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쳐야 산다'..연대로 활로 찾는 1인 출판사들
[머니투데이 박다해 기자] [나무연필·봄날의책·유유 등 '어쩌다 1인출판' 꾸려…'협동조합' 있지만 운영 어려운 점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 따르면 '1인출판사'는 대표 포함 총 3인 이내 근무자가 종사하는 출판사를 일컫는다. 기획, 편집, 홍보까지 '일인 다역'을 수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책을 내는 데 집중하다 보면 중대형 출판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마케팅·홍보에 여력이 없다는 것이 1인 출판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이런 어려움 때문인지 1인 출판사가 끼리끼리 모였다. 짧게는 1년 차, 길게는 4~5년 차 출판사다. 나무연필·메멘토·봄날의책·오월의봄·유유 출판사는 최근 '어쩌다 1인 출판'이란 이름의 블로그를 개설했다. 책 그리고 책을 둘러싼 여러 이야기를 전하면서 독자들과 직접 소통하기 위한 통로다. 출판사 대표가 추천하는 책을 소개한다거나 책을 만들다 벌어지는 뒷이야기 등을 1주일에 3번 전한다.
독자들과 직접 소통할 공간이 많지 않고 책을 출간해도 대형 출판사와의 경쟁에 밀려 독자들에게 '발견'될 기회조차 얻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를 타개해보고자 직접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블로그·뉴스레터 등으로 독자와 소통…"같이 하니 마케팅 부담 줄어"
다섯 출판사가 펴내는 책의 색깔은 각각 다르지만 마케팅 혹은 독자와의 만남에 대한 목마름이 있다. 일단은 블로그가 우선이다.
조성웅 유유출판사 대표는 "자본이 없는 1인 출판사도 홍보해야 하는데 돈으로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우리가 가진 것을 잘 활용해 홍보 및 마케팅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중지를 모아 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전자책 전문 출판사로 '지식나눔 협동조합'을 표방하는 '롤링다이스'와 함께 한 달에 한 번씩 주제를 선정, 관련 내용을 담은 '뉴스레터'를 발송하기도 한다. 첫 주제는 '페미니즘'으로 관련 주제를 담은 책을 추천했다.
임윤희 나무연필 대표는 "규모가 큰 출판사는 (SNS 등을 관리하는) 팀이 따로 있고 콘텐츠 생산자도 여럿이니까 돌아가면서 하면 되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며 "한 달에 한 번이면 각자는 6개월에 한 번만 쓰면 되니까 부담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저자 강연 혹은 강독의 장을 마련하는 것도 구상하고 있다. 임 대표는 "우리는 인문 분야 책을 내는 출판사들"이라며 "(각 출판사가) 출간한 책 가운데 한 권씩 뽑아 묶어서 강연하거나 혼자 읽기 어려운 책을 골라 번역자들이 연속 강의하는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점과 계약할 때도 힘을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점과 출판사가 1대1로 계약하는 구조에서 규모가 작은 출판사들은 상대적으로 '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임 대표는 "혼자 일하다 보니 아무래도 서점도 각자 다니며 직접 (홍보를) 해야 한다"며 "중소규모 서점협의회 등과 만날 때 같이 인사하고 책을 소개하는 자리를 만들까도 고민 중"이라고 했다.

'협동조합'으로 힘 모으지만…"총회 참석, 조합비 등에 가입 부담"
소규모 출판사들이 모여 수년간 협동조합을 꾸려온 경우도 있다. 서울 마포구를 중심으로 운영 중인 '1인출판협동조합'이다. 2012년부터 4년째 운영 중인 이 협동조합에는 현재 14개 정도의 출판사가 참여하고 있다.
'1인출판협동조합'은 출자금 10만 원, 연회비 20만 원을 받아 운영된다. 웹자보 '책나루'를 발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청소년 분야 전자책 변환 지원 사업을 위탁받아 진행 중이다.
조합을 이끌고 있는 박옥균 리더스가이드 대표는 "출판시장이 어려우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이 1인 출판사"라며 "안정적인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서로 협력관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박 대표는 "(1인출판사의 경우) 제작, 유통 시 불이익을 당한다. 인쇄비도 소량이라 비싼데 같이 하면 중대형출판사처럼 단가를 맞출 수 있다. 사무실, 창고, 종이 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합 운영이 녹록지만은 않다. 운영이 어려워도 선뜻 가입하지 못하는 1인 출판사도 많다. 박 대표는 "(조합을 통한) 이익을 보기 위해선 회원사가 희생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지금 당장 책을 내서 수익이 날지 안 날지 모르는 상황인데 '총회 나와라, 조합비 내라'하면 부담스러워해서 그런 부분이 아쉽다"고 털어놨다.
최근 한 대형출판사로부터 촉발된 공급률 논란과 관련해서도 "(소형출판사의 경우) '나서면 돌 맞는다'는 분위기가 있다. 유통업계에서 찍힌다는 생각부터 한다"며 "일단은 모여야 답을 찾을 수 있는데 서로 입장도, 분야도, 이해관계가 다르다 보니 딜레마"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생존하기 위해선 '연대'하는 방법뿐이라고 강조한다. 박 대표는 "수천 개의 출판사가 경쟁하는 곳에서 다 성공하면 좋은데 현실적으로 그렇게 안 된다. 서로 경쟁하듯이 정보를 가져가고 사재기도 한다"며 "결국은 연대밖에 없다"고 힘줘 말했다.
박다해 기자 doal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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