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문화계 캘린더 ①공연] 풍성한 작품..시즌제 할인혜택까지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2017 정유년'이 다가온다. 주요 공연장과 단체들이 새해에 선보일 굵직하거나 신선한 기획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한 해 평균 1만4000편을 무대에 올리는 국내 공연계는 매년 1월부터 일정을 시작하는 방식과 '시즌제'(Season制) 방식이 혼재돼 움직인다.
시즌제는 공연장이 일정한 기간을 정해두고 전체 프로그램을 미리 구성해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보통 매년 3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를 한 단위로 묶어서 공연 일정을 미리 제공한다. 이에 따라 2017년 1~2월 일부 공연들은 2016 시즌제에 묶인 작품인 경우도 있다.
대형 공연장을 중심으로 정착 단계에 있는 시즌제는 다양한 장점이 있다. 관객은 관람 계획을 미리 세울 수 있고, 좋은 좌석을 선점할 수 있다. 공연장 또한 사전예매가 활성화되면 안정적인 고객 확보가 가능해 불필요한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극장별 시즌제는 시작 시기와 특징 등이 조금씩 다르다. 이를 잘 활용하면 관객은 최대 60%까지 할인한 가격에 원하는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창작 초연부터 몸짓을 키우거나 내용을 알차게 다듬은 재공연까지 주요 작품을 연극, 클래식, 무용, 뮤지컬 등 장르별로 살펴봤다.
◇ 연극
'권리장전 2016 검열각하' 프로젝트가 2017년에는 '시민불복종 2017 국가본색'으로 다시 태어난다. 규모나 내용 면에서 한국 연극사에서 빠트릴 수 없는 사건으로 꼽히는 이 프로젝트는 올해 21개 극단이 문화계 검열사태에 저항하는 취지의 작품 22편을 릴레이 형식으로 올린 바 있다. 2017년에는 올해보다 더욱 더 많은 극단이 참여해 국가의 의미를 재탐색할 예정이다.
연극계를 대표하는 젊은 연출가 동인집단인 '혜화동1번지' 모임은 3차례의 페스티발을 통해 치열한 문제의식을 이어간다. 이윤택, 박근형, 김광보 등 한국 연극을 대표하는 연출가들을 키워낸 '혜화동1번지'는 현재 6기 동인이 활동하고 있다. 송경화, 김수정, 백석현, 전윤환, 신재훈, 구자혜 등 연출가 6명은 2017년 3월 봄페스티벌을 시작으로 7월~8월 '세월호 이후의 연극 그리고 극장 2'를, 9~11월에는 가을페스티벌 '거짓말'(가제)를 통해 한국 연극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한다.
국립극단(예술감독 김윤철)은 고선웅 연출의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을 개막작으로 선택해 1월 18~22일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2015 최고의 작품'으로 선정된 이 작품을 놓친 관객이라면 이번 기회를 살려 관람할 것을 추천한다. 이 외에도 배삼식·박춘근 극작가가 신작으로 돌아오고, 극단 돌파구를 이끄는 전인철 대표가 '젊은 연출가전'에 선정돼 새 작품을 올릴 예정이다.
한국 창작연극이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싶다면 서울문화재단과 두산아트센터를 주목해야 한다. 서울문화재단은 2017년에도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권리장전 2016 검열각하'가 배출한 문제작 중 몇 편들이 중극장인 남산예술센터로 무대를 키워 재공연할 예정이다. 두산아트센터 2017 라인업에는 '관객 1000명이 선정한 다시 보고 싶은 공연'에 선정된 '죽음과 소녀' '목란언니'가 포함됐다.
엄선된 해외작을 보고 싶다면 당연히 LG아트센터다. 세계 공연예술계 거장들의 작품과 최신 트렌드를 담은 14편의 공연들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특히, 영국 올리비에상 연출상, 미국 토니상 연출상을 석권하며 세계 연극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네델란드 연출가 이보 반 호프의 '파운틴헤드'가 2017년 3월31일부터 4월2일까지 공연된다. 또한, 무대 위에 상영되는 애니메이션을 배경으로 배우들이 연기를 펼치는 영국 극단 1927의 '골렘'이 11월 16~19일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 클래식
청탁금지법의 여파를 걱정했던 클래식계는 2017년에도 볼만한 공연이 가득하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정유년 새해의 시작을 알리고, 서울시향은 차기 예술감독을 뽑기 위한 수석객원지휘자 체제를 가동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11월에 내한 공연한다.
조성진은 2017년 1월 3~4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공연한다.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그가 국내에서 선보이는 첫 독주회라는 점과 2017년 서울에서 그의 연주를 들을 수 있는 유일한 콘서트라는 것이 맞물려 전석매진된 상태다.
