게 해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금융기관은 그런 부분에서 아직 부족함이 있다.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홍 당선인=이 당선인이나 제가 신입사원일 때인 30여 년 전과 지금을 비교해 보면 투자 문화가 그렇게 많이 바뀌지 않았다. 라임이나 DLF 사태를 보면 KIKO 사태나 IMF 당시 한남투신 사건과 다르지 않다. 20년 넘게 똑같은 상품에서 똑같이 당했다면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공부를 안 했다는 얘기도 된다.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제일 필요한 건 제도가 아니라 문화라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동학개미운동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동학개미운동을 과거 경험에서 배운 '스마트 머니'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것이 많아져야 한다.
▷이 당선인=라임 사태 같은 것이 터지면 제도 개선을 요구한다. 하지만 제도 문제가 아니다. 무슨 일만 생기면 제도가 문제, 감독이 문제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이런 사고를 막겠다고 사모펀드 설립 기준을 강화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낮춘 문턱을 높이는 순간 정상적으로 영업을 해온 곳까지 어려워진다. 문턱을 높일 것이 아니라 문제가 되는 곳에 대한 징벌 수위를 높이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
▷홍 당선인=증권사가 이번에 DLF에서는 문제가 거의 없었다. 많이 당해보니 직원들이 아는 거다. 지금 있는 제도로도 뭐든 다 할 수 있고 충분하다. 문화적으로 접근하는 게 필요하다. 제도 문제가 아니라 자금을 운용하는 사람이 문제다. 미국 엔론 사태가 유명하지 않은가. 회계부정 스캔들을 저지른 CEO는 중형을 선고받지 않았는가. 처벌을 강하게 해야 한다. 제도로 모든 것을 예방할 수 있을 거란 생각도 버려야 한다.
▷김 당선인=사모펀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서 고수익을 누리기 위한 수단으로만 보는 투자자도 많다. 금융사는 그걸 이용하고 있고. 네거티브 규제에 과한 징벌, 도저히 재기할 수 없을 정도의 징벌도 필요하다. 투자 문화 개선 역시 제도 개선과 함께 필요하다.
▷이 당선인=카카오뱅크 대표를 할 때 이런 일도 있었다. 카뱅 상품 중에 모임통장이란 게 있다. 곗돈 콘셉트인데, 이게 금융실명제 이슈가 있다. 소유주는 누구며 과세는 어떻게 하느냐 하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6개월 동안 궁리하다가 이 통장에 대한 과세·증여·상속 주체를 모두 통장 모임주 것으로 하는 해결 방안을 들고 갔더니 "이게 가능하냐" "다른 은행에서 안 하는 걸 왜 하려고 하느냐"고 하더라. 법·제도 문제가 아니라 사람 마인드가 문제인 거다.
―거래세 인하나 대주주 양도세 부과 기준 문제 등 제도 개선 요구가 있다.
▷김 당선인=거래세를 인하하고 양도세 과세 기준 하향 조정을 유예하는 것이 맞는다고 본다. 지금은 코로나19란 상황이 있긴 하니 일단 유예한 뒤 시장 상황을 보고 해도 늦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공매도도 업틱 예외 조항이 12개로 너무 많다. 그래서 한국 시장에 개미 비중이 높으니까 그들의 불만을 헤아릴 필요는 있다.
[김기철 기자 / 강우석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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