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why] 아카데미상이 왜 오스카상으로 불리는지 아세요?

윤한슬 2020. 2. 1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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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피 명칭이 오스카…“삼촌과 닮았다” 설 가장 유력

봉준호 감독이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각본상을 받은 뒤 트로피를 들고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FP연합뉴스

“각본상은 한국이 받은 최초의 오스카상이다.”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 작품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했다.

봉 감독은 이날 시상식에서 한진원 작가와 함께 각본상 수상자로 호명되자 무대에 올라 “감사하다. 큰 영광이다. 국가를 대표해서 (시나리오를) 쓰는 건 아닌데, 이 상은 한국이 받은 최초의 오스카상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미국 최대 영화상인 아카데미상의 정식 명칭은 ‘영화예술과학 아카데미상’이다. 그러나 봉 감독의 소감처럼 오스카(Oscars)상, 또는 오스카 시상식이라고도 많이 부른다. 왜 그럴까?

오스카의 유래는 정확하지 않다. ‘설’만 무성할 뿐이다. 다만, 트로피를 오스카라고 부르면서 오스카 시상식이란 명칭이 붙었다고 한다. 아카데미상 수상자에게는 높이 34㎝, 무게 3.8∼3.9㎏의 황금빛 남성 나상(裸像) 트로피를 준다. 이 트로피는 남성이 가슴 높이까지 오는 장검을 두 손으로 잡고 있는 모양인데, 이 트로피를 ‘오스카’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아카데미상 트로피가 오스카라는 별칭을 얻은 데는 크게 세 가지 설이 전해진다. 먼저 미국 영화예술과학 아카데미협회(AMPAS) 도서관 사서였던 마거릿 헤릭 여사가 1931년 도서관 책상 위에 있는 황금상을 보고 “삼촌 오스카와 닮았다”고 말한 것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마침 지나가던 신문기자가 그 말을 듣고 다음 날 칼럼에 언급하면서 오스카라는 명칭이 굳어졌다고 한다.

두 차례나 아카데미상을 탄 1920년대 할리우드 명배우 베티 데이비스가 트로피를 뒤에서 봤을 때 첫 번째 남편 하먼 오스카 넬슨과 닮았다고 말해 오스카라고 이름을 붙이게 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또 다른 설은 할리우드의 칼럼니스트인 시드니 스콜스키와 관련된 내용이다. 스콜스키가 1934년 제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침의 영광’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캐서린 헵번에 관한 기사를 쓰던 중 아카데미상을 계속 ‘그 상(The statue)’이라고 쓰는 것에 염증을 느껴 ‘오스카’라고 명명했다는 것이다.

세 가지 설 중 마거릿 헤릭 여사가 “삼촌과 닮았다”고 말한 것이 가장 유력하다고 하지만, 확인된 바는 없다. 다만 아카데미 역시 오스카라는 별칭이 점차 널리 쓰이자 1939년 이를 공식적으로 받아들였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홈페이지 제목도 ‘오스카 2020,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으로 돼 있고, 홈페이지 주소에도 오스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다.

참고로 ‘오스카 트로피’의 금전적 가치는 공개된 바가 없다. 트로피는 주석과 구리 등이 들어간 합금에 24K로 도금 했는데, 아카데미 측은 “값으로 따질 수 없는 고귀한 상이길 바란다”며 원가를 공개하지 않아왔다. 다만, 트로피의 금전적 가치는 350달러(약 41만원) 또는 500달러(약 60만원)에 달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mailto: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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