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석: 좋은 놈, 나쁜 놈, 귀여운 놈

아이즈 ize 글 최지은 2016. 7. 2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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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글 최지은

[좀비들에게 묵념을. 영화 [부산행]에서 임신한 아내를 지키며 살아남기 위해 바이러스 감염자들과 싸우는 마동석을 보면 한없이 든든한 한편, 그의 굵은 팔뚝과 거대한 주먹에 나가떨어지는 상대에 대한 안쓰러움이 문득 고개를 든다. 압도적인 체구, 압도적인 인상, 하지만 “(감염자들이) 악당이나 악한 존재가 아닌데 구타하는 것에 대해 감독님과 의논을 많이 했다”고 할 만큼 자신의 힘을 납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 표현하기 위해 고민하는 마동석은 늘 보이는 것 이상의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배우다. 그래서 만나면 괜히 눈을 내리깔아야 할 것 같은 동시에 ‘마요미!’라고 반갑게 외치고 싶어지는 이 남자에 대한 몇 가지 이야기들.]

마동석과 별명들
마동석이라는 이름보다 먼저 알려진 것은 2007년 MBC [히트]에서 그가 연기한 남성식의 별명 ‘미키성식’이다. 남성식은 “거대한 덩치에 짧게 세운 돌격머리, 첫인상은 그냥 조폭. 예쁜 수첩에 수사 일지와 자신의 일기, 사소한 것까지 예쁜 글씨로 꼼꼼히 기록한다”는 설정의 형사였지만, “실제 건달들이 골프복이나 만화 캐릭터 의상처럼 은근히 귀여운 옷을 종종 입는다”는 유철용 감독의 말에 스타일리스트들이 ‘귀여운 옷’을 구해 왔고 미키마우스가 커다랗게 그려진 타이트한 티셔츠가 마동석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이후 마요미(마동석+귀요미), 마블리(마동석+러블리) 등 그 어떤 아이돌보다도 귀여움 넘치는 애칭들을 독차지한 그의 가장 최근 별명은 [굿바이 싱글]에서 함께한 김혜수가 지어준 마쁜이(마동석+예쁜이)로, 마동석은 별명 얘기가 나올 때마다 왜 자신더러 귀엽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자신의 별명이니까 사랑하겠다며 운명에 순응하고 있다. 단, 그의 본명은 마동석이 아닌 이동석으로, 미국 시민권자이기도 한 그의 영어 이름은 Don Lee, LA 어딘가에 암약하는 코리안 마피아 보스의 코드명이라 해도 어울릴 것 같다.

마동석과 건달들
하루에 한 구씩 25일 만에 서울을 접수한 폭력조직 행동대장(OCN [나쁜 녀석들]), 존재 자체로 사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며 성실하게 알뜰히 살아야겠다는 깨달음을 주는 잔혹한 사채업자([비스티 보이즈]), 룸살롱 사장 겸 폭력조직 보스([배우는 배우다]) 등 어둠의 세계 속 인물을 다수 연기했다. 단,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에서는 태권도장 관장 출신으로 처형(최민식)을 따라 건달 세계에 뛰어들지만 무력은커녕 허술하고 겁이 많아 막상 싸움판이 벌어지면 망신만 당하고 달아난 뒤에야 “1 대 1로 붙으면 제가 이깁니다”라고 정신승리 하는 애잔함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듬해 개봉한 [이웃사람]에서 다시 악덕 사채업자 역을 연기한 그는 [범죄와의 전쟁] 때 자신을 맥주병으로 내리쳤던 김성균이 연기한 살인마 류승혁을 원 없이 두들겨 패는 복수혈전을 펼쳤다. 이후 SBS 라디오 [두시탈출 컬투쇼]에 출연한 김성균은 두 사람이 싸우면 누가 이기냐는 청취자 질문에 “술자리에서 ‘형님, 제가 먼저 때려서 싸우면 어떨 것 같냐’고 물은 적이 있다. 형님이 낮은 목소리로 ‘네 귀를 먼저 뜯겠다. 그리고 너를 반으로 접을 거야’라고 하셨다”며 웃었다.

마동석과 형사들
마동석이 항상 어둠의 세계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히트] 이후 [부당거래]에서 형님처럼 따르던 최철기(황정민) 반장에게 목숨을 잃는 마대호 형사 역을 맡았고, [공정사회], [악의 연대기], MBC [나도, 꽃]에도 형사로 출연했다. [신세계] 300만 관객 돌파 이후 공개된 미공개 영상에서 역시, 딱 봐도 골드문 상무일 것 같던 그가 실은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기획과 소속 경정이었음이 드러나기도 했다. 마동석은 이처럼 다수의 경찰공무원 역할뿐만 아니라 사람 잡을 것 같은 분위기로 “사람 구하기 좋~은 날씨다”라며 헌신적으로 활약하는 소방공무원([반창꼬]), 불량 학생들의 계도를 위해 몸을 던지는 교육공무원(tvN [닥치고 꽃미남 밴드]), OCN [38사기동대]의 시청 세무공무원까지 성실하게 국가의 공복을 연기해왔다. 특히 마동석 스스로 ‘보통 사람, 보통 아저씨’라고 설명한 [38사기동대]의 백성일은 소심하고 눈치도 없지만 왕년에 ‘명시(명절날 시어머니)’라는 별명이 있었을 만큼 날렸던 일진으로, 안경 한 번 벗었다 다시 쓰고는 [신세계] BGM과 함께 등장한 대포업자 박성웅의 코피를 터뜨렸다. 음지에서도 양지에서도, 마동석은 마동석이다. 

