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 '블랙메리포핀스' 홍륜희 "사랑받는 작품, 부담돼도 흔들리진 않죠"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배우가 인생 캐릭터를 만나는 것.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작품 속 인물을 떠올릴 때 자연스레 그 배우가 생각나게 되는 것, 운명과도 같은 만남이다.
그런 의미에서 뮤지컬배우 홍륜희는 운명 같은 만남을 겪었다. 그는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 속 메리 캐릭터를 통해 ‘홍메리’라는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는 1926년 나치 정권 아래의 독일, 저명한 심리학자 그라첸 박사의 대저택 방화 살인사건의 용의자인 네 명의 고아들과 보모 메리의 이야기를 범인을 추적하는 것이 아닌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추적하는 것에 중심을 두고 무게감 있게 그려낸 작품.
극중 홍륜희는 1926년 그라첸 박사 대저택 방화사건의 진실을 알고 있는 유일한 인물로 사건의 용의자이자 진실의 열쇠를 쥔 보모 메리 역을 연기한다. 2013년과 2014년에 공연된 ‘블랙메리포핀스’에서 메리 역으로 출연한 바 있다.
이번 공연에서 홍륜희는 중간에 합류 하게 됐다. 갑작스런 부름이었지만 운명 같은 캐릭터였기 때문인지 일정도 운명처럼 딱 맞아 합류가 가능해졌다.
“기회가 왔으면 무조건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 홍륜희는 2013년 ‘블랙메리포핀스’ 첫 합류 당시를 떠올렸다. 존재감은 크지만 물리적인 분량이 적은 만큼 메리의 감성을 공연 내내 무대 뒤에서 잘 가져갈 수 있을지 고민됐다고.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걱정됐어요. 연습실에서 그 감정을 유지하려고 말 한마디도 안할 때도 있었죠. 제가 나오는 장면이 아닐 때 연습하는 배우들을 계속 봤어요. 페어 연습이 중요하다는 걸 알기 때문에 습관을 다 본 거죠. 그래서 이번에 투입될 때 걱정됐던 것도 메리 표현의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멤버들의 새로운 습관에 맞춰나가야 하는 것이었어요. 갑자기 투입된 메리이기 때문에 제가 더 그들의 습관을 보고 맞춰 나가려 했죠.”
사실 지금은 어느 정도 괜찮아졌지만 처음에는 메리의 입장에서 힘든 것들이 많았다. 특히 무대 뒤에서 아이들을 지켜보는 것은 너무나도 힘들었다. “지금은 세 번째라 괜찮다”면서도 “나름대로 아이들의 고통을 안 듣는 방법을 익히려 한다. 그렇지 않고 관객의 입장에서 보게 되면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 같다”고 고백했다.
다행인 것은 아이들에게 “미안해”라고 하는 것이 그나마 극중 인물로서의 고통을 해결해준다는 것. 홍륜희는 “이전에는 ‘미안해’를 안하니 메리로서 해소를 못하고 나와 계속 찜찜했다”며 “유서를 읽고난 다음 노래할 때 ‘미안해’라고 처음 얘기하는 게 생겨서 해소를 할 수 있다”고 털어놨다.
“나름대로 내 안에 똑딱이가 생겨 공연이 끝나면 인물에서 곧바로 빠져 나올 수 있게 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힘들긴 해요. 또 팬들이 워낙 사랑해주는 작품이다보니 부담감이 없지 않아 있죠. 근데 믿었던 건 전 그 부담감에 흔들리지는 않는다는 거예요. 관객분들이 좋아하시는 이유가 있을 거거든요. 사실 근육이 바짝 서있을 정도로 일촉즉발 긴장 상태이긴 한데 동료들에게 힘을 얻으며 하고 있어요.”
홍륜희는 이번 배우들과의 호흡을 묻자 “각자 너무 열심히 하고 있어서 전혀 도움 줄 것도 없고 오히려 내가 도움을 받았다”고 답했다.
“내가 갑자기 투입 됐으니까 나한테 무조건 맞춰주려고 했는데 공연은 어찌 됐든 혼자 하는 게 아니고 합을 이뤄서 선을 이루는 거니까 같이 얘기를 많이 하면서 맞춰 나갔다”며 “결이 안 맞을까봐 걱정했는데 잘 맞춰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버전이 다르니 달라진 부분이 분명 있어요. 이번에 헤르만 버전으로 바뀌었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한스 버전 때와 달리 다른 포인트에서 와닿는 부분도 있더라고요. 잘 만들어 놓은 것에서 조금 가미돼서 오히려 긴장이 좀 돼요. 편하게 들어오진 않았어요. 똑같다고 느끼는 부분도 없고요. 되게 세세한 건데 템포를 정말 잘 맞춰 가야 해요. 그런 의미에서 다른 배우들이 잘 이끌어 주고 있어요. 저는 중간 투입 됐으니까 튀지 않고 흡수되려고 노력해야 해요. 최대한 이질감 안 들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 공연시간 100분. 2017년 1월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티오엠 1관.
[홍륜희. 사진 = 아시아브릿지컨텐츠 제공]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pres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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