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마피아 '카모라', 경영 기법 장난 아니네

[비즈니스 인사이트-102] 남부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항구도시 나폴리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있다. 바로 이곳을 근거지로 활동하는 마피아 '카모라(Camorra)'의 존재다. 1990년대 이탈리아 정부가 '대부'로 유명한 시칠리아 기반의 마피아인 '코사 노스트라(Cosa Nostra)'와 전쟁을 벌이는 와중에 카모라는 유럽 최대 범죄조직으로 떠올랐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마피아 '카모라'의 경영능력은 웬만한 글로벌 기업 뺨친다. 카모라는 다른 조직범죄에 힘을 쏟지 않는다. 가장 수익성이 높은 마약, 그중에서도 코카인에 집중한다. 유럽 내 마약 거래에서 상당한 장악력을 가지고 있으며 나폴리 세콘딜리아노에 있는 유럽 최대 마약 거래 시장을 운영한다.
카모라는 많은 기업들처럼 피라미드 형태의 조직을 가지고 있는데 제일 상부는 전략을 짜고 자원을 배분하는 일을 한다. 중간 관리자들은 제품(마약)을 조달하고 이를 판매하는 역할을 한다. 그 밑의 영업관리자는 유통망을 관리하고 가장 말단 조직원이 상품을 고객에게 직접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카모라는 경영에서 자주 쓰이는 각종 서플라이 체인 기법을 도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 마약은 전 세계에서 글로벌 소싱이 이뤄지고 있으며(중남미 코카인, 아프가니스탄 헤로인, 북아프리카 헤시시) 공급망 교란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항상 대안 공급처를 준비해놓고 있다.
유연하고 신속한 조직 운영이 카모라의 장점이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이탈리아 노동법도 적용되지 않는다. 카모라는 많게는 약 500명 정도로 구성되는 조폭 집단 115개의 느슨한 연합체인데 비즈니스상 필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움직인다.

조직원의 기를 살리는 인적자원관리(HR)도 잘한다. 신입 직원에게는 종교적인 엄숙함까지 느껴지는 입회식을 한다. 이를 통해 소속감을 높인다. 능력 있는 신예에게는 '별명'을 붙여줘서 더 잘하게 만든다. 업무를 하다가 세상을 떠난 조직원의 유가족은 끝까지 챙겨서 조직 충성도를 높인다. '잠수함'이라고 불리는 조직원들은 이런 유가족에게 돈과 먹을 것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 같은 지역사회에 대한 사회공헌(CSR)은 조직이 위기에 빠졌을 때 빛을 발했다. 경찰이 체포 작전을 벌일 때마다 카모라의 근거지가 있는 지역 주민들은 경찰을 방해한다. 골목에 바리케이드를 치거나 경찰차에 불을 지르기도 한다.
이코노미스트는 카모라가 자신들에게는 좋은 조직이었을지 몰라도 국가적으로는 큰 손해를 끼쳤다고 설명했다. 사비아노는 1979년부터 2006년까지 약 27년 동안 카모라가 죽인 사람이 3600명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마약을 유통시키면서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망치고 경제를 파괴시킨 것은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범죄였다. 이코노미스트는 대부분의 카모라 조직원이 중년이 되기 전에 목숨을 잃거나, 크게 다치거나, 감옥에 간다고 설명했다. 보스들은 경쟁하는 다른 조직이나 경찰을 피해서 일 년 내내 다락방이나 지하실에 숨어서 살아야 한다.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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