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영 "아홉번 못해주다 한번 잘해주는 나쁜남자 사양"(인터뷰)

뉴스엔 2016. 12. 3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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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영

도도하고 얄미운 악역으로 화인을 찍은 유인영(32)이 영화 ‘여교사’(감독 김태용/ 내년 1월4일 개봉)에 출연한다고 했을 때 퍼뜩 든 생각은 ‘나쁜 여교사’였다. 언론 시사에서 본 여교사 혜영은 이사장 아버지를 둬 낙타가 바늘 통과하기만큼이나 어려운 고교 정교사로 한 방에 부임한 금수저다. 하지만 그녀의 행동은 갑질과 오만방자함으로 규정하기가 힘들다. 복잡한 속내의 혜영, 아니 인영을 만났다.

“처음 시나리오 읽었을 때도, 촬영할 때도 왜 악역이란 얘기를 들어야하는지, 이해가 되질 않았어요. 효주(김하늘)와의 관계에서 어떻게 보면 피해자인데. 시사 이후 ‘맑은 악역’이란 수식어가 붙여지기에 감독님에게 ‘저 악역 아닌데...’라고 억울해 했죠. 그런데 사회생활을 하는 30대 여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다시 보니 혜영이 너무 얄미웠어요.”

여성 캐릭터가 주도하는 작품이 손에 들어온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흔치 않은 기회였기 때문이다. 안할 이유가 없었다. 주변에 있을 법한 이야기가 생각지도 못한 엔딩으로 마무리되는 충격은 매력적이었다. 호기심에 김태용 감독의 전작들을 보며 저런 감독과 작업해보고 싶단 생각에 빠져들었다.

“혜영은 기존에 했던 캐릭터들과 정말 달랐어요. 대학 과 선배인 효주를 학교에서 다시 만났을 때부터 너무 좋고 착해서 친해지고 싶었던 사람으로 바라봤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녀가 내게 까칠하게 굴어도 날 좋아해줬으면 좋겠다, 언니 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친해지려고 노력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8등신 서구 인형처럼 생긴 외모와 다르게 성격은 둥글둥글하다. 혜영과 닮은 지점이 그리 많지는 않으나 극 초반부 효주에게 다가서는 혜영의 모습은 자신이 평소 좋아하는 사람, 친한 이들을 만났을 때의 밝음과 장난스러운 면모와 똑 닮았다.

영화 속 논란이 예고된 대목은 번듯한 약혼자까지 둔 혜영과 무용특기생인 제자 재하(이원근)와의 관계다. 극중 재하와 키스신과 베드신이 등장하기까지 한다.

“원래 재하와 혜영이 만나게 되는 회상신이 있었어요. 풋풋한 연인들의 모습이었고 정말 사랑이었다고 생각해요. 순간마다 혜영은 최선을 다했어요. 정말 많이 사랑했고 헤어지고 나서 선생님으로 왔는데 재하는 나를 여전히 좋아하고, 약혼자가 다른 느낌의 남자라 흔들림이 있었을 것 같아요. 누구에게나 그런 마음이 들 수 있지 않을까요?”

‘여교사’는 3각관계의 치정 멜로 안에 많은 메시지를 함축하고 있다. 유인영은 금수저와 흑수저 논란처럼 사회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계급적 문제에 가장 눈길이 갔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어쩔 수 없고 결국은 도돌이표처럼 벗어날 수 없는 부분에 공감이 갔어요. 가장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요. 물론 제가 그런 아픔을 직접 경험한 적은 없지만 어렸을 때부터 이 일을 해왔고, 일하다보면 사람들과 만나면서 응어리진 부분이 분명히 있었을 거예요. 그래서 효주의 행동에 공감이 됐고요.”

선배 연기자 김하늘, 후배 이원근과 모두 첫 호흡이었다. 단출한 출연진의 영화 그리고 두 배우 사이에서 중간 다리 역할을 해야만 했다. 특히 여러 갈래의 감정을 주고받아야 하는 김하늘과의 호흡은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다.

“지금도 ‘하늘 선배님’이라고 호칭해요. 선배님과 처음 만나서 리딩을 하는 데 어색한 느낌이 너무 좋았어요. 이 분위기를 영화로 가져갔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요. ‘언니’라고 할 수도 있었는데 일부러 자제했고, 미워 보일 수 있는 이런 태도를 선배님이 너무 잘 이해해주셨어요. 감정, 연기적인 부분에서도 부족함이 보였을 텐데 ‘너의 혜영을 알아서 잘 표현해봐라’라며 믿고 맡겨주셨죠.”

