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곡 '애플뮤직' 상륙.. 音源시장 흔들까
미국 애플이 5일부터 음악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서비스 '애플 뮤직'을 우리나라에서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애플 뮤직은 월정액을 내면 스마트폰이나 PC에서 무제한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서비스다. 음원 수가 3000만곡에 달한다. 애플은 작년 6월에 애플 뮤직 서비스를 첫선 보인 뒤 전 세계 100여 개 국가에 진출한 상태다. 우리나라에는 지각(遲刻) 진출한 셈이다.

애플의 한국 음악 시장 진출로 그동안 로엔엔터테인먼트 등 토종 업체들이 장악했던 국내 디지털 음원 시장의 판도가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음악 시장은 약 4조6000억원 규모이며, 이 중 디지털 음원 시장은 9900억원이다. 로엔엔터테인먼트(서비스명 멜론), KT뮤직(지니뮤직), CJ E&M(엠넷닷컴), NHN엔터테인먼트(벅스) 등 4개 업체가 과점(寡占)한 시장이다.
◇애플 뮤직, 미국보다 가격 20% 저렴해
애플은 한국 진출과 함께 요금을 대폭 내렸다. 미국보다 20%나 싸게 정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무제한 음원 이용료가 월 9.99달러(약 1만1000원)다. 6명이 함께 쓸 수 있는 가족 요금제는 월 14.99달러(약 1만6600원)다. 한국에서는 이를 각각 7.99달러(약 8800원)와 11.99달러(약 1만3000원)로 낮췄다. 첫 3개월 동안은 무료로 제공한다.
이런 가격 인하는 국내 디지털 음원업체들을 직접 겨냥한 것이다. 예컨대 멜론·지니뮤직·엠넷닷컴 등의 월정액은 6000~7900원이다. 애플 뮤직을 가족 요금제로 가입해 친구 2~3명이 함께 쓰면 국내 서비스보다 훨씬 저렴해진다.
애플의 진출 시점도 같은 맥락이다. 애플 뮤직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아이폰'에서만 이용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아이폰 이용자가 10% 미만이어서 애플 뮤직의 잠재적인 고객 수가 적은 편이었다. 하지만 애플은 이달 초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 애플뮤직 서비스'를 공식서비스로 내놨다. 약점을 보완한 시점에 맞춰 한국에 진출한 것이다.
◇국내 디지털음원 시장에 변화 불가피

애플의 진출이 미칠 파장에 대해서는 업계의 의견이 엇갈린다. 일단은 3000만곡이라는 엄청난 음원 수를 바탕으로 빠르게 시장을 잠식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애플 뮤직의 음원 수는 국내 1위인 멜론(1000만 곡)의 3배에 달한다. 전 세계 디지털 음원 시장에서 이미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애플은 10여년 전부터 음악을 파일 형태로 내려받는 아이튠스를 내세워 디지털음악 시장을 개척한 주인공이다. 애플 뮤직은 작년에 첫선을 보이고 1년도 안 돼 전 세계에서 1500만명이 넘는 유료 회원을 확보했다.
하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한계에 부딪힐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멜론·엠넷닷컴 등을 압도할 정도의 차별성은 없다는 것이다. 예컨대 애플 뮤직의 강점은 이용자의 취향·장소·시간·요일 등에 따라 딱 맞는 음악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하지만 이런 서비스는 국내 업체들도 이미 제공하고 있다. 로엔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서비스만 놓고 봐서는 한국 서비스가 훨씬 낫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 이용자들은 국내 가요를 많이 듣는데, 이 부분에서 애플 뮤직은 아직 '반쪽짜리'이다. 애플 뮤직은 SM과 YG 등 주요 음악기획사와는 음원 제공 계약을 맺었지만, 아직 확보하지 못한 음원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아이유'나 'I.O.I' 같은 인기 가수의 노래는 애플 뮤직에서 감상할 수 없다.
그럼에도 국내 음악 시장의 변화 가능성에는 대체로 동의한다. 서강대 장영균 교수(경영학)는 "국내 디지털음원 시장에 새 경쟁자의 등장으로 음원 시장의 점유율이 요동칠 뿐만 아니라, 작곡자·작사자·가수 등 음악 관련 시장 전반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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