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익효수'도 박원순 단골 공격수

정희상·주진우 기자 2016. 8. 4.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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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스토리

전 국정원 직원들의 ‘양심선언’ 박원순 공작

박원순 '국정원에 대한 분노로 정치 시작했다'

이상한 원세훈 재판, 판사야? 변호사야?

‘좌익효수’도 박원순 단골 공격수

간첩 잡는 게 주요 임무인 국정원 대공수사국. 이 대공수사국 직원 유 아무개씨(42)는 지난 대선 기간에 야당 후보를 비방하는 악성 댓글을 줄기차게 달았다. 특히 유씨는 박원순 시장을 모욕하고 비방하는 글과 카툰을 지속적으로 올렸다. 박 시장이 후보가 아니었는데도 말이다. 검찰이 조사한 범죄 일람표 중 유씨가 박 시장을 비방한 글은 수십 건에 달한다. 유씨가 바로 ‘좌익효수’다.

유씨가 단 댓글에는 욕설이 빠지지 않았으며 성기를 지칭하는 말도 자주 구사했다. 좌익효수 유씨는 박 시장을 주로 ‘박원숭’ ‘원숭이’라고 칭했다. '원숭이 아들 병역비리' '원숭이를 보면 철수색기도 알 만하다' '박원순 박원숭 원숭이 씨XX 지룡성님 시사만화 안만 봐도 운치있어' '이XX, 청계천 다시 덮을 XXX야' 등의 댓글을 달았다.

국정원 한 전직 고위 간부는 '원세훈 전 원장은 자신도 출퇴근 때마다 댓글을 달고 있다며 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댓글 달기를 권장했다'라고 말했다. 이는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에서 드러난 ‘원장님 지시 강조 말씀’ 문건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박 시장 아들 관련 댓글을 단 것에 대해 유씨는 검찰에서 '선거개입 의도는 절대 없었고, 당시 게시물 중에는 박원순 아들 병역비리 문제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글들이 많았다. 내 생각을 단편적으로 올린 것이다'라고 진술했다.

2012년 대선에서 국정원 직원 ‘좌익효수’가 인터넷에 유포한 박원순 서울시장 비방 만화.

유씨는 2011년 1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서 16개의 글과 3450여 개의 댓글을 올렸다. 검찰은 댓글 735개가 선거법을 위반했다고 보았다. 하지만 검찰은 유씨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되고 2년 뒤인 지난해 11월 그를 국정원법 위반과 모욕 등 혐의로 기소했다. 그가 단 댓글 가운데 10건만 기소 내용에 포함시켰다. 2016년 4월 법원은 유씨에게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모욕 혐의에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이창경 판사는 판결문에서 '유씨가 선거와 관련해 올린 댓글이 10건에 불과한 점, 과거에도 선거와 관련 없이 여러 정치인을 비방하는 댓글을 올린 점 등에 비춰보면 유씨가 해당 후보의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 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만큼 능동적·계획적으로 행동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댓글을 꾸준히 달아서 무죄라는 논리였다. 이 판결을 두고 법조계 안에서도 비판이 거셌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 7급 공무원 김 아무개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원순 시장 지지 글을 올렸다가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며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김씨는 이 판결로 공무원직을 박탈당했다. 한 현직 부장판사는 두 사건을 비교하며 '검찰의 ‘봐주기 기소’와 법원의 ‘면죄부 판결’은 사법사에 치욕으로 남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유씨 사건은 검찰이 항소하면서 2심이 진행되고 있다. 유씨는 국정원에서 해임된 상태다.

정희상·주진우 기자 / webmaste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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