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가씨' 히데코와 이모부, 알고보니 마케팅 능력자?

기자 2016. 7. 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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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와이드 이슈& - 박병률 경향신문 기자

영화에서 찾아보는 경제 이야기, 오늘은 청불영화 중 400만 관객 수 돌파로 최고 스코어를 기록 중인 아가씨다.

◇ 영화 '아가씨'는 어떤 영화?

원작은 세라 워터스의 <핑거스미스>라는 소설이다. 영화는 이 소설에서 전체 흐름을 가져왔을 뿐 주인공이나 배경은 많이 다르다. 여성동성애를 그린 스릴러물이라고 표현하는 분들이 많던데 영화를 보면 다소간 고개가 끄덕여 질 것 같다.

줄거리는 어릴 적 부모를 잃은 귀족 아가씨 히데코 (김민희 분)가 있는데, 후견인은 이모부 코우즈키다. 이모부는 아가씨의 재산을 노려 강제결혼을 하려한다. 하지만 이 아가씨를 노리는 또다른 남자인 사기꾼 백작이 있는데. 백작은 하녀 숙희를 매수해 아가씨 옆에 붙인다.

그리고 아가씨를 유혹해 결혼을 한 뒤 그녀의 재산을 빼앗을 심산이다. 아가씨는 매일 이모부 서재에서 책을 읽는 것이 일상의 전부다. 아가씨는 자신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백작과 사랑에 빠지면서 동시에 하녀에게도 묘한 감정에 이끌리게 된다.

◇ 영화 '아가씨'에서 찾는 경제이야기는?

아가씨의 이모부는 서책을 소장하길 좋아하는데 이 책을 경매를 열어 판다. 그런데 그 서책이라는게 춘화가 있는 야한 소설들이다. 이모부는 히데코가 이 책을 구입하려는 신사들 앞에서 낭독하게 한다. 아주 사실적으로 낭독하도록 시키는데, 신사들은 히데코의 낭독에 빠져들고, 마침내 책을 사가게 된다.

즉 이모부는 이야기를 맛깔나게 만들어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인데, 이는 소비자들이 스토리에 빠져드는 특성을 이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스토리를 소비하는 소비자를 ‘스토리슈머(storysumer)’라고 하는데, 오늘은 스토리슈머에 대한 이야기다.

◇ 스토리슈머, 어디서 파생된 단어인가?

스토리슈머란 이야기(Story)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다. ‘이야기를 찾는 소비자’라는 뜻이다. 원래 스토리슈머는 소비자들이 상품에 다양한 이야기를 직접 입힌다는 개념에서 출발했다. 2002년 덴마크 보험회사인 탑덴마크 보험회사는 ‘살면서 가장 운이 좋았던 경험’을 공유하는 캠페인을 실시해 큰 반향을 이끌어냈다. 장기적인 불황과 치열한 경쟁 속에 지쳐 있는 소비자들은 따뜻한 이야기에서 위로를 받고 싶어하는 심리가 있다.

제대로 먹힌 스토리슈머 마케팅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순식간에 퍼져나간다. 요즘 광고들 보면 '가족에게 이야기를 전하세요' 이런 광고가 많다. 주로 보험광고가 많을텐데, 그 시조가 2002년 덴마크 회사였던 셈이다.

◇ 소비자가 스토리를 소비, 마케팅 활용 방안은?

스토리를 이용해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마케팅 전략을 ‘스토리슈머 마케팅’이라고 한다. 스토리슈머 마케팅은 제품에 이야기를 덧씌워 소비자가 상품을 찾도록 한다. 중국에서 아주 크게 인기를 끈 한 한류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이 치맥을 먹자 중국에서 치맥 열품이 불었는데, 얼마전에는 수천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방한했을때 인천 월미도에서 ‘치맥파티’를 열기도 했다.

또 다른 한류드라마가 뜨자 서울시시와 농림축산식품부는 방한한 중국인 8000명에게 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이 먹었던 삼계탕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런 것을 전형적인 스토리슈머 마케팅이라고 한다. 또 ‘대통령이 먹은 칼국수’, ‘박지성이 들른 식당’ 등도 스토리슈머를 겨냥한 마케팅이다.

◇ 스토리슈머 마케팅, 시장에서 점차 확대되나?

스토리슈머 마케팅은 개념이 점차 확장돼 드라마 형식으로 만든 광고, 상품과 관련된 스토리를 강조하는 마케팅까지 포괄하게 됐다. 2014년 월드컵을 앞두고 외계인과 지구대표팀이 축구대결을 벌이는 모 전자업체의 광고가 있었고, 한 과자회사는 ‘정’ 을 앞세워서 각종 스토리가 있는 마케팅을 한다. 최근에 유로2016을 앞두고는 나이키가 포르투갈 국가대표인 호날두가 자신의 팬과 몸이 뒤바뀌는 ‘스위치’광고를 해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또 애니메이션으로 뜨고 나뒤 장난감을 출시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자동차 회사들이 자금을 대서 변신로봇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만들기도 하는데, 이는 미래의 고객이 될 아이들에게 자신의 브랜드를 친숙히 인식시키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 아이들도 어릴때 봤던 애니매이션을 생각하면서 성인이 되면 자동차를 택할 수 있다. 영화나 드라마의 협찬 상품인 PPP도 따지고 보면 스토리슈머를 겨냥한 노골적인 스토리슈머 마케팅이다.

뮤직비디오도 대표적인 스토리슈머 마케팅이다. 뮤직비디오를 보면 영상이 스토리에 따라 흐른다. 화면이 나오는 뮤직비디오는 가수의 가창력보다는 아무래도 볼거리를 많이 앞세우게 되는데, 그러다보니 스토리를 강조할 수 밖에 없다.

◇ 지자체에서도 이용하는 스토리슈머 마케팅…사례는?

최근 서울 종로 무악동의 옥바라지골목 재개발을 놓고 논란이 있었다. 옥바라지 골목이란 서대문형무소 근처골목인데 ‘서대문형무소 옥바라지 여관골목’으로 불렸다. 일제 시대때  형무소로 잡혀간 독립투사들의
가족들이 옥바라지를 위해 살았던 곳이다. 역사적인 이야기가 숨어있는 골목인데 이곳을 재개발하면 하나의 이야기가 사라지게 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강제철거에 반대 입장을 보였고, 종로구는 재개발을 막을 수는 없지만 재개발이 되더라도 역사성은 살리겠다고 말하고 있다. 재개발이 맞냐 안맞냐 판단을 떠나 스토리, 즉 이야기에 대해서 지자체가 그만큼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 얘기다. 대구의 근대화골목이나 김광석거리, 부산의 영도다리 등도 나름대로 스토리를 많이 입히는 곳이다.

◇ 히데코의 낭독, 스토리슈머들의 니즈 만족…평가는?

히데코가 아주 사실적으로 책을 낭독할 때마다 신사들은 책에 빠져 들었다. 영화에서 보면 이모부는 처음에 이모에게 이 책을 읽도록 시키다가 안되니까 내치는데, 스토리를 구매자들에게 잘 전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영화 속 이모부는 확실히 교활하면서도 변태적인 성향의 남자지만, 적어도 마케팅 부분에 있어서는 소비자의 욕구를 잘 꿰뚫고 있는 인물이라고 분석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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