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연승 비결, 박찬호 향한 김기태의 '모자 인사'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2016. 8. 3.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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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에게 모자를 벗고 인사하고 있는 KIA 김기태 감독.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광주=김성태 기자] 10개 구단 가운데 선수에게 모자를 벗고 정중하게 인사하는 감독이 과연 누가 있을까? KBO리그 10개 팀 가운데 있다. 바로 KIA 김기태 감독이다.

KIA는 지난 2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9회말 박찬호의 끝내기 적시타로 10-9,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김기태 감독 부임 이후 KIA의 첫 7연승이었다.

전날 KIA는 8-9, 한 점차로 밀린 상황에서 9회를 맞이했다. 상대 김성근 감독은 최근 부진에 허덕이는 정우람을 믿지 못하고 대신 카스티요를 올렸다.

하지만 KIA 중심타자는 카스티요의 150km가 훌쩍 넘는 빠른 공을 연달아 쳐냈고 이범호의 적시타 한 방으로 9-9를 만들었다. 김성근 감독의 묘수가 악수가 되는 순간이었다.

이후 2사 만루 기회가 KIA에 찾아왔다. 한화 마운드는 정우람이 지켜내고 있었다. 그리고 타석에 박찬호가 들어섰다. 9번 타자, 그것도 대주자로 주로 기용이 되는 프로 3년차 박찬호였다.

하지만 김기태 감독은 믿었다. 박찬호는 끈질기게 승부했고 정우람의 공을 밀어쳐냈다. 상대 2루수 정근우가 그 공을 놓쳤다. 그대로 경기는 KIA의 승리했다. 타이거즈의 7연승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이후 재밌는 장면이 나왔다. 경기 후, 선수들은 일렬로 서서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김기태 감독과 악수를 했다. 그리고 끝내기의 주인공인 박찬호의 차례가 되자 김기태 감독은 잠시 멈칫하더니 모자를 벗었다.

그리고 90도로 고개를 숙이고 정중하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 박찬호 역시 깊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다. 팀의 수장인 감독과 팀의 연승을 이끈 선수의 '맞절 인사'였다.

감독 입장에서 선수에게, 그것도 2014시즌 고졸 신인으로 입단한 선수에게 모자를 벗고 감사 인사를 하는 장면은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다. 하지만 김기태 감독은 했다.

그만큼 선수를 믿었고, 믿음을 받은 선수가 제 몫을 해줬다. 자신의 기대에 부응했기에 그 선수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어서 한 표현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지난 2015년 8월 1일 한화전에서 김기태 감독의 '모자인사'를 받고 기분이 좋은 윤석민. 스포츠코리아 제공

이전에도 김기태 감독의 모자인사는 있었다. 공교롭게도 당시 상대 역시 한화였고 게다가 딱 1년 전이었다. 2015년 8월 2일, 당시 김기태 감독은 3이닝 세이브를 기록한 윤석민에게 모자인사를 했다.

9-8, 한 점차 승리를 지키기 위해 50개의 공을 뿌린 마무리 윤석민을 향한 김기태 감독의 고마움이 담긴 인사였다. 그렇게 팀은 5연승을 달성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어제, 김기태 감독은 팀의 7연승을 안겨준 젊은 박찬호에게 모자 인사를 했다. 현재 KIA의 팀 분위기가 어떤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이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선수들이 모두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집중력을 발휘해줬다"라고 말하며 승리의 공을 선수들에게 돌리기도 했다.

자신을 믿어주는 감독, 자신을 알아주고 존중하는 감독 밑에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고 성장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그것을 김기태 감독은 '모자인사'로 표현하고 있다. 감독과 선수 간의 단단한 신뢰, 7연승의 비결이 여기서 나오는지도 모른다.

참고로 KIA가 가장 최근 7연승을 달린 것은 지난 2013시즌 6월 8일부터 16일까지 연승을 달린 바 있다. 게다가 김기태 감독, 개인의 7연승도 이번이 두 번째다.

예전 LG 감독 시절, 지난 2013시즌 7월 23일부터 7연승을 달린 바 있다. 참고로 그해 LG는 2002년 이후 무려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입성했다.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dkryuji@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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