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머리는 어떻게 해야?"..여성 파이터, 숨겨 둔 고민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남성들은 모르는 여성 파이터들의 말 못할 고충은 무엇일까.
의외로 머리카락 손질이다. 지난 11일 원주 팀포스 합동 훈련을 위해 모인 6명의 로드FC 여성 파이터들이 던진 화두는 헤어스타일이었다.
데뷔를 앞둔 김해인(24, 싸비 MMA)은 "프로 데뷔 경기라서 머리카락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자 어리지만 선배인 남예현이 지난해 12월 데뷔전을 돌아보며 "한 번 묶었는데 머리가 내려와서 다시 묶었고, 또 내려와서 또 묶었다"고 웃었다.
이예지(17, 팀 제이)와 임소희(19, 남원 정무문)는 머리를 땋는다. UFC 여성 스트로급에서 뛰고 있는 함서희와 같다. 흘러내리지 않기 위해서다. 임소희는 "산타를 했을 때는 헤드기어를 하니 그냥 묶었는데, 종합격투기에서는 헤드기어가 없어서 땋아야 했다. 헝클어지지 않고 고정이 되니 오히려 묶기보다 편하다"고 말했다.
홍윤하(27, 본주짓수)는 해결책이 다르다. 머리카락을 남자처럼 짧게 잘랐다. "늘 머리를 기르고 싶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운동할 때 불편해서 짧게 자른다. 신경 쓰이면 제대로 훈련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고충은 훈련이다. 체육관마다 여성 파이터가 1명 또는 2명에 불과해 남자와 스파링이 잦다. 체격 차이 때문에 제대로 된 훈련을 하기 어렵다.
홍윤하는 "힘과 리치 차이가 크다. 남자는 힘이 강하고 리치가 길다. 타격 거리를 잴 때 어렵고, 여성 파이터와 훈련할 때보다 힘이 더 많이 들어간다"고 했다. 이예지는 "기술을 걸 때 정말 열심히 하는데 남자 선수들한테 그냥 들린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저었다.
강진희(18, 압구정짐)도 마찬가지. "남자 선수들과 훈련을 할 때 바닥에 깔리만 아무것도 못한다. 마음대로 안 된다"고 했다. 남자 선수들과 훈련할 때 몸이 부딪히는 사실에 대해선 "훈련할 때는 아무 생각 없다. 다만 몸 상태가 안 좋을 때는 여자라는 사실이 불편하긴 하다"고 밝혔다.
앳된 얼굴로 천진난만하게 웃던 이들은 훈련을 시작하자 파이터로 돌변했다. 기합과 미트 소리가 쩌렁쩌렁 체육관을 울렸다. 구슬땀이 비오듯 흘러도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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