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민우 변신 비결 '피칭터널 포크볼 프로젝트'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2020. 5. 13.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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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프로야구 기아-한화 경기. 7회초 한화 선발 김민우가 주자 1,2루의 위기에서 기아 타선을 연속 삼진으로 잡고 장운호의 축하를 받고 있다. | 연합뉴스

한화 김민우(25)가 12일 대전 KIA전에서 눈부신 피칭을 했다. 6회까지 노히트 노런을 이어갔고, 7회 선두타자 김선빈에게 안타를 맞아 기록이 깨졌어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터커에게 볼넷을 내줘 몰린 무사 1·2루에서 최형우, 장영석, 유민상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불을 껐다.

김민우의 호투에는 한화 전력분석팀을 비롯 코칭스태프가 함께 노력한 ‘피칭 디자인’이 있었다. 피칭터널 포크볼 프로젝트였다.

김민우는 7회 무사 1·2루에서 ‘올 포크볼’ 승부를 펼쳤다. 최형우 상대로 포크볼만 4개를 던져 삼진을 잡았고, 장영석에게도 포크볼 3개로 삼진 처리했다. 포크볼 2개로 파울을 끌어낸 뒤 낙차를 더 떨어뜨려 헛스윙을 만들었다. 2사 뒤 유민상 상대로는 커브 2개와 직구를 던진 뒤 다시 포크볼 3개를 연속으로 던져 삼진을 잡아냈다. 이날 김민우는 투구수 101개 중 속구 40개, 포크볼 38개를 기록했다. 나머지 20개는 커브였다.

열쇠는 김민우의 포크볼이고, 이는 캠프 동안 조심스럽지만 치밀하게 준비됐다. 피칭터널을 이용한 피칭 디자인 작업이었다.

한화 구단 전력분석팀이 김민우의 여러 구종을 분석한 결과 속구와 포크볼이 피칭터널 구간을 상당히 오랫동안 공유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투구가 던진 여러 구종이 일정 구간 동안 비슷하게 움직이는 곳을 피칭 터널이라고 부르는데, 이 구간이 길면 길수록 타자들은 구종을 구분하기 어렵다. 랩소도 등으로 측정된 김민우의 투구는 속구와 포크볼이 상당한 거리 동안 비슷하게 움직였다. 타자들을 현혹시키는데 효과적이라고 판단했고, 캠프 동안 이 구간을 조금 더 늘리는 피칭 디자인이 이뤄졌다.

김민우의 투구 훈련 때 초고속 카메라인 엣저트로닉 카메라를 통해 공의 궤적을 꼼꼼히 살폈고, 가능한 속구와 비슷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세부 조정이 이뤄졌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김민우는 속구와 포크볼만으로 6이닝 노히트에 이어 7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비록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등판에 기대감을 높인다. 둘 중 하나를 노리는 것은 쉬워보이지만 속구 포크볼 조합에 공이 느린 커브를 섞는 것만으로 타자들은 충분히 어려움을 겪는다.

당초 한화는 김민우의 피칭터널 투피치가 불펜에서 가장 효과적일 것으로 계산했지만 커브를 섞음으로써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고 속구와 포크볼 조합으로 공략하는 방식으로 선발로도 통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한화는 캠프 동안 첨단 측정 장비를 이용한 훈련에 큰 공을 들였다. 김민우가 피칭 디자인의 성공 사례로 남는다면 선수들의 더욱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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