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시리즈 앨범으로 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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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작 앨범이 아이돌 음악계의 새 경향으로 자리잡고 있다. ‘학교 3부작’ ‘청춘 3부작’으로 팬덤을 다진 방탄소년단(위). ‘CHEER UP’으로 성공을 거둔 뒤 24일 신작 ‘TWICEcoaster: LANE1’을 낸 트와이스. 빅히트엔터테인먼트·JYP엔터테인먼트 제공 |
아이돌 그룹의 시리즈 앨범이 성공 공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여자친구는 ‘학교 3부작’, 러블리즈는 ‘소녀 3부작’, 세븐틴은 ‘소년 3부작’, 빅스는 ‘2016 콘셉션 3부작’을 냈다. 3장의 앨범을 하나의 주제로 묶는 형식이 대부분이다. 걸그룹 구구단은 매번 하나씩의 주제를 잡아 극단처럼 내놓겠다면서 6월 데뷔작에 ‘인어공주(ACT.1 The Little Mermaid)’라는 제목을 달았다.
한 번 붙잡은 팬에게 호기심을 줘서 다음 앨범, 또 다음 앨범까지 잡아두려는 의도가 먼저 감지된다. 아이돌 쪽은 한 해에만 50∼60개 팀이 새로 출현하는 과당경쟁 체제에 돌입했다. 이러한 소용돌이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이다. 더 근본적인 이유도 있다.
아이돌 소비자의 성장, 팬덤 구성원 연령대의 확장이다. 국내 아이돌 가요의 역사가 20년에 이르면서 팬덤 역시 진화했다.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청춘 3부작에서는 30, 40대까지도 ‘청춘’이란 키워드 아래 공감할 수 있도록 했다”고 했다.
트와이스가 소속된 JYP엔터테인먼트의 정욱 대표는 “20, 30대 팬들은 이미 10대 때 팬 문화를 경험해 이제 제작자가 던져주는 콘텐츠를 피동적으로 소비하는 데 재미를 못 느낀다”고 말했다. 뮤직비디오와 가사에 담긴 은유와 상징을 찾아 그들 나름대로의 스토리로 재배열하는 것이 요즘 팬 문화의 특징 중 하나다.
‘외계에서 온 초능력 아이돌’을 표방한 엑소의 스토리텔링 실험도 영향을 끼쳤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가요기획사 입장에서는 시리즈의 스토리를 만드는 데 공은 들지만 비슷한 이미지의 그룹들 사이에서 변별력을 부여하는 돌파구로서 괜찮은 선택”이라고 했다.
1980, 90년대에 시리즈물이 붐을 이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현재 가요기획사의 주요 의사결정권자들인 40대가 10, 20대였던 시기 말이다. ‘스타워즈’ ‘슈퍼맨’ ‘영웅본색’ ‘에일리언’ 시리즈에 열광했던 대중문화 광(狂)들의 콘텐츠 감수성이 ‘해리포터’ ‘트와일라잇’ ‘메이즈 러너’를 경험한 젊은 소비자들과 통한다는 것이다. 정욱 대표는 “CD란 매체는 사라질 것이라는 10년 전 예상이 깨졌다. 아이돌 앨범이 수십만 장씩 팔려 나가는 데는 스토리텔링의 힘이 작용했다”며 “시리즈 앨범 붐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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