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대표 음식, 일본식 주먹밥?
[편집자주] 세계화 시대,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각 나라에 대해 궁금했던 점이나 국제뉴스를 보고 이해가 되지 않았던 점 등을 국제정치와 각 나라의 역사, 문화 등을 통해 재미있게 풀어나갑니다. 매주 월요일 연재됩니다.


얼마 전 중학교 때 친구가 결혼 소식을 전했다. 그는 하와이에서 결혼식을 올린다면서 시간이 가능하겠냐고 질문을 해왔다.
이전에도 프로골퍼 양용은과 김미진 전 아나운서, '위대한 탄생2' 출신 가수 배수정, 배우 신성록, 가수 박정현 등이 하와이에서 결혼식을 올린 게 겹쳐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하와이 웨딩' 인기가 시작되려나 싶었다.
사실 하와이 인기는 결혼식 이전에 신혼여행에서부터 나타났다. 최근 하나투어가 5년간 신혼여행객들의 예약데이터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결혼한 신혼부부 중 약 19.6%는 신혼여행지로 하와이를 선택해 유럽(16.2%)보다 큰 인기를 보였다. 하와이는 2015년 15.1% 비중으로 인기 순위 2위였는데, 2016년 푸껫을 제치고 1위에 오른 뒤 꾸준히 인기가 높아졌다.
그런데 이런 한국에서의 하와이 인기는 일본에서의 인기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일본에서 일본인 친구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하와이'가 매우 빈번히 대화 소재로 등장한다는 걸 깨달을 수 있다.
일본인들에게 약간의 여유가 있다면 하와이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건 아주 평범한 선택이며, TV에서도 하와이는 매우 빈번하게 그려진다. 일본인들에게 '하와이'에서 사는 건 '인생의 꿈' 정도로, 여유가 있다면 노년을 하와이에서 보내는 게 바람직하게 그려진다. 여행지로서 일본인들의 로망이 '프랑스 파리'에 집약돼있다면 정착지로서의 로망은 '하와이'에 집약돼있다는 느낌이다. 유학을 잘 가지 않는 경향이 있는 일본인들이 유학을 가려고 할 때 첫번째로 고려하는 곳도 하와이다. 그야말로 일본은 '하와이 프렌들리'(Hawaii Friendly) 국가다.

우리에게 익숙한 일본계 스타들도 하와이와 연이 있다. 국가대표 스케이팅 선수 출신 이상화와 결혼해 한국으로 귀화한 가수 겸 방송인 강남(나메카와 야스오)은 일본에서 중학교까지 다니고 고등학교 무렵 하와이로 유학을 가 5년 동안 공부했다.
이종격투기 선수 추성훈(아키야마 요시히로)과 일본인 모델 야노 시호 부부도 최근 일본 도쿄에서 하와이로 이주했다. 야노 시호는 도쿄에서 열린 매거진 엘르 행사에 참석해 "좋은 인연이 닿아 하와이로 이주하게 됐다"며 "나를 위한 도전이자 사랑이의 교육을 위한 선택"이라고 언급했다.

하와이 곳곳에서도 일본의 흔적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먼저 하와이 호놀롤루 시내 유명 관광 명소인 '몽키포드(MONKEY POD) 나무'는 일본계 기업 '히타치'의 이름을 따 '히타치 나무'(日立の樹)라고 불린다. 히타치 나무가 위치한 모아날루아 가든 근처에 가면 일본인들이 모여 삼삼오오 사진 찍는 모습이나, 일본인 커플이 결혼식을 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와이에서 자란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이 좋아하는 하와이의 대표 음식 '하와이안 무스비(hawaiian musubi)'(햄 무스비, 스팸 무스비) 역시 일본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음식이다. '하와이안 무스비'는 한마디로 스팸 주먹밥인데, 사각 주먹밥에 구운 스팸을 얹고 재료가 서로 떨어지지 않도록 김으로 감싸거나 묶은 음식이다. 이름 자체도 일본 간사이 등에서 일본 주먹밥을 오무스비(おむすび)라고 부르는 데서 따온 것으로, 일본의 색채가 강하게 들어있다.
또 다른 하와이 대표 음식 '하와이안 포케' 역시 일본의 영향을 받았다. 하와이안 포케는 일종의 회덮밥으로, 옛날 하와이 사람들이 참치를 잡아서 바로 절여 먹는데서 유래했다. 포켓에 넣을 정도로 가볍게 먹을 수 있다며 서퍼들이 즐겨먹었는데, '포케'는 포켓(주머니, pocket)의 일본어 발음이다.

그런데 사실 하와이 곳곳에 일본의 흔적이 남아있다는 것이나, 일본인들이 하와이에 우호적 감정을 가진 것 등은 우리로선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미국 하와이'와 '일본'이란 말을 들으면 1941년 12월7일의 '진주만 공습'이 먼저 떠오르기 때문이다.
'진주만 공습'은 미국 하와이 주의 오아후 섬 펄 하버(진주만)에 정박해 있던 미 태평양 함대를 일본이 기습 공격한 사건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독일이 프랑스를 함락시킨 틈을 이용해 1941년 7월 말 일본군은 인도차이나 반도로 진주했다.
미국이 격렬하게 항의하고 석유 금수조치를 비롯한 경제제재 조치를 취하자, 일본은 1941년 12월7일(일본 시간 12월 8일) 진주만에 정박한 태평양 함대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선전포고 없이 진주만을 선제공격했다. 이로 인해 2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후 이야기는 알다시피다. 일본은 미군 격파 후 싱가포르,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을 손쉽게 점령했고, 이는 중립을 선언했던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 미국은 1945년 8월6일과 9일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했고, 15일 일왕(日王)은 무조건 항복을 선언했다.
즉 어찌보면 '하와이'는 일본인들이 그토록 슬퍼하는 원자폭탄 투하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며, 일본이 패전하는 쓰디쓴 역사를 낳은 곳이다. 그렇다면 하와이와 일본은 언제부터 이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된 것일까. 다음 편에서는 일본인들의 하와이 이주 역사를 통해 하와이와 일본의 긴밀한 관계를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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