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도칼 가방을 만든 여자, '분크' 석정혜 디자이너[MD인터뷰]

2020. 4. 28.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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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어려서부터 새로운 것에 열광했어요. 하다보니까 디자이너가 된 거죠. 재미있어서 할 뿐입니다.”

핸드백 브랜드 ‘분크’의 석정혜 디자이너는 쿨했다. 안정된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분크’를 론칭한지 2년 만에 정상급 브랜드 반열에 올려놓았다. 단지 재미있어서 시작한 디자인으로 그는 한국 핸드백 브랜드에 큰 획을 그었다.

‘분크’ 론칭하자마자 매출 100억원

석정혜 디자이너는 자신이 들고 싶은 핸드백을 만들었다. 입소문을 타고 지난 2009년 ‘쿠론’을 론칭했다. 핸드백이 호평을 받으면서 러브콜이 쏟아졌다. 2010년 코오롱인더스트리 FnC 부문과 손을 잡았다. 그가 디자인한 ‘쿠론’ 스테파니백은 5년간 12만개가 팔려나갔다.

“매출 700억을 넘어서니까 정체기가 왔어요. 박수칠 때 떠나리는 말이 있잖아요. 대기업에서 나올 때 두려움은 없었어요. 직원 2명의 월급은 줄 수 있겠다 싶어 2018년 2월에 ‘분크’를 론칭했죠.”

‘분크(Vunque)’는 이탈리아어로 “어디에서도”라는 뜻이다. 언제 어디서나 고객과 함께 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고객은 ‘분크’에 열광했다. 견고하고 클래식한 매력에 빠졌다. 2019년 4월 현대 판교점 오픈 이래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렸다. 이날 하루에만 100개의 분크 가방이 판매됐다. 고객은 석정혜의 디자인에 매료됐다. 지난해 매출은 100억원을 찍었다. 올해 목표는 200억원이다.

‘면도칼 가방’으로 대박난 ‘분크’

‘분크’의 시그니처 아이뎀은 ‘토크백’이다. 모자 토크(toque)를 닮았다. 가방을 옆으로 탁 쳤더니 토크 모양이 나왔다.

“제가 순간적으로 유니크한 것을 만든거죠. 고객들은 해외명품같다고 해요. 국내외를 떠나, 수십년 동안 디자이너 경력을 쌓으며 저만의 아이덴티티를 확립해가고 있어요. 저는 어떤 브랜드를 따라하지 않아요.”

면도칼 잠금장치도 화제를 모았다. 뭔가 특별한 것을 만들기 위해 스케치를 하다가 번개처럼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직원이 사온 도루코 면도칼을 이용해 잠금장치를 디자인했다. ‘오캄의 면도칼’(어떤 사실 또는 현상에 대한 설명들 가운데 논리적으로 가장 단순한 것이 진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원칙)과도 닮았다. 심플한 디자인이 여심을 사로 잡았다. 어떤 고객은 공항 출국 수속을 밟을 때 실제 면도칼로 오인한 보안요원에 붙잡혔다는 이야기도 들려줬다. 성공을 예감했다.

한혜연, 서효림과 친해

그는 한혜연, 서효림 등 여러 셀럽들과 친하게 지냈다. 연예인이라기 보다는 친한 동생같은 느낌으로 만난다.

“누군가를 만날 때 이해관계로 사귀지 않아요. 그게 인간관계를 오래동안 유지하는 비결이죠. 그런 면에서 저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여성용 셔츠도 대박 행진

그는 핸드백 외에도 지갑, 구두, 캐시미어 머플러를 잇달아 히트시켰다. 최근엔 여성용 셔츠 1,000여장이 30분만에 품절됐다. 분크 셔츠는 소매를 풍성하게 만들거나 허리 아래에 주름을 넣어 차별화를 꾀했다.

“20S/S 시즌 첫 출시한 셔츠는 모두 미국에서 만들었어요. 한국에 없는 원단으로 제작했죠. 팔아도 남는게 없어요.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만큼 새로운 스타일을 제시하는게 가장 중요해요.소비자를 속이려고 하면 절대 안된다는 원칙도 있죠.”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디자이너의 꿈은 무엇일까. 그는 “‘분크’를 세계적 핸드백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의 꿈은 이제 시작이다.

한편, 석정혜 디자이너의 핸드백 브랜드 ‘분크’는 올 여름 오픈 예정인 K패션 전문몰 'HAN Collection'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점에서 만날수 있다.

'HAN Collection'은 한국을 대표하는 200여명의 K패션 디자이너들이 참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K패션 전문몰이며, 여성 캐주얼, 남성 컨템포러리, 스트릿 캐주얼, 슈즈, 핸드백 등 14개의 품목별 편집숍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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