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의 '포켓몬 GO' 열풍..현실의 '닌텐도' 살렸네
[경향신문] ㆍ증강현실·스마트폰 이용 게임…미국서 다운로드·매출 1위에

일본 게임회사 닌텐도의 증강현실(AR) 신작 게임 ‘포켓몬 고(GO)’가 미국과 호주 등에서 신드롬 수준의 선풍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게임 속 포켓몬을 잡기 위해 공원이나 식당, 경찰서에까지 사람이 운집하는 해프닝이 일어나고 사람이 강가에 빠져 죽는 불상사까지 벌어지고 있다. 콘솔게임(TV에 연결해서 즐기는 비디오게임)의 쇠락과 함께 위기를 맞았던 닌텐도가 모바일게임으로의 전환, 특히 증강현실과의 만남을 통해 극적인 ‘재기’에 성공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2일 도쿄증시에서 닌텐도 주가는 전날보다 12.73% 오른 2만2840엔(약 25만3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하루 만에도 제한폭인 24.5% 급등한 데 이어 연일 수직 상승하고 있다. 주가 급등의 원인은 지난 6일 출시된 ‘포켓몬 고’의 인기 때문이다. 게임 출시 이전과 비교해 5거래일 동안 증가한 시가총액은 13조3000억원가량에 이른다.
‘포켓몬 고’ 홈페이지와 교보증권 등에 따르면 ‘포켓몬 고’는 기존 포켓몬 게임에 증강현실과 위치인식시스템(GPS)을 적용한 게임이다. 플레이어가 포켓몬을 포획하거나 수집해 다른 이용자와 대결하는 방식이다. 포켓몬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실제 현실 세계의 특정 위치로 이동해야 하고, 알을 부화시키려면 일정 거리를 약 20㎞ 미만으로 움직여야 하는 등 스마트폰의 가상현실(VR)과 실제 현실 세계를 모두 사용하는 게임방식을 적용했다.

‘포켓몬 고’의 반응은 가히 선풍적이다. 지난 6일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 일부 국가에만 출시했는데 미국에서는 곧장 다운로드 순위, 매출 순위 1위에 올랐다. 또 아직 익숙하지 않은 ‘증강현실’ 탓에 사회적 문제까지 야기되고 있다. 실제로 호주에서는 한 경찰서가 몬스터를 구할 수 있는 곳으로 지정된 이후 사람들이 몰려 홍역을 치렀다. 미국 와이오밍주에서는 한 10대 여성이 강가에서 포켓몬을 잡으려다 익사체를 발견하기도 했다.
‘포켓몬 고’의 인기 배경은 이미 친숙한 ‘포켓몬’ 캐릭터와 ‘증강현실’이라는 신기술이 결합해 사용자들의 흥미를 끌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진투자증권 정호윤 연구원은 “만화 및 애니메이션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포켓몬 시리즈를 실제 현실 속으로 끌어왔다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보인다”며 “사용자들이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과 같은 신기술을 통해 게임에 더욱 강하게 몰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켓몬 고’의 인기로 2009년 이후 침체를 경험했던 닌텐도가 반전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1889년 화투를 제조하는 개인상점으로 시작한 닌텐도는 ‘슈퍼 마리오 브러더스’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게임으로 기네스북에 올리며 게임기 사업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게임 시장의 주도권이 스마트폰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2010~2014년 매년 적자를 기록하는 등 침체 일로를 걸어왔다.
한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모바일게임 시장 성장률이 21%에 달한 반면 비디오게임은 2%, PC게임은 7% 성장에 그쳤다. 이후 닌텐도는 모바일게임사로 전환하기 위해 절치부심했다. 지난해 3월 닌텐도는 구글, 포켓몬 컴퍼니와 함께 ‘포켓몬 고’를 개발 중이던 나이언틱 랩스에 2000만달러를 투자했다. 그 결과로 탄생한 것이 지금의 ‘포켓몬 고’다. 앞서 올해 3월에는 닌텐도의 첫번째 모바일게임인 ‘미모토’가 출시돼 시장을 넓혀가는 중이다.
‘포켓몬 고’의 한국어 서비스는 출시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한국 정부가 구글의 지도 국외 반출 신청에 대해 국가 안보 등을 이유로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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