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테슬라 한국법인 자본금 늘린 까닭은.."1호 매장은 로드숍"



글로벌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한국 시장 공략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1억원 수준이던 한국법인(테슬라코리아 유한회사·Tesla Korea Limited)의 자본금을 최근 32억원으로 늘렸다. 지난해 11월 자본금 1억원으로 한국법인을 설립한 지 7개월여 만에 자본금을 확충했다.
절대 금액은 크지 않지만 전기차 판매 등을 염두에 둔 세금 전략이 깔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테슬라는 빠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에 전기차를 한국에 판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회계 전문가는 “과소자본세제 등 세금 관련 규제를 고려해 자본금을 늘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과소자본세제는 한국에 진출한 외국기업이 본사에 지급하는 차입금 이자가 과도하게 클 경우 매기는 세금이다. 자본금 대비 차입금이 지나치게 크면 세금을 물어야하는 등 제약이 발생하기 때문에 테슬라가 원활한 영업 활동을 위해 자본금을 늘렸다는 것이다.
테슬라는 현재 한국에서 근무할 판매 등 9개 직군의 인력 채용을 진행 중이다. 테슬라는 올해 3월 모델 3를 공개한 후 한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테슬라 한국법인은 또 기존 관측과 달리 쇼핑몰에 입점하지 않고 국내 1호 매장을 일반 길거리 매장인 로드숍 형태로 개점할 것으로 알려졌다. 1호 매장 입점 유력 후보지로 거론됐던 잠실 롯데월드몰, 스타필드 하남은 후순위로 밀렸다. 애초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입점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실무선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테슬라 측에서 로드숍이 홍보 효과가 크다는 이유로 쇼핑몰 입점을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 “과소자본세제 고려했을 것”… 한국 시장 공략 박차
서울지방법원이 발행한 등기사항전부증명서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6월 1일 한국법인의 자본금을 32억원으로 늘렸다.
지난해 11월 테슬라가 한국법인을 설립했을 당시 별도 사무실을 마련하지 않고 임시 주소지만 테헤란로에 뒀다. 한국시장 진출을 위한 초기 준비 단계에 가까웠다. 자본금 규모가 1억원 수준이어서 차입금 위주로 한국법인을 운영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이런 경향은 한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에 동일하게 나타난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넷플릭스, 트위터 등 글로벌 기업의 한국법인은 모두 자본금이 1억~2억원에 불과하다.
국내 은행에 근무하는 한 회계사는 “한국에 진출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본사에서 대규모로 돈을 빌려오고 본사에 많은 이자를 지불해왔다”며 “이자 비용이 커지면 이익이 줄어 세금을 아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에 진출할 때 한국법인의 자본금을 최소한으로 설정하고 차입금을 확대해 세금을 줄이는 방법인 셈이다.
정부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려고 도입한 제도가 과소자본세제다. 외국기업에 적용하는 과소자본세제는 2015년 이후 강화됐다. 테슬라의 경우 과소자본세제를 신경쓰지 않고 원활하게 영업활동을 펼치기 위해 자본금을 확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테슬라는 올해 6월 서울 근무자 채용 공고도 냈다. 판매 직원부터 전용 급속 충전소 ‘슈퍼차저 스테이션(Supercharger Station)’ 운영 담당까지 채용 직군은 9개다. 전기차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자 테슬라의 발걸음이 빨라진 것으로 보인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3월 테슬라 ‘모델 3’ 사전예약이 시장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며 “전기차 대중화가 앞당겨질 것”이라고 했다.
◆ “한국 1호 매장은 로드숍… 롯데월드몰 입점 안해”
테슬라의 국내 첫 매장은 로드숍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코리아의 매장 입점 업무를 맡고 있는 에이전시 관계자는 “테슬라코리아의 1호 매장은 로드숍 형태로 계획하고 있다”며 “일반적인 자동차 브랜드들이 운영하는 대표 매장(플래그십 스토어)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는 쇼핑몰에 1호 매장이 들어설 것이란 유통업계의 관측과는 다르다. 롯데, 신세계 등 국내 주요 유통업체들이 테슬라 매장 입점을 추진했으나 테슬라는 로드숍을 선택했다. 이 관계자는 “테슬라 매장의 정식 오픈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내년 초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것”이라고 했다.
테슬라의 롯데월드몰 매장 입점을 추진했던 롯데자산개발 관계자는 “실무선에서 입점 논의를 진행했으나 테슬라쪽에서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도 “9월 문을 여는 스타필드 하남에 테슬라 1호 매장을 입점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했다”며 “하지만 테슬라쪽과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테슬라가 로드숍을 선택한 것은 홍보 효과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일례로 세계 드론 1위 업체인 중국의 DJI가 지난 3월 서울 홍대에 플래그십 스토어의 문을 열어 크게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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