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계의 에르메스'도 반한 예술가구
조상인 기자 2016. 10. 20. 11:40
건축가 겸 디자이너 김백선 개인전, 학고재 갤러리서 3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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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듯한 서랍이 8칸씩 4줄, 총 32개다. 약재 분류를 위해 칸을 많이 나눈 전통 약장은 단아한 미감과 실용성으로 지금도 사랑받는다. 그러나 약장을 청동으로 만들어 볼 생각을 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건축가 겸 디자이너 김백선(본명 김훈·50)의 시도는 남달랐다. 이다. 청동빛은 손때묻은 나무의 색을 닮았다. 금속임에도 오래된 고가구 느낌을 풍기며 따뜻한 이유다. 견고한 서랍을 열면 보드랍고 뽀얀 가죽의 내부가 드러난다. 속살 같다. 가구도 작품이라 불릴 만하다.
건축가 겸 디자이너 김백선의 개인전이 30일까지 삼청로 학고재갤러리 전관에서 열리고 있다. 수납장과 조명, 테이블과 의자 등 25점이 선보였다.
가구들은 나무색 청동제과 바다색 가죽제품으로 크게 나뉜다. 고급스러운 푸른 가죽 의자들은 ‘가구계의 에르메스’로 불리는 이탈리아의 명품 가구제조업체 프로메모리아가 맡았다. 프로메모리아가 한국 디자이너의 가구를 제작하기는 처음이다. 4대 째 장인정신을 지켜오는 기업의 수장 겸 디자이너인 로메오 소치가 3년 전 열린 김백선의 개인전 도록을 보고 감명을 받아 제작이 성사됐다. 이외에도 뽀로, 판티니 등 세계적 명품 가구제조사가 협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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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산 풍경에 반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홍익대 동양화과를 졸업한 작가는 건축 허드렛일을 배우다 건축가 겸 디자이너로 전향했다. 자연 속에서 산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디자인한 그의 소파는 안락하지 않으나 깨어 생각하게 만든다. 모든 선과 면은 기술이 허락하는 가장 얇은 두께로 제작됐고, 등받이 뒤의 가죽 손잡이는 당장이라도 떠날 수 있는 여행 가방을 닮았다.
“최초의 가구는 자연이었으니 동굴이 집이었고 돌이 의자였고 넓은 들판이 침대, 개천이 욕실이었다”고 말하는 작가는 디자인이 문화를 만드는 세상을 꿈꾼다고 했다. (02)720-1524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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