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로 아우슈비츠 재현, 나치 전범 무릎 꿇렸다

박건형 기자 2016. 10. 14.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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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범·피해자들 늙어 기억 흐릿.. 3차원 영상 보여주며 진실 가려

독일 경찰이 가상현실(VR·virtual re ality)을 이용해 나치 전범(戰犯)의 유죄판결을 받아냈다.

가상현실로 재현한 2차 세계대전 당시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 전경. /바이에른주 수사국

미국 경제 전문 포브스, IT 전문 엔가젯 등은 "독일 바이에른주 경찰이 VR 기술을 이용해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3차원으로 재현해 전범 재판에 사용하고 있다"고 12일(현지 시각) 전했다.

바이에른주 수사국은 올해 초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근무했던 나치 친위대원 라인홀트 한닝(94)을 기소했다. 수용소에서 17만 건의 살인을 방조했다는 혐의였다. 폴란드 남부에 위치한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홀로코스트'로 불리는 유대인 대학살의 근거지였다. 150만명의 유대인이 이곳에 수용됐고, 이 중 100만명 이상이 독가스와 강제 노역 등으로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한닝은 자신이 감시탑에서만 있어서 유대인들이 가스실로 끌려가는 장면을 보지 못했다고 완강히 부인했다. 오랜 시간이 지난 탓에 피해자들의 기억도 흐려져 혐의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에 바이에른주 수사국은 폴란드 바르샤바 측량국의 협조를 얻어 수천 장의 아우슈비츠의 현재와 과거 사진을 모았다. 이를 바탕으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아우슈비츠 모습을 3차원 VR 콘텐츠로 만들었다.

이어 대만 스마트폰 업체 HTC의 VR 기기 '바이브'를 이용해 한닝과 피해자에게 VR 콘텐츠를 보여줬다. 그 결과 피해자들은 수용소에서 가스실로 가는 과정이나 감시탑의 위치 등을 정확하게 기억해내며 피해 당시의 상황을 좀 더 구체적으로 묘사할 수 있게 됐다. 감시탑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가스실에 유대인들이 끌려가는 과정을 보지 못했다는 한닝의 진술도 거짓인 것으로 판명됐다. 한닝은 결국 살인 방조 혐의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고, 5년형이 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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