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경의 커피와 경제] (22) 수돗물이 커피와 가장 어울린다.. 왜?
월간커피가 소비자들의 카페 방문 행태를 온라인 방식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55.2%가 일주일에 2~3회 정도 카페를 방문하였고 응답자의 52.4%는 1회 방문시 4천원에서 6천원 사이(45.7% 응답자)의 비용을 지출하였다고 한다. 특히 64.8%의 응답자는 단골카페를 가지고 있다고 답변하였는데, 단골카페를 정하는 기준은 대부분 ‘커피 맛’을 꼽았다(월간커피 11월호 기사).

이렇게 ‘커피 맛’을 좇아 단골카페를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커피 생두의 종류에 따라 향미가 크게 다르며 같은 생두라도 로스팅, 분쇄 정도, 추출하는 방법과 도구, 물의 온도와 시간 등의 추출조건에 따라 향미가 달라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이러한 요소 이외에도 커피를 추출할 때 사용하는 물의 종류와 수질에 따라서도 추출된 커피 음료의 맛이 상당히 달라진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사실 물은 커피 원두 다음으로 커피맛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이다. 물이 커피의 향미(flavor)에 직접적인 변화를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니지만 물 속에 함유되어 있는 이온들의 함량에 따라 커피의 맛이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결국 물에 함유되어 있는 미네랄의 함량이 커피의 좋은 맛을 살리기도 하고 부정적인 맛을 발생시켜 커피의 맛을 왜곡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물은 자연에서 강, 호수, 바다, 지하수 형태로 널리 분포하고 있다. 순수한 물은 냄새와 맛이 없고 투명하다. 물은 크게 자연수, 이온수, 증류수 등으로 나뉜다. 자연수에는 끓이지 않은 샘물이나 광천수, 수심 200m 이상의 태양광이 닫지 않은 순수한 해양심층수 등이 있다.

이온수는 전기분해를 통하여 물리적으로 산성수와 알칼리수로 분리한 것을 말하고, 증류수는 물을 끓일 때 발생하는 수증기를 냉각한 것을 말한다. 또한 상수원에서 인위적인 약품처리를 하여 바로 마실 수 있는 상태로 만든 수돗물도 있다.
물에는 칼슘, 칼륨, 마그네슘 등의 미네랄 성분이 들어있는데 그 함량에 따라 경도를 구분한다. 경도 120ppm 이상을 경수라 하고 경도 17.1ppm 이하의 물을 연수라고 한다. 일반적인 수돗물의 경도는 70ppm~100ppm이다. 그러므로 가정에서 사용하는 연수기는 경도 70ppm~100ppm의 수돗물을 경도 17.1ppm 이하로 바꾸어주는 기계다.
커피 맛이 가장 맛있게 느껴지는 경도는 50~60ppm일 때로 알려져 있다. 경수에 가까울수록 쓴맛과 거친 느낌을 나타내고 연수에 가까울수록 부드러움과 미끈함을 느낄 수 있다.
2012년 물에 포함되어 있는 미네랄 함량이 커피맛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논문(어희지, 2012)이 발표된 적이 있다. 이 논문에서는 아리수(수돗물)와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2종류의 먹는 샘물, 클라리스 정수와 약수 및 증류수 등 6가지의 물에 대하여 수질을 분석하고 관능평가 결과를 비교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아래 표 참조) 클라리스 정수물만 약산성을 나타내고 나머지는 약알칼리성을 나타내고 있다(pH는 용액의 수소 이온 농도 지수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통 7미만은 산성, 7이상은 알칼리성을 나타낸다). 클라리스 정수와 삼다수는 연수에 가까우며 약수와 에비앙은 약경수에 치우쳐있다.
이 분석 결과를 따르면 아리수가 커피 맛이 가장 맛있게 느껴지는 경도가 58ppm을 나타내고 있어 아리수가 커피와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관능평가에서는 클라리스 정수, 아리수, 삼다수, 증류수, 약수, 에비앙 순으로 그 선호도가 높게 나타났다. 이는 클라리스 정수물만이 약산성이면서 연수에 가까와 매끈한 감촉과 부드러운 목넘김을 제공하는 것에 기인하는 듯하다.
물은 어는 점 이하에서는 얼음이 되었다가 끓는 점 이상에서는 수증기가 된다. 통상 커피머신 내의 보일러에는 온도가 약 125도 정도되는 물이 채워져 있다. 끓는 점 이상의 온도에 의해 보일러 속의 상부에는 수증기가 채워져 있는데, 이 수증기는 통상 커피머신으로 우유거품(foam)을 만들 때 분출하여 사용된다.
하지만 보일러에 들어 있는 물은 보일러의 열에 의한 화학적, 물리적 반응으로 스케일을 만든다.스케일은 보일러 속 고온의 용수에 녹은 고형물이 축적되어 만들어진 결정체로서 금속면에 부착된 피막상의 불순물을 말한다.

스케일은 보일러내에 부착되어 굳어져 커피머신의 기능을 저하시키는 큰 원인이 된다. 스케일로 인하여 보일러를 가열하는 열원이 잘 전달되지 않아 연료손실을 초래하고 전열판 과열로 인한 고장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정수시스템을 설치하여 커피머신으로 들어가는 물에서 모래나 녹 같은 이물질과 물의 불순물을 제거해 주어야 한다. 요즈음에는 불순물을 제거하는 정수기능과 커피의 맛을 부드럽게 유지하기 위한 연수기능을 절충한 시스템을 선호하고 있다.
커피 맛은 음료로 추출하는 물의 상태에 따라서도 그 맛이 좌우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따라서 국내 커피 관련 교육기관과 한국커피협회와 같은 관련 단체에서는 이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으로 커피의 향미를 극대화할 수 있는 물의 종류와 특성도 더 연구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커피 소비자들에게 최상의 커피를 제공하기 위해 업계와 전문 바리스타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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