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로 용돈 벌고 리셀로 목돈 불리고… MZ세대가 사는 법 [S 스토리]
이 기사는 언론사에 의해 수정되어 본문과 댓글 내용이 다를 수 있습니다.

#2. 서울 강남구에 사는 회사원 한모(28)씨는 은행 예금은 아예 하지 않는다. 주식과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로만 재테크를 한다. 주변에서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추구하는 것이냐’고 물으면 한씨는 “그럴 때 나는 은행 예적금이 오히려 하이 리스크, 로 리턴이라고 대답한다”고 한다. 그는 “돈은 무제한 찍어내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화폐가치는 떨어진다. 게다가 예금 금리마저 0%대다. 예금이나 적금에 돈을 맡길 이유가 없다”면서 “암호화폐는 채굴량도 한정적이라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적다. 주식도 장기투자 위주로 하는데, 4월에만 44% 수익률로 7000만원 정도 벌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 주변에서도 점차 은행에 돈을 맡기기보다 주식이나 비트코인, 부동산 등에 투자한다”며 “예적금은 더 이상 내 미래를 보장해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은행보다는 핀테크에 관심이 생기고, 주식과 암호화폐 거래로 고수익을 추구한다. 명품백 대신 고급 스니커즈를 응모해 되판다. ‘MZ세대’의 재테크 방식이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출생한 세대를 지칭하는 밀레니얼 세대(Millenial Generation)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에 태어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MZ세대는 기성세대와 달리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기 때문에 모바일을 우선적으로 사용하고, 최신 트렌드를 추구하며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이라면 발벗고 나서는 특징을 보인다.
◆소액으로 언제 어디서든 P2P 투자 ‘척척’
MZ세대는 모바일 사용에 익숙하기 때문에 휴대전화만 있으면 간단하게 투자할 수 있는 P2P 투자에 관심이 많다. P2P 금융투자는 인터넷을 통해 개인투자자와 대출신청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P2P 투자는 돈을 빌린 사람이 떼먹으면 받아내는 절차가 복잡해 투자 위험성은 다소 있으나 예금금리보다는 훨씬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기 때문에 MZ세대에게 인기가 좋다. 게다가 한국은행이 지난 28일 또다시 기준금리를 0.5%로 인하하면서 예금은 돈을 쌓아두는 것 이외엔 의미가 없어지게 됐다. 자본금이 적은 20대들에겐 은행의 예금 이자가 더 이상 재테크 수단으로 매력이 적어졌다는 얘기다.


◆한탕주의? 암호화폐는 새로운 투자처

MZ세대가 기성세대보다 비교적 암호화폐와 같은 가상자산 투자에 관심이 높은 이유는 복합적이다. 은행금리가 점점 떨어지고 있는 데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집값으로 부동산 시장에 진입하기도 쉽지 않다. 여기에 최근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가상자산투자가 제도권으로 다가선 것도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데 크게 한몫했다.
◆이제 스니커즈 되팔아 돈 번다
나이키가 가수 지드래곤과 협업해 출시한 운동화의 발매가는 21만9000원. 한정판으로 나온 이 신발은 나오자마자 품절됐고, 곧바로 리셀(Resell·되팔기) 시장에서 흰색 로고는 60만원대, 빨간색 로고는 300만원대에 거래됐다. 특히 지드래곤의 서명이 들어간 빨간색 로고는 1300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발매되는 매장에서 몇 시간을 줄서야 겨우 응모권을 제출할 수 있고, 추첨을 통해 당첨돼야만 살 수 있음에도 수많은 MZ세대들이 응모한다. 사기만 하면 천문학적인 수익률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용산구에 사는 회사원 강모(32)씨는 매일 아침 8시55분만 되면 긴장한다. 9시가 되자마자 모바일 증권사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 투자한 주식 시세를 본다. 강씨는 “그 전엔 주식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었다. 주식은 왠지 일확천금을 노리는 이들이나 하는 것이라 치부했는데,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주변에서 주식으로 많은 돈을 벌었다는 친구나 지인이 늘어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강씨는 지난 3월 과감하게 생애 첫 증권 계좌를 텄다. 그는 “주식 거래를 처음 한 이후 하루 일과를 주식 현황 확인으로 시작한다”며 “3시반 장마감까지 업무 중 틈틈이 모바일앱으로 주식 현재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MZ세대들이 주식 시장에서도 큰손으로 등극하는 모양새다. 특히 코로나19로 주식시장이 가라앉았다가 반등하자 ‘이번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인식이 2030세대에게 퍼지면서 올해 들어 주식거래를 시작한 MZ세대들이 크게 늘어났다.

이들이 주식시장을 주도하면서 ‘동학개미운동’이란 신조어도 유행했다. 코로나19로 증시에서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약해지자 그 자리에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몰려들며 지수를 떠받쳤다. 청나라와 조선 군대에 맞서 싸운 동학농민운동을 빗대 만든 표현이다. 2030세대들은 변동성이 큰 주식시장을 시작으로 고수익·고위험의 레버리지 구조화 상품에도 뛰어들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2030세대가 주식 투자에 몰리는 것을 그저 일확천금을 노리는 한탕주의로 치부할 순 없다. 이들은 ‘N포세대’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집값과 불안정한 일자리, 초저금리 시대에 살고 있다. 2030세대가 주식에 몰리는 것은 우리 사회의 슬픈 자화상일지도 모른다”면서 “이들이 분위기에 편승해 투자에 뛰어들기보다는 다양한 금융교육을 통해 주도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나이 들어서” “통장 까자”…아이비·장근석·추성훈의 악플 ‘사이다’ 대처법
- 32억원 건물 팔고 월세 1300만 택했다…가수 소유, 집 안 사는 ‘영리한 계산법’
- “누를 끼치고 싶지 않다”…암 투병 숨긴 채 끝까지 현장 지킨 김지영·허참·김영애
- 2000만원 연봉이 40억원 매출로…전현무가 축의금 ‘1억원’ 뿌린 진짜 이유
- 철심 7개·장애 4급…‘슈주’ 김희철, 웃음 뒤 삼킨 ‘시한부’ 가수 수명
- 육사 수석·서울대 엘리트서 ‘60.83점’ 합격생으로…서경석, 오만의 성채가 허물어진 자리
- 임영웅 1억 거절·홍지윤 일당 3000만원, 그들이 직접 쓴 ‘이름 가격표’
- 30억 빚 → 600억 매출…허경환은 ‘아버지 SUV’ 먼저 사러 갔다
-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고소영·남규리·홍진희, 멍들게 한 헛소문의 실체
- “지키고 싶었다”…이재훈·성준·김지현, 끝내 가족을 숨겨야 했던 진짜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