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장 최고 맛집] 부산 자갈치시장 '다도집 꼼장어'
냉동·수입산과 '급'이 달라..파김치 얹어 씹었더니 캬~

자갈치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새로 지어진 7층짜리 건물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여기서 우측(공영주차장 방향)으로 고개를 살짝만 돌리면 옛날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어판장과 노점이 즐비한 골목이 나온다. 그 골목을 따라 들어가면 양쪽으로 수십 개의 꼼장어 집들이 늘어서 있다. 그 길을 따라서 끝까지 올라가면 막다른 골목 중간에 '다도집'의 간판이 보인다. 다도집 김옥선 사장님은 제주도에서 태어났다. 열 살 때부터 잔칫집에서 음식 만드는 일을 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시작한 요리가 올해로 56년이 되었다.
홍게 리어카 장사, 통닭집, 감자탕, 보신탕, 오리불고기, 횟집 등 해보지 않은 장사가 없다. 그래서 못하는 음식도 없다. 그렇게 익혀온 56년 손맛이 한상에 펼쳐지는데 꼼장어 집에 온 것이 아니라 한정식 집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꼼장어가 나오기 전에 차려지는 밑반찬의 수가 무려 10여 가지나 된다. 묵은지, 배추김치, 파김치, 갓김치, 부추김치, 총각김치에 깔끔한 제철 나물 반찬도 4가지다. 다시마와 칼칼한 갈치젓갈, 각종 쌈채소와 곁들일 양념장까지 놓고 나면 상이 넘친다. 서비스로 장어탕까지 주니 꼼장어를 먹기도 전에 배가 불러질까 걱정이다. 56년 내공의 김치와 밑반찬을 한번 맛보면 젓가락을 내려놓을 수가 없다.
본식인 꼼장어가 나왔다. 이렇게 큰 꼼장어를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양념 없이 나온 꼼장어는 힘이 넘친다. 1차로 손님상에서 구워내고, 나머지 것은 가져가 초벌로 구워서 도로 내어온다. 손님들이 굽다가 태울 수도 있고 제대로 굽지 못해 꼼장어 본연의 맛을 느끼지 못할까 봐 초벌로 구워서 가져다주신다고 한다. 이곳에 오면 양념보다는 소금구이를 먼저 먹어봐야 한다. 양념 옷을 입지 않은 꼼장어 몸통이 그대로 드러나는데 다른 곳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간과 성대가 붙어 있다. 보통은 꼼장어를 빨리 손질하려고 머리를 통째로 자르기 때문에 간을 보기 힘들다고 한다.
또 두 개의 간 사이에 쓸개가 있는데, 이 쓴 녀석을 빼내는 데도 기술이 필요하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고 한다. 그래서 빠르고 편리한 방법으로 머리를 통째를 잘라내고 손질한다는 것이다. 또한 냉동을 쓰게 되면 싱싱하지 않아서 간과 성대는 먹을 수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사장님은 제주도 앞바다에서 직접 잡은 신선한 꼼장어를 사용한다고 한다. 선주와 직접 계약을 하는데 자갈치 시장을 통틀어도 선주와 직거래하는 곳은 10여 곳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중간 유통과정 없이 직접 가져오는데도 다른 곳보다 비싸지만, 그래도 그만큼 품질이 좋기 때문에 비싼 값을 주더라도 제주도 선주하고만 거래를 한다고.
꼼장어를 구워 주시면서 제대로 된 꼼장어 고르는 방법을 알려주신다. 첫 번째는 수족관의 유무인데, 수족관이 없다는 것은 냉동 꼼장어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꼼장어의 색깔. 꼼장어는 양식이 되지 않는 어종으로 국내에서는 주로 제주도와 남해 먼 바다에서 잡히는데 자연산 꼼장어는 아이보리색, 연갈색 그리고 푸른빛이 도는 검은색 등 3가지 색을 띤다고 한다. 이에 반해 일본산은 노란색과 짙은 갈색을 띤다고. 그래서 국산 꼼장어를 먹으려면 수족관에 있는 색깔부터 확인해 보라고 말씀해 주신다.

설명을 듣는 동안 꼼장어가 제대로 익었다. 파김치를 걸쳐서 먹어보니 그 맛이 기가 막힌다. 참기름보다 고소한 꼼장어 기름이 툭 하고 터진다. 꼼장어 위로 알싸한 파김치가 느끼함을 잡아주고 담백함이 남는다. 묵은지, 부추김치 순서대로 궁합을 맞추어 맛본다. 김치와 꼼장어가 이렇게 궁합이 잘 맞을 줄이야. 고기의 질감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기름장에만 찍어서 먹어도 좋다.
[이랑주 시장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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