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르네 마그리트 '겨울비'

김경갑 2016. 9. 5.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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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 김경갑 기자 ]

“나는 나의 작품을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게 하고 싶다.”

한평생 현실과 이상의 경계를 오가며 예술에 빠져 살다간 벨기에의 초현주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1898~1967)가 생전에 즐겨 한 말이다. 대부분 초현실주의 화가가 주로 무의식에 천착한 데 비해 그는 친숙하고 일상적인 사물을 예기치 않은 공간에 나란히 두거나 크기를 왜곡해 이미지의 반란을 꾀했다. 장난기 가득하고 기발한 상상이 돋보이는 그의 작품은 보는 이로 하여금 관습적인 사고의 일탈을 유도한다.

1953년에 완성한 이 그림은 검은색 비옷을 입고 중산모를 쓴 남성들을 마치 빗방울처럼 묘사한 걸작이다. 산업사회의 급속한 발전 과정에서 고통받는 현대인의 정체성 상실과 일상의 단조로움을 색다르게 포착했다. 수많은 남성의 표정과 자세, 시선을 조금씩 다르게 표현해 평온한 시가지로 투하되는 폭탄처럼 읽히기도 한다. 영화 ‘매트릭스3’는 이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됐다고 한다.

김경갑 기자 kkk10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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