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차트 역주행이.. '기적을 달리는' 한동근

양승준 2016. 8. 26.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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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데뷔곡 이틀 째 음원 순위 1위
가수 한동근이 2년 전 낸 노래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로 멜론 등 음원 차트 1위를 차지하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한동근은 "천운이 따라 신기할 뿐"이라고 놀라워했다. MBC 제공

가수의 삶은 노래 따라 간다고 했던가. 히트곡 하나 없었던 한동근(23)이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이 소설의…’)란 노래로 ‘소설’ 같은 일의 주인공이 됐다. 에일리 등 유명 가수들의 신곡을 제치고 2014년 9월 발표한 이 노래로, 25일과 26일 이틀 연속 멜론ㆍ지니 뮤직 등 주요 음원 사이트에서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하루에도 수 백 개의 신곡이 쏟아지며 유행이 급변하는 가요계에서 2년 전 나온 곡이 다시 음원 차트 정상에 오르기는 매우 보기 드문 일이다.

2013년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3’의 우승자인 한동근의 데뷔곡 ‘이 소설의…’ 는 공개 당시 음원 차트 100위에도 오르지 못했다. 26일 멜론에 따르면 비참하게도 외면 받았던 노래가 주목 받기 시작한 건 한동근이 지난 5일 MBC 음악프로그램 ‘듀엣가요제’에서 우승을 하고 난 뒤다. 보통 사람과 짝을 이뤄 노래를 부르는 이 프로그램에서 한동근은 밴드 자우림의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폭발력 있는 고음으로 소화해 시청자의 관심을 받았다.

방송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에는 ‘리틀 임재범’(CR***, 크라우***)이란 평이 쏟아졌고, 이후 시청자들이 그의 노래를 찾아 들으면서 곡이 차트 톱100에 등장하더니, 1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한동근 측은 “인터넷에서 한동근을 치면 가장 먼저 나오는 연관 검색어가 ‘이 소설의…’라 이 곡이 주목 받게 된 것 같다”고 추정했다. ‘이 소설의…’는 2000년대 초반 유행했던 정통 발라드 풍 노래다. 직장인 김기석(34)씨는 “갑자기 차트에 올라와 곡을 들어봤는데, 예전에 즐겨 들었던 테이의 ‘사랑은… 향기를 남기고’ 스타일의 노래라 반가워 즐겨 듣는다”고 말했다.

한동근의 지난 6월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 출연 모습. MBC 방송 화면 캡처

한동근에 대한 호기심이 최근 10~30대 사이에서 높아진 것도 2년 전 노래의 ‘차트 역주행’에 한 몫을 했다. 한동근은 지난 6월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서 성악 발성을 하는 등 엉뚱한 모습으로 화제가 됐다. 인물에 대한 흥미와 그의 가창력이 최근 잇따라 조명 받은 것이, 2년 전 데뷔 곡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멜론 등 국내 6개 음원 사이트에서 자료를 받아 음원 순위를 내는 가온차트는 “‘이 소설의…’ 소비 패턴을 모니터링 해보니 꾸준히 사용량이 상승하는 등 사재기 의심 패턴은 찾아볼 수 없었다”며 “올레, 엠넷 뮤직 등 6대 차트에 모두 톱5에 올라 있는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입소문을 타고 화제가 된 사례”라고 봤다.

갑작스러운 인기에 한동근 측은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난 24일 낸 신곡 ‘그대라는 사치’ 보다 ‘이 소설의…’가 더 큰 사랑을 받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져서다. 한동근은 이날 한국일보에 “‘이 소설의…’는 제 이름으로 나온 첫 노래라 의미가 남다른 곡”이라며 “발매 당시 큰 사랑을 받지 못하다 이렇게 천운이 따라 마냥 신기하고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mailto: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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