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푸는 우병우, 활짝 웃는 변호사, 두손 모으고 기립한 검사

고운호 객원기자 2016. 11. 8.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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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의 국정 농단] 사진기자 눈에 2시간 동안 잡힌 '6일 밤 서울중앙지검 1118호' 禹, 자기 사무실처럼 왔다갔다.. 누가 조사받는지 알 수 없을 정도 변호사는 주머니에 손 넣고 여유

6일 오후 8시 50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1118호 창문으로 한 남성의 모습이 보였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라고 직감했다. 그는 이날 오전부터 그 사무실에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었다. 우 전 수석이 검찰 조사를 받는 장면을 취재하라는 지시를 받고 서울중앙지검이 보이는 서초동의 한 빌딩 옥상으로 올라간 지 30여분 만에 그가 나타난 것이다. 우 전 수석이 모습을 드러낸 특수2부장실 옆 부속실은 창문에 블라인드가 없어서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였다.

600㎜ 망원렌즈에 컨버터를 끼운 카메라 셔터를 정신없이 눌렀다. 우 전 수석은 목을 뒤로 젖혀 돌리며 스트레칭을 했다. 곧이어 그는 검찰 직원들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검찰 직원들이 벌떡 일어났다. 조직의 상사를 대하듯 깍듯한 모습이었다. 우 전 수석은 자기 사무실인 듯 여유 있게 왔다갔다했다.

밤 9시 19분 육안으로 보기에 흐릿한 형상의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자세로 서 있다가 무슨 이유인지 검찰 관계자들 앞에서 크게 웃었다. 나중에 알게 됐지만 그는 우 전 수석의 변호인인 곽병훈 변호사였다.

밤 9시 25분 우 전 수석이 다시 나타났다. 그는 지퍼를 반쯤 내린 점퍼 차림에 팔짱을 끼고 웃음을 띤 채 여유로운 표정으로 두 명의 검찰 관계자들에게 말을 걸었다. 두 검찰 관계자는 손을 앞으로 모으고 우 전 수석의 말을 경청했다. 우 전 수석 말에 간간이 웃기도 했다. 연신 셔터를 눌렀다. 팔짱을 낀 우 전 수석의 모습과 다소곳이 고개를 숙인 검찰 직원의 모습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7일자 조선일보 1면에 실린 사진이다.

사진을 전송하기 위해 잠시 자리를 떠났다가 9시 40분쯤 다시 올라왔다. 10시 55분쯤 우 전 수석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여전히 팔짱을 낀 채 사무실을 이리저리 왔다갔다했고 2분가량 검찰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카메라에서 사라졌다. 이날 저녁에 찍은 사진은 900여장. 그 속에 우 전 수석이 검찰에서 어떻게 조사를 받았는지를 짐작하게 하는 장면들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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