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눈만, 피부만, 이빨만 봅니다.. 동물병원 전문화 시대

김수경 기자 2016. 8. 13.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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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치과·피부과·외과.. 특정科 전문 동물병원 생겨 50만~100만원 MRI 검사.. 예약 없이는 진료 못받을 정도

지난 6월 서울 청담동에 문을 연 국내 최초 '개 안과(眼科)'에 들어서니 일반 동물병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료나 애완동물 용품은 보이지 않았다. 냄새는커녕 넓고 쾌적해 일반 병원으로 착각할 수도 있을 정도였다. 특이한 점은 현관을 열고 들어가면 사람 허리 높이의 여닫이 문이 하나 더 설치돼 있다는 것이었다. 병원에 들어온 애완견들이 함부로 밖에 나갈 수 없도록 한 것이다. 병원 안쪽에는 동물 입원실이 있었고 안과 검진에 필요한 안압계 등 검사 장비와 각종 수술 도구가 마련돼 있었다.

이곳 '청담 눈초롱 안과동물병원' 안재상 원장은 "여기선 백신 주사를 놓거나 중성화 수술 같은 것은 하지 않고 오로지 애완동물의 눈만 본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수의대를 졸업한 뒤 6년간 동물 안과를 추가로 전공한 안과 전문 수의사다. 개나 고양이 눈에 생기는 질병, 이를테면 백내장과 녹내장, 각막 궤양 수술 등을 한다. 문 연 지 두 달밖에 안 됐고 수술 비용이 사람 눈 수술 비용보다도 비싸지만 반려동물의 안과 진료를 원하는 사람들이 줄을 선다.

대부분 동물병원이 여러 과목을 두루 보는 종합병원이라면 최근엔 특정 과목만 전문으로 진료하는 동물병원이 생겨나고 있다. 이런 동물병원엔 해당 과목을 공부하고 진료해 온 전문 의료진은 물론 일반 병원 못지않은 첨단 장비를 갖추고 있다. 안과, 피부과, 외과 등 전문과목 동물병원은 전국에 10여 곳뿐이다.

'개 치과'도 있다. 지난해 서울 청담동에 생긴 '이비치 동물치과병원'에선 반려동물의 이빨과 구강 등 눈 밑부터 턱까지 부위의 질병을 치료한다. 개와 고양이의 이를 잘 닦아주지 않아 생긴 치주염 때문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고 스케일링이나 신경치료, 구강 종양 제거수술도 한다. 동물이 쓰는 치과 장비이지만 일반 치과에서 쓰는 것과 차이가 없다. 치과만 15년 진료해온 이비치 병원의 김춘근 원장은 "동물의 경우 치과 수술을 하는 데 평균 2~3시간이 걸린다"며 "일반 동물병원에서는 많은 시간을 치과에 할애하기 어렵지만 이곳에선 오로지 이빨만 보기 때문에 더 전문적"이라고 했다.

사진으로 질병을 판독하는 '이안동물의학센터'는 X레이나 초음파 기계뿐만 아니라 15억원에 달하는 MRI 기계와 10억원짜리 CT 기계를 구비하고 있다. 정태원 원장은 "동물용 MRI도 있지만 일반 의료용 기계보다 더 정확한 의료용 기계를 쓰고 있다"고 했다. MRI로는 뇌에 이상이 있는지 등 신경계 질환 검사를 하는 데만 수십만원의 비용이 들지만 예약 없이는 진료받을 수 없을 정도로 찾는 사람이 많다.

서울 수의사회 관계자는 "과거엔 반려동물이 아프면 그냥 아픈 대로 살다가 죽게 뒀다면 요즘은 무조건 병원에 가야 한다는 쪽으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었다"며 "수의대학에서도 점점 전문 수의사를 양성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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