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는 교육 20대는 직장', 강남 임대 시장 좌우하는1020[1020이 강남에 사는 이유]
일자리 많고 월소득 높아..20대 높은 월세 내며 강남행
![서울 강남구 역삼동 빌라 밀집지역의 모습 [사진=민상식 기자]](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003/05/ned/20200305095305049ssdl.jpg)
[헤럴드경제=민상식·양영경 기자] #서울 강북 지역 30평대 아파트에 살던 박모(42) 씨는 몇 달 전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의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20평대 전셋집으로 이사왔다. 박 씨가 집 평수를 줄이면서까지 대치동으로 온 건 명문 학군과 입시학원이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박 씨는 아들이 새로 환경에 적응할 수 있을 지 걱정했지만, 대치동엔 초등학교 고학년에 전학 오는 이들이 많다는 얘기를 듣고 전세 7억원 아파트를 고민없이 계약했다.
‘교육특구’로 불리는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는 10대 초반의 유입이 많다. 학원가 및 유명 중·고교들이 자리한 강남구 대치·도곡동에는 초등학교 입학 전후로 전입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학원가 모습 [헤럴드경제DB]](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003/05/ned/20200305095308250twmw.jpg)
▶교육 위해 강남 오는 10대들=서울교육통계에 따르면 2018년 3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1년 간 대치동이 속한 강남구 초등학교로 전입한 학생 수는 1974명으로 같은 기간 서울 25개구로 전학 온 전체 학생(1만8321명)의 9.2%에 달한다.
인구이동 순증(전입에서 전출을 뺀 수치) 통계를 보더라도 10대 초반 자녀가 40대 부모와 함께 강남구로 전입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5일 통계청의 연령별·지역별 인구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강남구의 10~14세의 순증은 1808명으로 서초구(102명), 송파구(268명)보다 월등히 많았다.
부모 연령 40~44세의 지난해 강남구 순이동 수도 1243명으로 서초구(-285명), 송파구(317명)를 능가했다.
교육 목적으로 인구 유입이 많은 강남구는 전세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높다. 초등학생 자녀 둘을 둔 김모(45) 씨는 아이들 교육을 위해 최근 대치동의 전용 85㎡ 아파트 전세를 약 9억원에 계약하고 이사왔다. 김 씨는 “대치동은 전세 물건을 구하기도 쉽지 않고 가격도 높다. 발품을 팔아 겨우 계약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강남에는 지방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상경하는 10대 후반 인구도 많다. 강남 대성·청솔 등 재수학원을 비롯해 각종 자격증 학원이 몰려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인구 1000명당 사설학원 수는 지난해 기준 서울 평균 1.4개인 반면, 강남구는 4.1개, 서초구 2.6개, 송파구 1.6개로 서울 평균보다 높다.
부산에서 고등학교 졸업 후 서울에 온 김모(19) 군은 역삼동 월세 60만원 원룸에서 혼자 지내며 강남역 인근 재수학원을 다니며 대입을 준비 중이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김 군처럼 고등학교 졸업 후 상격한 지방 학생들 절반 정도는 역삼동 등지에서 월세를 살며 학원을 다니고 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빌라 밀집지역의 모습 [사진=민상식 기자]](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003/05/ned/20200305095311549zktf.jpg)
▶20대는 일자리 찾아 강남 온다=20대도 전·월세가 비싸더라도 일자리, 문화시설 등을 찾아 강남에 자리잡는다. 2호선 강남역과 선릉역 사이 테헤란로 대로변 오피스 빌딩에는 대기업부터 중소기업,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직장이 자리잡고 있다.
신한은행이 고객 155만명의 자택 직장 주소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12월 기준 강남 지역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이 강남 3구에 거주하는 비율은 35%로 높은 편이다.
특히 20대 여성이 남성보다 많다. 지난해 20대 남성의 강남구 순증은 20~24세(-488명), 25~29세(662명)로 174명 증가에 불과했다. 반면 20대 여성의 경우에는 20~24세(439명), 25~29세(636명)으로 1075명 늘었다. 역삼동 원룸에 거주하는 여성 신모(23) 씨는 필라테스 강사로 일하고 있다. 그는 “고객인 젊은 층이 강남에 많기 때문에 같은 일을 하더라도 강남에서의 수입이 높을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강남 3구 직장인의 월소득은 서울 평균보다 약 50만~90만원 높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2017년 12월 기준, 서울시 전체 직장인의 평균 월소득 223만원인 반면 서초구는 312만원, 강남구 301만원, 송파구 272만원이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강남 3구는 교육환경이 우수하고, 일자리가 많기 때문에 1020세대가 몰릴 수 밖에 없다”며 “강남 지역의 주택 증여 증가로 10대와 20대의 순이동자 수가 증가하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반면, 3040세대의 경우에는 강남의 높은 임대료와 아파트값을 견디지 못하고 교외로 빠져나가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의 9510가구 대단지인 헬리오시티 모습 [사진=민상식 기자]](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003/05/ned/20200305095312624jgvr.jpg)
▶20대, 강남 전·월세의 주 소비층=역삼동은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다세대 주택이 모여있어, 편리한 출퇴근을 원하는 20대 직장인들이 몰린다. 강남 3구는 물론 성남, 판교, 수원 등으로 출퇴근도 용이하다.
월세는 60만~80만원 정도로 서울 다른 지역에 비해 10만~20만원 높은 편이다. 부동산 정보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시 전용 33㎡ 이하 원룸의 평균 월세는 55만원이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대기업에 다니는 박모(28) 씨는 역삼역 인근 30㎡ 원룸을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80만원을 내고 살고 있다. 그는 “출근이 빠르고 퇴근이 늦어 회사에 걸어 다닐 수 있는 역삼동에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역삼동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역삼동 빌라의 거주자는 20~30대가 70~80%에 이른다. 이 지역 전용면적 50㎡ 투룸 기준으로 전세는 4억원, 매매 5억원 선에 형성돼 있다.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높아 이 지역은 60~70%가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로 추정된다. 대부분 전월세 수요지만 20대 중 10% 정도는 원룸·투룸을 매입해 실거주한다는 게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송파구 석촌동, 삼전동 등 일대의 빌라·오피스텔도 월세 수준이 높지 않아 젊은층이 선호하는 곳으로 꼽힌다. 석촌동의 전용 30㎡ 원룸(보증금 1000만원, 월세 30만원)에 살고 있는 직장인 조 모(31) 씨는 “성남으로 출퇴근하는 데 2·8·9호선으로 어디든 갈 수 있어 이곳을 택했다”고 말했다.
전문직 또는 대기업에 다니는 맞벌이 부부는 전세값이 낮은 아파트를 찾아 오기도 한다. 송파구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가락동 9510가구의 대단지 헬리오시티가 2018년 12월 입주한 이후 지난해 초 전용 85㎡(5132가구) 전세값이 5억원 초·중반으로 뚝 떨어지면서, 20대 전문직들의 전입이 많았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는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이 높지 않아 신혼부부가 전세로 자리를 잡기도 한다. 직장인 송모(37) 씨는 “2018년 결혼할 당시 서초구 잠원동 재건축 아파트 전용 83㎡의 전세값은 4억원대”였다며 “교통과 편의성을 고려하면 최고의 선택지였다”고 말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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