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민妻, 용산에서 감자 팔아 빌딩 샀다고 했다"

최경운 기자 2016. 11. 12.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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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의 국정 농단] 노태우정부 司正당국의 1989년 '최태민家 재산 보고서' 최씨 일가, 1989년 당시 이미 강남 등지에 백억대 부동산 보유 현재 시가로 수천억원대 달해 "출처 불명의 자금 유입.. 정밀 세무조사 필요하다" 적혀 - 김현웅 법무장관 "불법 취득땐 재산 몰수 조치"

김현웅 법무부장관은 11일 최순실씨 일가(一家)의 재산에 대해 "불법이거나 부패 범죄로 취득한 재산이면 관련법에 따라 몰수·환수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 현안 질문에서 이같이 말하고 "최씨 일가 재산 몰수를 위한 특별법이 국회에 제출되면 법리 검토를 충실히 하겠다"고도 했다.

여야 의원들은 현재 최씨 일가 재산을 환수하기 위해 대통령과 측근 민간인의 부패 범죄에 대해 공소시효를 없애고 국내외 은닉 재산의 몰수·추징을 가능하게 하는 내용의 특별법을 준비 중이다. 일명 '전두환 특별법'이라는 '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이 있지만 민간인인 최씨 일가에는 적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친일 반민족 행위자 재산의 국가 귀속에 관한 특별법'과 비슷한 성격의 특별법을 만들어 최씨 일가의 재산을 환수하자는 것이다. 법조계에선 "위헌 논란이 있지만 입법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란 의견도 있다.

최씨 일가의 재산은 노태우 정부 때인 1989년 사정(司正) 당국이 집중 조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가 입수한 노태우 정부의 '최태민 일가 재산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최태민씨와 그의 다섯째 처(妻) 임선이씨, 그리고 최순득·순실·순천 등 세 딸이 이미 당시에 서울 강남 등지에 시가로 백억원대(현재 시가로는 수천억원대)에 이르는 부동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태우 정부 사정 당국은 "최태민씨 부부의 소득원이 확인되지 않고 부동산 취득 자금 출처도 불분명하다"고 보고서에 적시했다. 특히 최씨 일가 부동산 상당수가 임씨를 통해 당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던 딸들에게 소유권이 이전된 것으로 드러났다. 재산 형성이나 증여 과정 모두가 불법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보고서를 보면 1989년 당시 77세이던 최태민씨는 강남구 역삼동 618-X번지 주택과 금천구 시흥동의 상가를, 아내 임씨는 역삼동 689-XX번지 주택, 삼성동 빌딩 등을 보유하고 있었다. 최씨 부부는 당시 시가(時價)로 32억원에 이르는 이 부동산들을 1985~1988년 취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시기는 최씨가 박근혜 대통령이 이사장을 맡은 육영재단 등의 운영에 관여한 시기와 겹친다. 박 대통령의 동생 근령·지만씨는 당시 "최태민씨가 육영재단 등에서 회계 조작을 통해 재산을 횡령해 전국에 많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고 했다.

최씨 일가 재산 중 임씨 명의의 역삼동 주택은 그가 1985년 4월 사들여 1993년까지 살았다. 임씨는 주택 구입 자금 출처에 대해 "(1970년대) 용산에서 감자 도매상을 10여 년 하면서 모은 자금으로 산 서대문 근처 빌딩의 임대 수입으로 1982년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57평형을 분양받았고 (나중에) 이를 처분해 마련한 2억원으로 샀다"고 주장했다. 이 집은 이후 1995년 4월 딸인 최순실(60)씨와 그의 남편 정윤회(현재는 이혼)씨에게 소유권이 넘어갔다. 최순실씨 부부는 이후 원래 있던 집을 허물고 다세대주택을 지었고 2002년 40억원대에 매각했다. 최순실씨는 20대 후반, 30대 초반이던 1985년과 1988년 강남구 신사동의 빌딩 두 채도 사들였다.

보고서는 "(최순실의 언니인) 최순득씨 부부가 취득한 부동산이 총 63억원에 달해 출처 불명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최순득씨 부부가 현재 소유하고 있는 서울 삼성동의 지상 6층 지하 3층짜리 빌딩에 대해 "(모친인) 임씨가 명의만 빌려주는 방식으로 건물을 취득한 것으로 추정돼 정밀 세무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순득씨 부부는 이 밖에도 1984~1988년 압구정동에 40~50평대 아파트 두 채와 경기·제주 등에 2만평 가까운 임야를 보유하고 있었다. 임씨는 당시 조사에서 "10여 년 전부터 남편(최태민)과 별거 중이어서 (남편의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해선) 모른다"고 주장했다. 부정 축재 의혹이 드러날까 우려해 최씨의 존재를 감추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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