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당뇨·아토피까지 잡는 좋은균 '프로바이오틱스'

'좋은 균', '친절한 미생물', '똑똑한 유익균' 등으로 불리는 '프로바이오틱스'는 체내에 들어가 건강에 유익한 효과를 주는 살아있는 균을 의미합니다. 지금까지 프로바이오틱스로 규명된 대부분의 균이 유산균이었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를 유산균과 동일시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라틴어로 'for'를 의미하는 프로(Pro)와 그리스어로 라이프(Life)를 의미하는 '바이오스(Bios)'를 합해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일정 농도 이상 섭취하면 대장 내에서 해로운 균의 성장과 병원성 균의 감염을 억제하고, 신체 면역계를 활성화 시켜 건강에 이로운 작용을 합니다.
프로바이오틱스가 널리 알려진 것은 러시아 생물학자 일리야 메치니코프가 1908년 불가리아인들이 락토바실러스로 발효된 발효유를 많이 먹어 장수하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규명해 노벨상을 받으면서부터입니다. 메치니코프는 유산균과 인간의 노화현상 간의 상관관계를 밝혀냈습니다.
이후에도 프로바이오틱스로 인한 생리학적 효과가 여러 연구와 논문 등을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되면서 기능성 식음료, 식품 보조제, 가축 사료 등 다양한 제품들이 쏟아졌고, 형태도 전통적인 발효유에서 과립과 분말 등으로 다양해졌습니다. 최근에는 치료 효과를 강화한 치료제 개발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36조 해외시장, 국내도 지속 성장 중 =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의 시장 규모는 상품군이 워낙 다양하고 이차 가공 제품이기 때문에 정확한 시장 규모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프로바이오틱스 재료의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330억달러(한화 약 36조원)에 달하며 2020년까지 매년 7%씩 증가해 470억달러(한화 약 53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됩니다. 2010년까지만 해도 유럽 시장이 가장 큰 규모를 차지했지만, 이후 아시아태평양 시장이 추월해 가장 큰 규모를 유지하고 있으며,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개발도상국에서의 식음료 산업 팽창과 더불어 이 같은 현상은 고착될 전망입니다.
국내 시장 규모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업계는 약 1500억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2013년 프로바이오틱스 관련 생산실적은 전년 대비 55.2% 증가한 804억원 규모입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상품을 출시하는데 있어 천문학적 비용이 소모되는 임상과정이 필요한 의약품은 아니기 때문에 매우 다양한 상품군에 첨가가 가능하고 마케팅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바이오산업 분야에서도 주목하고 있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클 것으로 평가됩니다.
◇초콜릿에서 의약품까지…제품 출시 활발= 시장이 거대한 만큼 관련 제품의 출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최근 롯데제과는 프로바이오틱스 인정 유산균 초콜릿을 함유한 '유산균쇼콜라' 시리즈를 출시했고, 영유아의 소화를 돕는 프로바이오틱스가 첨가된 분유, 과자 등도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전문성을 살려 고함량의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출시하는 곳은 제약업계입니다.
일동제약은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큰 그림을 그렸습니다. 일동제약은 1959년 국내 최초로 유산균제 비오비타를 개발한 후 약 60년간 프로바이오틱스를 연구해왔고, 3000여 균주에 이르는 방대한 데이터 은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에는 새로운 프로바이오틱스 브랜드 '지큐랩'을 내놓고, 프로바이오틱스 제품과 원료 등으로 지난해 약 200억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종근당도 프로바이오틱스 건강기능식품 '프리락토' 시리즈를 시장에 선보였습니다. 프리락토는 락토바실러스, 비피도 박테리움 등 17종의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을 함유한 제품입니다. 아울러 종근당의 계열사인 발효 원료의약품 전문회사 종근당바이오는 프로바이오틱스 기술력의 핵심인 자체 균주 배양 기술을 확보했고, 향후 콜레스테롤, 비만 등 특정 질병에 효과가 있는 개별 인정형 균주 확보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종근당바이오는 올해 프로바이오틱스와 관련해 12억원, 내년에는 43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이 밖에도 LG생명과학은 프로바이오틱스 성분을 이상적으로 배합하고, 유산균 전용 제조시설에서 생산하는 등 차별화한 '프로바이오틱스 듀얼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유유제약은 5종의 프로바이오틱스 균종과 장 속을 편안하게 하는 소화효소인 알파아밀라아제, 셀롤라아제 등을 첨가한 '뉴 장안에 화제'를 출시한 바 있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치료제로도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권미나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팀은 최근 사람이나 동물의 장 속에 사는 특정 세균으로 비만·당뇨병 등 대사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최창환 중앙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국내 16개 병원에서 비설사형 과민성장증후군 환자 286명을 대상으로 '프로바이오틱스'와 '위장관기능항진제'를 병합 투여해 효과를 증명하기도 했습니다.
일동제약도 프로바이오틱스를 단순히 일반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 시장만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 최신 연구 이론에 근거해 프로바이오틱스를 치료제, 바이오원료 등 다양한 분야로 응용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현재 일동제약은 아주대학교병원과 프로바이오틱스를 활용한 아토피 예방 및 치료제를 개발 중입니다.
셀바이오텍은 1995년 창립 이후 20년간 프로바이오틱스를 연구해왔으며, 지난해 다중코팅 기술이 적용된 유산균 여드름치료제를 개발해 폴란드 등 북유럽 시장에 출시했습니다. 또 염증성 장 질환과 대장암을 치료하는 신약 개발에도 나설 예정입니다.
김지섭기자 cloud5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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