마동석의 섬세함
평범한 아트박스 사장([베테랑])일 뿐인데 왠지 악인을 응징하기 위해 출동한 최종보스 같은 느낌을 주는 인상에도 불구하고, 마동석이 친근하고 선한 이미지로 사랑받는 데는 작품 바깥에서의 그가 물리적 힘을 과시하지 않는다는 점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반창꼬] 촬영 현장의 수천 마리 병아리 떼 사이에서 이 야수 같은 덩치의 남자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웅크리고 있는 사진은 크게 화제가 됐고, 마동석은 자신이 혹시라도 병아리를 다치게 할까 봐 두려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뉴스엔]과의 인터뷰에서 “현장에서 예의 없게 행동하는 배우가 있었냐”는 질문에 “운이 좋아서 그런지 없었다. 물론 주위에서 들은 이야기들은 있지만 지금까지 70편 가까운 작품을 찍었는데 내가 있는 현장에서는 그런 배우를 만난 적이 없다. 만약 있다고 해도 난 기본적으로 화를 안 내려고 하기 때문에 조용히 타이르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화를 잘 내고 그런 사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물론 팔뚝 둘레가 18인치에 달하고 온몸이 근육으로 덮인 남자 앞에서 감히 무례하게 굴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마동석은 그저 ‘운이 좋았다’고 말한다. 누가 봐도 강한 사람은 굳이 센 척할 필요가 없어서겠지만. 


마동석의 예술혼
마동석이 미국에서 스포츠 & 피트니스 매니지먼트를 전공하고 격투기 선수들 및 일반인들의 퍼스널 트레이너로 활동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고등학교 시절 그는 밴드에서 드럼을 치던 미소년이었다. 마동석의 회상에 따르면 “지금 이 상태로 머리 기르면 망나니지만 그땐 60kg도 안 나갔을 만큼 좀 슬림해서 괜찮았다. 헤비메탈 같은 음악을 했고 파고다 공원에서 공연도 했는데, 당시에는 영어에 대한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밴드 이름으로 ‘rock’에다가 ‘shock’을 붙여 ‘Rockshock’이라고 지었더니 사람들이 ‘록쇽’이라고 코믹하게 불러대서 중간에 이름이 바뀌었다”고. 열아홉에 이민을 떠나면서 그는 음악을 그만두고 운동을 통해 새로운 길을 찾았지만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뒤인 2015년, 마동석의 감미로운 음색이 돋보이는 첫 디지털 싱글 ‘B.D.T’가 발표되었다. “전화기 넘어 목소리 그걸로 충분해 널 위해 준비한 게 있어 / 우리 함께한 이 순간 Begin Delicious Time / 언제나 찾아준 너를 위해 보답할게 / 우리 함께한 이 순간 Begin Delicious Time / 오늘도 찾게 될 거야 B.D.T~” 목청 높여 ‘배달통~’을 따라 부르게 되는 바로 그 노래다.  

마동석의 귀여움
지난해 마동석이 출연한 핫초코 광고에서 그의 아들 역을 맡은 아동 모델은 아빠를 보고 불안해하는 유치원 학부모들에게 “우리 아빠가 보기보다 순해요”라고 해명한다. 마치 만화 [엔젤전설]의 주인공처럼, 마동석의 험악한 인상과 ‘보기보다 순한’ 심성의 갭은 본의 아니게 귀여운 스토리들을 만들어낸다. 게다가 [군도: 민란의 시대]에서 자신의 무기인 사람 잡는 쇠구슬에게 ‘해피’라는 애칭을 붙였다는 그를 좀 더 놀려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최근 마동석은 [피키캐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트와이스가 유행시킨 ‘샤샤샤(shy shy shy)’ 애교를 요청받기도 했는데, 막상 부탁받은 것을 잘 거절하지 못하는 이 거구의 남자는 한숨을 푹 내쉰 뒤 어색하게 양 주먹을 볼 옆에 붙이고 움직이며 낮은 목소리로 “샤↘샤↘샤↘”를 읊조렸고, 이는 마치 에미넴이 내한공연 당시 머리 위로 하트 포즈를 했을 때처럼 충격이라는 반응과 함께 ‘원투 펀치를 의미하는 것 아니냐’ 등 다양한 해석을 이끌어냈다. 마동석은 “내가 농담 같은 걸 잘 못 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나는 한 번 리듬을 타면 웃기는 편이다”라고 주장한 바 있지만, 웃기는 건 몰라도 그가 귀여움의 리듬을 항상 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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