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의 일상 톡톡] 반려동물로 외로움 달래는 대한민국

김현주 2016. 12. 25.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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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사회는 개인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으며, 사람들은 관계를 맺는 것을 서툴러하거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또한 결혼과 출산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이 커져가면서 1~2인 가구의 증가도 빨라지는 추세입니다. 사회전반적으로 자의든 타의든 홀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최근 국내에서 반려동물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는 배경에는 이런 사회적 변화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전에 비해 타인과의 소통 및 관계가 원만하지 못한데다,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누군가의 다정한 손길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대안으로 반려동물을 찾기 시작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특히 고령화와 저출산 현상이 지속될수록 반려동물 인구는 앞으로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큽니다. 자연스럽게 반려동물을 둘러싼 다양한 갈등도 불거지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의 소음·악취로 인한 이웃간 다툼이 잦아지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키우기 힘들다는 이유로 반려동물을 유기하거나 학대하는 행위도 많아지면서, 반려동물의 보호를 위한 다양한 대책도 요구되고 있습니다. 물론 2014년부터 의무화된 반려동물 등록제도가 있으나, 아직까지 그 효과는 미미한 실정입니다.

반려동물 인구 '1000만명 시대'이다.

현대인들이 반려동물을 기르는 이유는 동물을 좋아하고, 또 하나의 친구/가족을 갖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86.6%는 아직까지 반려동물 문화는 성숙하지 못한 편이라고 답했다.

‘반려동물 등록제’의 필요성에는 대부분 공감했지만, 양육자 20%만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9명 "반려동물에 투자하는 사람들 많은 것 같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반려동물 관련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반려동물 인구 1000만명 시대에 걸맞게 반려동물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전체 10명 중 9명(90.2%)이 요즘 반려동물에게 많은 돈을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으로, 이런 인식은 작년에 비해서도 소폭 상승한 결과이다. 또한 요즘 반려동물을 다루는 프로그램이 많은 것 같다는 의견이 전체 80.1%에 이를 만큼 반려동물은 이미 우리의 일상생활에 깊숙하게 들어와 있는 모습이었다.

반려동물을 다룬 TV프로그램은 반려동물 양육 의향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었다. 전체 63.8%가 반려동물과 관련한 TV프로그램을 보면 반려동물을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힌 것이다. 특히 젊은 세대가 반려동물 관련 프로그램을 통해 양육의향을 많이 가지게 되는 경우가 많은 편이었다.

반려동물의 양육에 대한 태도도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10명 중 8명(79.8%)이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이 아이의 정서 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느꼈으며,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은 마음이 따뜻할 것 같다는 의견도 절반 이상(54.7%)에 달했다. 현재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경우에 반려동물의 양육이 아이에게 끼치는 영향력을 높게 평가하고, 양육자는 따뜻한 사람이라고 좋게 바라보는 태도가 훨씬 뚜렷했다.

◆86.6% "국내 반려동물 문화 성숙하지 못한 편"

하지만 반려동물 양육문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큰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응답자의 86.6%가 아직까지는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문화가 성숙하지 못한 편이라고 바라본 것이다. 실제 반려동물의 소음과 배설물로 인한 이웃간의 다툼은 있을 수 있는 문제라는데 대부분(83.6%)이 공감할 만큼 반려동물을 둘러싼 갈등은 우리사회에서 결코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이런 인식들을 반영하듯 10명 중 9명이 반려동물의 배설물 처리에 관한 법적 처벌수위를 높이고(90.9%), 반려동물을 유기하거나 학대하는 행위의 법적 처벌수위를 높여야 한다(90.4%)는 것에 동의했다.

다른 한편으로 반려동물에게 과도한 애정을 보내는 것을 경계하는 시선도 상당했다. 전체 86.2%가 요즘은 반려동물한테 과하게 정성을 쏟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으며, 반려동물을 너무 사람처럼 취급하는 것은 보기 안 좋다는 시각(62.7%)도 적지 않았다.

◆또 하나의 친구·가족 생긴 것 같아 좋다 vs 배설물 처리 및 털 관리 어려워

반려동물 양육자들이 동물을 키우는 과정에서 느끼는 가장 큰 장점은 또 하나의 친구와 가족이 생긴 것 같다(63.8%·중복응답)는 것으로, 특히 젊은 세대가 많이 공감했다. 반려동물로 인해 △웃을 일이 많아지고(43.6%) △외로움이 달래지며(35.6%) △가족 분위기가 활기차진다(32.1%)는 평가도 많았으며 △책임감을 가질 수 있게 해주고(27.6%) △성격이 보다 온화해지는 것 같다(26.8%)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실제 반려동물의 양육과 관련한 태도를 살펴본 결과, 양육경험이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반려 동물을 가족과 다름 없게 여기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양육경험자의 84.7%가 반려동물은 나의 가족과 다름이 없다고 응답한 것으로, 아무래도 과거 경험자(79.8%)보다는 현재 양육자(91.9%)가 이런 인식을 훨씬 많이 내비쳤다. 또한 60.4%가 주변 사람들에게 반려동물의 양육을 추천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는데, 역시 현재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에 더 많이 추천하는 모습이었다.

