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 시대-혁신과 통찰] ① "내 꿈, 가장 빨리 실현되는 곳"..중국에 몰리는 청년 창업가들
[경향신문] ㆍ도전 : 스타트업이 미래다
ㆍ스타트업에 정부 지원·기업 투자 활발…“돈 걱정은 필요없어”
ㆍ시장·기술력·자금 갖춰…“미국선 1년 걸릴 일 석달이면 충분”
중국 남부 광둥성 선전(深 )시의 전자유통상가 화창베이. 10층 이상짜리 건물만 수십개가 밀집해 있는 매머드급 규모이다. 이곳 한쪽에는 세계 최대 하드웨어 액셀러레이터(창업보육회사) HAX의 창업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중국은 물론 미국, 영국, 인도, 한국 등 세계 각국에서 선발한 뛰어난 스타트업 청년 수백명이 둥지를 틀어 생각을 현실로 바꾸고 있는 요람이다.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의 각기 다른 피부색의 스타트업 청년들은 서로 웃고 떠들며 정보도 교환한다. 지난달 11일 현장을 찾았을 때는 미국 업체인 와이저가 세계 최초로 물을 이용한 ‘워터젯’ 커팅기를 만들어 홍보영상을 찍고 있었다. 와이저는 미국에서 설립됐지만 지난해 선전으로 회사를 옮겼다. 매슈 노위키 와이저 창업자는 “선전은 엔지니어들의 수준이 높고 생산공장과 물류 시스템이 잘 갖춰져 제품을 만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화창베이에서 차로 1시간30분 정도 떨어진 선전시의 또 다른 창업센터 AMC. 농구장, 탁구장 등 체육시설과 도서관, 커피숍은 물론 시제품을 만들 수 있는 선전 최대의 3D프린터와 숙소도 갖추고 있다. 바로 곁에 금형 공장이 있어 시제품을 빠르게 생산할 수 있다.
샤우펑 AMC 주임은 “생각하면 무엇이든 만들어볼 수 있는 창업공간”이라고 말했다.
선전은 요즘 실리콘밸리를 제치고 세계 최대의 창업허브로 자리매김되는 곳이다. 중국이라는 커다란 시장,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기술력, 풍부한 창업투자자금이라는 3박자가 어우러진 결과다. 무엇보다 미국에서는 1년 걸릴 일이 선전에서는 3개월이면 충분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부품 물류·제조 능력이 뛰어나다. 15만여개의 매장이 들어선 화창베이에서는 어느 제품이든 필요한 부품들을 구할 수 있다. 인근에는 금형과 판금 등 제조업 클러스터들도 곳곳에 형성돼 있다.
여기에 세계 최대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화웨이를 비롯해 5G 통신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ZTE, 세계 드론시장을 평정한 DJI, 최대 전기차 생산업체인 BYD 등 대기업이 대거 포진해 있어 아이디어의 실현 가능성, 상품성을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다. 상품이나 아이디어만 좋으면 이들을 공급처로 삼을 수도 있다.
정부의 창업 지원 시스템도 빼놓을 수 없다. 선전만 해도 수많은 창업 지원·투자기관이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설립된 바오얀창업협회에 등록된 액셀러레이터만 2000여개이다. 아이디어와 기술만 있으면 투자를 할 곳이 많다는 얘기다. 중국 최대 하드웨어 액셀러레이터인 ‘잉단’, 테마파크와 전자·IT 인터넷쇼핑몰을 운영하는 화창베이그룹이 설립한 H플러스랩 등 기업들도 스타트업 투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잉단은 2013년 설립 이후 1만개가 넘는 스타트업을 육성했다. 이들 액셀러레이터는 예비창업자나 스타트업이 아이디어를 가져오면 제품 상용화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지원한다.
허핑 바오얀창업협회 총비서장은 “지금은 은행과 창업기업의 위치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돈줄을 쥔 은행이 ‘갑’, 창업자가 ‘을’이었다면 지금은 돈 걱정할 필요가 없을 만큼 지원·투자자금이 넘치고 있다는 얘기다.
리자 선전벤처클라우드벤처캐피털클럽 총경리는 “개발부터 생산·제조, 판매에 이르는 탄탄한 선전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결과적으로 대기업의 혁신을 자극하고 있다”면서 “창업이야말로 중국 경제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선전(중국) | 박재현 기자 parkj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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