이원근은 남동생과 동갑이라 남동생처럼 여겨졌다. 그를 볼수록 신인 때가 생각났다. 다행히 알콩달콩한 회상장면이 첫 촬영이라 빨리 친해졌다. 같은 소속사에 몸 담았던 ‘거인’의 최우식이 귀여운 개구쟁이라면 이원근은 진지한 스타일이란다.

“원근이와의 키스신, 베드신 촬영 전에 오히려 부담이 컸어요. 저도 그런 신이 처음이었고. 원근이가 신인이라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 됐죠. 그런데 감독님이 강조했던 게 ‘이 장면이 부각되고 이슈가 되기를 원치 않는다. 흘러가는 여러 사건 중 하나일 뿐이다’란 말에 부담을 덜어내고 임했어요. 서로 배려해주고 노력해 자연스럽게 마칠 수 있었고요.”

‘악녀’라는 이미지에 지금은 많이 여유로워졌다. 인정할 건 인정하자는 생각에서다. 일단 그 이미지로 했던 작품들의 시청률이 잘 나와 기억을 많이 해주고 있기에 고맙다. 특히 드라마라는 매체의 속성상 이미지 변화를 주근 것은 힘들기에 ‘여교사’를 터닝포인트 삼아 영화에서 다양한 역할을 연기하며 폭을 넓혀갈 계획이다.

“지금은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과거에 모델 활동을 시작하면서 내가 장점으로 내세울 수 있는 건 ‘변화를 잘 받아들인다’였어요. 헤어스타일, 메이크업, 뚱뚱함과 날씬함 등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거든요. 그런 장점이 연기와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게 뭘까를 고민해요. ‘화차’ 안에서 다양한 변화를 준 김민희 선배님 같은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최근 본 ‘미씽’에서 공효진 선배가 여러 가지로 변화하는 캐릭터도 욕심이 나고요.”

올해는 개인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드라마 ‘굿바이 미스터 블랙’을 끝내고 나서 체력, 정신적으로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어 여행을 떠났다. 15일간 나폴리를 비롯해 이탈리아 이곳저곳을 하루에 2만보씩 걸으며 여행했다. 이후로도 소처럼 열일 하고, 일하는 데서 즐거움을 찾았던 습관을 떨쳐내고 골프와 스쿠버다이빙 등을 배우면서 휴식의 즐거움을 깨달았다.

“2016년은 일과 나를 위한 시간을 적절하게 잘 사용한 것 같아 뿌듯해요. 새해를 앞두고 아무런 계획도 안 세웠어요. 이런 경우는 처음이에요. 그냥 물 흐르듯이 가고 싶어요. 저로선 큰 변화예요.”

■ 셀프 선정 6개 키워드
1. 인생작- ‘별그대’와 ‘기황후’.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참여했는데 위기를 잘 이겨내면서 완성한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2. 롤모델- 전도연 선배님.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좋다. 사석에서 뵌 적이 있는데 조조 영화를 혼자 보고 왔다며 영화의 전체적인 걸 꿰뚫고 있으셔서 깜짝 놀랐다. 출연자를 통해 들었던 현장의 흐름, 아쉬움을 마치 그곳에 있었던 것처럼 분석해내 너무 신기했다.

3. 결혼- 일단 적령기를 36세로 설정해 놨다. 20대 때는 30세로 정했었는데...36세가 되면 일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정리가 되는 시점일 것 같다.

4. 이상형- 어렸을 땐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었으나 지금은 내가 배울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직업은 중요하지 않고 외모는 첫 느낌이 편안하면 엄지 척!

5. 나쁜 남자- 왜 나쁜 남자를 좋아할까? 아홉 번 못해주다가 한번 잘 해주는 남자는 사양이다. 꼭 잘해줘야 하는 개념이 아니라 상대를 존중해주는, 착하고 배려심 많은 남자가 좋다.

6. 실물미녀- 네티즌들이 나에 대한 호칭이 ‘실물미녀’라고 한다. 배역 탓에 나를 너무 세게 생각하다가 실제 보니 안 그렇다는 표현이지 않을까. 생각보다 얼굴이 작다는 얘기도 들었다. (사진=유인영 / 필라멘트 픽쳐스 제공)

뉴스엔 객원 에디터 용원중 goolis@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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