반면 반려동물을 키운 것을 후회해 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37.4%)은 적은 편으로, 대체로 반려동물과의 추억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편 반려동물을 키우는데 있어서의 애로사항으로는 배설물 처리 및 털 관리가 번거롭고(52%·중복응답), 혼자 두고 외출이나 여행이 어렵다(49.8%)는 점을 주로 많이 꼽았다. 또한 △위생상 안 좋고, 냄새가 나며(26.8%) △손이 많이 가고(25.3%) △건강에 이상이 생겼을 경우 대처가 힘들다(25%)는 지적이 뒤를 이었다.

◆가장 많이 키워본 반려동물은 '강아지'…월 평균 양육비 5만~15만원

양육경험이 가장 많은 반려동물은 단연 강아지·개(79.8%·중복응답)였다. 그 다음으로는 △금붕어·열대어(36.2%) △고양이(26.7%) △햄스터(22.1%) △거북이(14.4%) △토끼(11.8%)의 양육경험이 많은 편이었다. 이런 반려동물의 입양은 주로 아는 지인을 통한 분양(67.8%·중복응답)으로 이루어졌으며, 펫샵에서의 구입(34.4%)과 파양되었거나 유기된 동물의 입양(10.9%) 사례가 그 다음이었다.

월 평균 반려동물 양육비용은 주로 5만~10만원(30.2%) 또는 10만~15만원(19.2%) 정도가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양육경험자 10명 중 3명 정도(32.1%)는 반려동물 양육비용을 부담스러운 편이라고 느끼고 있었다.

반려동물의 양육기간은 대체로 6개월에서 5년 미만이었으며, 반려동물을 10년 이상 키워본 경험은 15%에 불과했다. 다만 현재 양육자의 경우 대부분(90%)이 지금 키우고 있는 반려동물이 죽을 때까지 함께 할 생각이라는 뜻을 내비쳐, 반려동물에 대한 강한 애착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려동물 등록제' 인지율 ↓…양육자 중 20%만 자신의 반려동물 등록

반려동물 보호 및 유기행위 억제를 위해 2014년부터 의무화 된 ‘반려동물 등록제’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74.3%가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난해 조사(77.9%)와 비교했을 때 인지율이 소폭 줄어든데다가, 반려동물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제도에 대한 충분한 홍보는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상대적으로 현재 반려동물을 양육중인 사람들의 인지도가 훨씬 높은 편이었다. 또한 현재 양육자 중에서 실제 반려동물을 등록한 사람은 20%에 그쳐, 반려동물 등록제의 실효성에 의문을 가지게끔 했다.

물론 반려동물 등록제의 취지에는 대부분이 공감했다. 전체 10명 중 7명(71.5%)이 반려동물 등록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바라봤으며, 반려동물 등록제에 관한 법을 좀 더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는데도 대부분(75.6%)이 동의한 것이다. 과거에 반려동물을 키워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반려동물 등록제의 필요성과 법의 강화 필요성에 보다 많이 공감하는 모습도 살펴볼 수 있었다.

그에 비해 반려동물 등록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는 인식은 전체 11.4%로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또한 전체 83.5%가 반려동물 등록제를 해야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행위가 감소할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을 만큼 제도의 필요성과 효과에 대해서는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반려동물 등록제 관리시스템을 믿을 수 있다는 시각은 10명 중 3명(30.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보다 체계적인 시스템의 구축이 전제되어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다른 한편으로 동물의 내장에 칩을 삽입하는 방식의 반려동물 등록제가 반려동물에게 아픔을 주는 시술이라는데 동의하는 시각(45.8%)이 비동의 의견(28.1%)보다 우세한 것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반려동물의 등록을 꺼려하는 이유를 어느 정도 엿볼 수 있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10명 중 6명 "중성화와 성대제거 및 짖음 방지기 부착은 엄연한 동물 학대"

한편 반려동물로 인해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도 요구되는 가운데, 가장 많이 필요성을 느끼는 행위는 반려동물의 목줄 채우기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92.2%가 반려동물에게 목줄을 채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바라본 것으로, 특히 과거 양육경험자가 필요성을 상대적으로 많이 느끼고 있었다.

반려동물의 중성화 수술을 찬성하는 의견도 비교적 많은 편이었다. 절반 이상(54.7%)이 반려동물의 중성화 수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으며, 이에 동의하지 않는 의견(20.6%)은 적은 수준에 머물렀다.

이에 반해 짖음 방지기 부착과 성대 제거 수술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의견을 더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전체 10명 중 6명(61.7%)은 중성화와 성대제거 수술 및 짖음 방지기 부착을 엄연한 동물 학대라고도 바라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용의 목적으로 거세 등의 외과적 수술을 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절반 이상(55.2%)이 찬성하는 의견을 보였다.

반면 중성화와 성대수술, 짖음 방지기 부착이 반려동물의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라는 인식(28.4%)은 적었다. 다만 중성화와 성대수술, 짖음 방지기의 부착이 반려동물의 주인이 겪게 될 성가신 상황을 미연에 막기 위함이고, 이웃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필요하다는 시각에는 동의하는 의견이 많아, 반려동물을 보호하면서 타인과의 공존을 모색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는 생각도 해볼 수 있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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