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만 가능해요" 코로나19로 온라인 진출한 술집 [이동준의 일본은 지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일본 정부로부터 휴업 요청을 받은 유흥주점 업주들이 온라인에 진출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일본에는 한국 주점과 유사한 ‘스낵바’(スナックバー·スナック·스나쿠)라는 곳이 있는데 가게를 운영하는 여성 업주를 ‘마마’(ママ)라고 부른다. 원뜻은 ‘엄마’라는 뜻이다.
18일 동양경제 보도에 따르면 유흥주점은 특성상 손님과 종업원 간의 밀접접촉 우려가 커 휴업 대상에 꼽힌다. 이들 주점은 지난달 7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비상사태 선언 후 현재까지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일본 도도부현(시군구에 해당)에 내려진 비상사태는 14일 특정 경계지역이 아닌 34개 현 등 총 39개 현에 대해 해제됐지만 도쿄, 치바, 사이타마, 가나가와, 오사카, 교토, 효고, 홋카이도는 제외됐다.
그중 비상사태가 유지된 홋카이도 내 업주들은 장기화한 휴업으로 생계마저 어렵게 되자 ‘온라인 주점’을 열고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업주나 여기서 일하는 여성들은 트위터나 네이버 라인 메신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손님들과 접점을 유지했지만 최근에는 ‘스낵바 전용 앱’을 통해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스낵바는 시간당 요금을 받는다. 이는 온라인도 마찬가지다. 요금은 주점마다 차이가 있지만 시간당 2000엔 내외로 저렴한 요금을 내세우고 있다.
손님들은 앱에서 원하는 주점을 선택하고 원하는 시간 만큼의 티켓을 구매해 입점하게 된다. 온라인이기 때문에 마실 술이나 안주 등은 모두 손님의 몫이다.
얼핏 장사가 될까 하는 의문이 들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매출은 오프라인 영업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작지만 되긴 한다’고 전해졌다.
한국과 일본의 음주문화 차이가 이유로 보인다. 한국은 친구, 연인, 선후배 등 지인과 술집을 찾는다고 하면 나홀로 문화가 한국보다 앞서 확산한 일본은 퇴근길 혼자 스낵바에서 한잔하는 경우도 많다. 물론 한국처럼 지인과 함께하는 술자리가 없는 건 아니다.

그는 지난해부터 온라인 주점을 구상했다. 당시 요금 결제가 걸림돌이 됐는데 최근 스낵바 전용 앱이 등장하면서 구상이 현실이 됐다. 이 모습을 본 다른 영업점에서도 온라인 주점에 뛰어들고 있다. 다만 그들은 “가게 문을 열고 손님을 받는 게 훨씬 좋다”고 한목소리로 말한다.
사카이 씨는 “온라인 주점이 수익으로 연결되는 건 어려울지도 몰라도 홍보나 신규 고객 확보를 기대할 수 있다”며 “코로나19로 미래가 어두운 가운데 새로운 생활양식 변해가는 것을 생각해보면 대화의 장으로 온라인을 선호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주점이 나온 배경은 코로나19의 확산 탓이다. 비상사태에 앞선 지난 2월 코로나19가 일본 사회에 확산한 뒤 주점뿐만 아니라 식당, 커피숍 등 일상에서 이용하던 영업장들이 문을 닫게 됐다. 일본 정부는 이들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일시적 자금을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휴업이 장기화하면서 이 중 일부는 폐업에 이르는 등 피해는 시간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생계를 위한 고민에서 비롯된 작은 아이디어로 피해를 줄이고자 하는 노력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 주점도 그중 하나다. 매체는 “온라인 주점은 애프터 코로나 문화를 향한 도전”이라고 평가했다.
아직 시작에 불과하지만 생계를 위한 노력은 계속될 거로 보인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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