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 곱창대란 1년 후, 한우 곱창 가격은 왜 폭락했나
마장동의 또 다른 부산물 도매상 강모(64) 사장은 “가산동 냉동 창고에 900보(소 한 마리에서 나오는 전체 내장) 분량을 쌓아놨다”며 “‘곱창 대란’으로 무섭게 뛰던 가격이 지금은 열풍 이전보다 더 폭락한 상태”라고 말했다. 마장동 상인들은 “2년 전 마장동을 들끓게 했던 ‘곱창 먹방 특수(特需)’가 부메랑이 돼버렸다”고 했다. 그동안 축산 부산물 시장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곱창 수요가 급증하자 외식 시장에서 ‘곱창 대란(大亂)’이란 말이 나올 만큼 곱창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 경기 일산에서 곱창 구이집을 운영하는 조모씨는 “2018년 6월에 2주 동안 곱창을 구할 길이 없어 영업을 못했고, 이후에도 9월까지 매달 열흘씩 문을 닫아야 했다”며, “1인분(200g)에 1만4900원 하던 한우 곱창구이를 그해 가을엔 2만원으로 올렸다”고 했다.

외국산 곱창이 시장을 파고든 게 가장 큰 이유다. 한우 내장 수급이 불안해지고 가격이 폭등하자 저가형 곱창구이집과 프랜차이즈, 가정간편식(HMR) 제조 공장 상당수가 2018년 말부터 외국산으로 재료를 변경하기 시작했다. 주로 ‘탕거리’ 용도로 쓰였던 호주·미국·뉴질랜드·멕시코 곱창은 빠른 속도로 구이 시장까지 장악했다. 국내산과 호주산 곱창을 4대6 비율로 섞어 쓰던 한 유명 곱창집은 지난해 1대9로 비율을 조정했다.

한 곱창 프랜차이즈의 영업 팀장은 “지난해 말 기준 호주 곱창 가격도 2018년 6월에 비해 70%나 올랐지만, 그래도 당시 한우 곱창 가격에 비하면 5분의 1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자영업 경기가 점점 더 나빠지면서 곱창 판매 가격을 올릴 수는 없으니 한우 곱창 대신 호주, 아르헨티나, 멕시코 곱창 등으로 수입 거래선도 다변화됐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소 곱창·대창 수입량은 5년 전 3000t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만3801t으로 4.6배 늘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앞서 한우 부산물의 품질 기준 도입, 투명한 가격 공개 시스템, 대량 공급을 위한 가공 시설 등 관련 산업 투자 확대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유통 혁신 없이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외국산 곱창에 시장을 잠식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화사의 '곱창 감사패'는 누가 줬나
- ‘기부천사’ 지드래곤 나서자… 호두과자 1시간 만에 완판
- [아무튼, 주말]#인형만드는고마저씨#계급도세계관
- 2조 매출 대박 뷰티 전문가가 탈모로 고민하다 한의사와 함께 벌침으로 만든 것
- 세척·살균 끝내 바로 드실수 있어요... 해남 꿀고구마 멤버십 할인 [조멤Pick]
- “구청 직원입니다” 문 열어줬다가 당한 일
- 100만원대 못지 않은 청소기를 12만5000원에 파는 남자
- 트럼프의 외교 특사 “이란 상황, 대통령 믿자”… 미·북 대화 전망 묻자 거부
- 아이젠하워 방한은 2차례 아닌 3차례… 1946년에도 서울 왔었다
- [단독] 입양심사, 민간서 국가 관리로 바뀌자… 아동 281명 무한 대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