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스물' 이탈리아서 만난 첫사랑의 화려한 비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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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영화 '두번째 스물' 포스터 |
이루지 못한 사랑은 화려한 비탄을 남기고, 이루어진 사랑은 남루한 일상을 남긴다고 했던가. 영화 '두 번째 스물'(감독 박흥식)이 이루지 못한 첫 사랑을 이탈리아에서 다시 만난 40대 화려한 비탄을 아름다운 로맨스를 그려냈다.
'두 번째 스물'은 다시 찾아온 스무 살의 설렘, 이탈리아에서 펼쳐지는 첫사랑과의 재회를 그린 영화다. 첫사랑 민구(김승우 분)와 운명처럼 재회한 민하(이태란 분)가 이탈리아를 여행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무명 영화 감독인 민구는 토리노영화제 심사를 위해 이탈리아를 찾았고, 민하는 딸을 만나기 위해 그곳으로 갔다. 두 사람은 우연히 같은 비행기에서 만났지만 반갑게 인사하는 민구와 달리 민하는 남자를 피한다. 하지만 다시 만나게 된 두 사람은 이탈리아에서 짧고 뜨거운 만남을 가진다.
영화는 첫사랑을 잊지 못한 두 중년 남녀의 불륜을 다룬다. 한국에 아내와 두 자녀를 두고 온 남자는 첫 사랑과의 재회에 마냥 행복해하지만, 남편과 사별한 여자는 자신의 사정을 숨긴 채 시한부 연애를 즐긴다.
13여 년 만에 재회한 두 사람의 짧은 연애는 화려하다. 이탈리아를 돌며 카라바조의 그림을 감상하고, 자동차를 빌려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전원을 즐기며 와이너리와 맛집을 찾아다닌다. 또 유럽풍 호텔에서 13년 전을 떠올리며 매일 뜨거운 밤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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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영화 '두 번째 스물' 스틸컷 |
불륜 영화라고만 치부하기에는 두 사람의 과거가 애틋하다. 13년 만에 풀어낸 각자의 사정을 알게 된 두 사람은 안타까워한다. 좋은 집안 출신의 안과 의사인 여자와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영화 조감독으로 일하던 남자는 서로 서툴게, 열렬하게 사랑했지만 결혼까지 할 수 없었다. 13년 만에 다시 만나서도 서로를 원했지만 남자는 가정으로 돌아가야 했다. 민구와 민하는 쿨하게 이탈리아 여행을 시작했지만, 여행이 끝나가자 여자는 눈물 흘리고 남자는 가슴 아파한다.
두 사람 사이 여행의 매개체가 되는 카라바조의 그림도 인상적이다. 살인을 하고 도망 다녔던 카라바조의 그림 속 속죄의 의미를 통해, 자신들의 위험한 사랑을 즐기면서도 속죄하고 싶어하는 주인공들의 마음이 느껴진다. 실제 주인공과 비슷한 나이인 이태란과 김승우는 각각 40살과 47살인 남녀 주인공의 감정을 잘 녹여 냈다.
영화는 40대 중년 남성의 감성을 건드렸다. 그러다보니 여성캐릭터마저 남성적 시각에서 그려냈다. 헌신적이지만 능력 없는 무명 영화 감독의 환상을 이뤄주는 역할이다. 여자는 남편을 떠나 보내고도, 20살 딸과 친구처럼 지내는 40대의 능력 있는 안과 의사다. 여기에 13년 만에 만난 첫사랑 남자와 열흘 간 이탈리아를 여행하며 매일 밤 즐겁게 해 준다. 뿐만 아니라 500만원 짜리 와인에 감탄하는 남자를 위해 몰래 와인을 산 뒤 가격을 속인 채 함께 마시는 배려심도 갖고 있다.
무엇보다 여자는 남편과 사별한 것을 숨기고 동등한 입장에서 대등하게 일탈을 즐기고, 남자의 가슴 아픈 가족사에 눈물을 흘리지만 한국에서는 절대로 만나지 말자고 선을 긋는 쿨함까지 갖추고 있다. 40대 남자가 불륜 상태로 삼고 싶은 가장 이상적인 모습을 다 담아놓은 듯하지만 여자로서는 별로 공감 가지 않는 캐릭터다.
그럼에도 사랑하고 싶은 나라 이탈리아에서 이루지 못한 첫사랑과 기간을 정해 놓은 연애는 눈으로 보기에는 아름답다. 김승우는 어딘가 좀 부족한 듯 하면서도 로맨틱한 남자의 모습이고, 이태란은 톡톡 튀면서도 중성적인 매력으로 누군가의 첫사랑으로 변신했다. 이탈리아의 밀라노, 코모, 토리노, 제노바, 피렌체, 시에나, 만토바 등을 돌아다니는 주인공들을 뒤로 펼쳐지는 배경은 그림 같다.
가족을 놓고 현실을 벗어난 일탈, 낯설고 아름다운 나라 이탈리아에서 첫사랑과 만나 '우리가 아직 사랑일까'라고 묻는 두 남녀의 모습이 관객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 11월 3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김미화 기자 letmein@mt.co.kr<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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