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우리 청주 경주법주 초특선과 함께 설명절을

취화선 2020. 1. 18.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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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을 55% 깎은 쌀로 빚은 청주 경주법주 초특선. 제조사 금복주에 따르면 도정률 55%는 국산 청주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사진=홈페이지 캡처
[술이 술술 인생이 술술-146] 다가오는 설, 최고의 우리 청주를 조상님께 드리고 또 온 가족이 나누면 그보다 좋은 것이 있을까. 그래서 소개한다. 오늘의 술, 경주법주 초특선이다.

초특선은 국내산 최고급 쌀을 55% 도정해 빚는다. 보통 청주는 쌀 표면을 20~30%, 고급주는 40~50% 깎아 생산한다. 일반적으로 도정할수록 술맛이 깔끔해진다. 초특선을 만든 주류회사 금복주에 따르면 도정률 55%는 국내 최고 수준이다. 금복주 측은 "경주법주 초특선은 초저온 장기 발효법으로 빚고 지루로 여과해 맛과 향이 탁월하다"고 설명한다.

금복주는 또 초특선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주류품평회 '몽드셀렉션'에서 2011년부터 2017년까지 7년 연속으로 금상을 수상한 술"이라고 홍보한다. 몽드셀렉션의 실체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으나, 본 칼럼의 성격과는 맞지 않음으로 자세히 쓰지 않는다. 다만, 몽드셀렉션 수상에 큰 의미를 두실 필요 없다는 점만 말씀드리고 싶다.

됐다. 술이나 마시자. 금복주에서는 초특선을 10~12도로 차게 마시라고 권했다. 나는 냉장고에서 술을 꺼내 바로 잔에 따른다. 그리고 잔에 코를 가까이 댄다. 은은한 과일향이 코끝을 간질인다. 화이트와인 냄새와도 닮은 것 같다. 잔을 돌려 공기와 섞으며 초특선이 깨어나길 기다린다.

술을 머금는다. 초특선은 우유처럼 부드럽게 혀를 감싼다. 그러고는 천천히 싱그러운 과일의 풍미를 풍긴다. 그 풍미는 노골적이기보다는 은근하다. 목구멍에 가까워질수록 초특선의 단맛은 진해진다.

목넘김 또한 부드럽겠구나. 과연 걸리는 것 없이 술은 목구멍을 타고 흐른다. 그 찰나, 뜨거운 기운이 목젖을 건드린다. 그제야 실감한다. 내가 먹은 것이 술이로구나. 화기가 사라지면 매운맛이 슬그머니 올라온다. 입안에는 희미한 쓴맛과 끈끈함이 남는다. 딱 기분 좋을 수준의 끈적임이다.

그래서 초특선이 일본의 내로라하는 청주들보다 뛰어난 술이냐고 물으시면 답하기 어렵다. 유명한 준마이 다이긴조급 청주를 맛본 기억을 더듬어 솔직히 말하면, 초특선의 맛이 그것들보다는 좀 못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특선은 분명 잘 만든 술이다. 국산 청주 가운데에는 감히 으뜸이라 할 만하다.

재구매 의사 있다. 가격 또한 국산 중에 으뜸이다. 700㎖ 한 병에 4만5000원. 알코올 도수는 16도. 대량 생산하지 않아 구하기 쉽지 않다. 금복주 측에 전화 문의하면 각 지역 초특선 판매처를 알려준다. 서울에서는 SSG푸드마켓 청담점에서만 판다.

한문을 빼곡히 쓴 라벨, 언뜻 보기에 마치 일본 술처럼 보이는 라벨이 너무너무 아쉽다. 고급화 전략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술의 정체성을 드러내면서 고급 청주임을 어필할 방법이 충분히 있었을 텐데. 그래도 자석으로 여닫을 수 있는 단단한 종이 케이스, 친절한 속지 등 세심한 배려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내가 고급 청주를 마시고 있구나"라는 것을 자각하게 한다.

[술 칼럼니스트 취화선/drunkenhwas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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