정명훈 전 예술감독이 떠난 서울시향은 2017년부터 두 명의 수석객원지휘자 체제를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지난 9월에 수석객원지휘자로 영입된 티에리 피셔(59)와 마르쿠스 슈텐츠(51)가 총 50개의 연주일정 중에서 12개 정기 연주회를 지휘한다. 슈텐츠는 1월 20~21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리스트의 피아노 협주곡 1번과 슈만의 교향곡 2번을 시작으로 모두 4개 연주회를 이끌고, 피셔는 3월 9~10일 롯데콘서트홀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쇼스타코비치의 첼로 협주곡 1번과 브람스의 교향곡 1번을 지휘하기 시작해 모두 8개 연주회를 책임진다.
독일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오케스트라 공연도 주목해야 한다. 2019년부터 베를린 필하모닉 상임지휘자에 오르는 러시아 태생의 키릴 페트렌코가 지휘하기 때문이다. 페트렌코가 내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9월13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라흐마니노프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과 말러 교향곡 5번을 들려줄 예정이다.
베를린 필하모닉은 아시아 투어 일정으로 4년만에 내한해 2017년 11월 19~2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한다. 페트렌코에게 지휘봉을 넘기는 사이먼 래틀의 고별무대에는 중국 출신 스타 피아니스트 랑랑이 함께한다.
◇ 무용
무용계는 2017년 11월을 주목할 만하다.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과 스페인국립무용단이 내한하기 때문이다.
마린스키발레단이 '백조의 호수'를 11월 9~12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내한 공연한다. 이변이 없다면 올해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이라고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를 한국인 최초로 수상한 김기민 마린스키발레단 수석무용수의 몸짓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예정이다.
오페라의 명작 '카르멘'이 스페인국립무용단과 스웨덴의 안무가 요한 잉거에 의해 무용으로 재탄생했다. 11월 9~1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이 작품은은 '브누아드 라 당스'에서 최우수 안무상을 수상한 바 있다.
안성수 신임 예술감독이 이끄는 국립현대무용단 2017년 시즌 개막작으로 '혼합'을 선택했다. 3월 24일부터 26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 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이 작품은 동서양의 음악 위에 '춘앵무'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현대적 움직임을 얹어 '눈으로 보는 음악'을 만들어냈다.
이어 '제전악-장미의 잔상'이 오는 7월 28일부터 30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초연된다. 작곡가 라예송이 전통 제전(祭典)에서 연주되는 제전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음악과 안 예술감독 특유의 직관적인 춤사위와 어울린다.
유니버설발레단은 2017 시즌 개막작 '돈키호테'를 4월 5~9일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이어 '백조의 호수'가 8월 4~6일 서울 중구 신당동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오네긴'이 11월 24~26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한편, 국립발레단은 2017년 라인업을 1월 중순에 발표할 예정이다.
국립무용단은 대표 레퍼토리 '향연' '회오리' '시간의 나이'를 각각 2017년 2월, 3월, 4월 국립극장 무대에 다시 올릴 예정이다. 특히, 패션 디자이너에서 무용 연출가로 거듭난 정구호의 손길이 묻어난 '향연'을 주목할 만하다. 그는 전설적인 현대 안무가 피나 바우쉬로부터 "힘과 우아함이 어우러졌다"는 극찬을 받은 '코리아 환타지'를 기품 있는 한국의 미를 느낄 수 있도록 재해석했다.
◇ 뮤지컬
2017년 뮤지컬계는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 초연작들과 흥행성적으로 입증된 뮤지컬 재공연작들이 관객 몰이에 나선다.
초연하는 라이선스 뮤지컬은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나폴레옹', '엑스칼리버' 등이다. 시골의 평범한 주부와 마을을 찾은 사진작가의 운명적인 사랑을 담은 동명의 세계적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4월15일부터 7월2일까지 서울 중구 신당동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뮤지컬 '나폴레옹'은 1994년 캐나다에서 초연된 이후 꾸준히 업그레이드된 작품으로 7월 서울 송파구 잠실 샤롯데씨어터 무대에 오른다. 영국의 건국 신화인 아더왕 전설을 담은 '엑스칼리버'는 11월18일부터 2018년 2월11일까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초연한다.
'빌리 엘리어트' '시카고' '마타하리' 등도 재공연한다. 설명이 필요 없는 스테디셀러 뮤지컬 '시카고' 오리지널팀 앙코르 공연이 2017년 5월27일부터 7월23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무대에 오르고, 2000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 '빌리 엘리어트'가 11월 28일부터 2018년 4월 29일까지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또한, 옥주현 주연의 '마타하리'가 올해 초연에 이어 내년 6월15일부터 8월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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